글로벌 정유산업 '희망'된 인도…2028년까지 생산량 20% 늘린다 [원자재 포커스]
미국·유럽은 친환경 외치지만
개발도상국 인도선 석유화학 수요 급증

인도 석유부 장관 “인도 정제능력 2028년까지 22% 늘 것”

미국, 유럽 등 주요국이 화석 연료 사용을 제한하는 친환경 정책을 강화하는 가운데 인도가 글로벌 정유산업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인도 경제가 급성장하고 있는 만큼, 운송용 화석 연료 수요 증가에 대응해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있어서다. 인도가 2070년까지 탄소 중립을 실천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세계가 ‘마지막 정유 호황기’를 맞이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
석유 정제 공장(사진과 본문은 관련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석유 정제 공장(사진과 본문은 관련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인도는 휘발유, 경유 등 전통적인 수송 연료의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정유 공장을 추가 건설하고 있다. 향후 5년 동안 정제 설비 능력(정유사들이 구축한 정제 설비 용량)을 20% 이상 늘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인도 정부가 공개한 인도의 총 정제 능력은 작년 4월 1일 기준 약 2억 5400만 톤이다.

세계 최대 원유 중개업체 비톨의 지오반니 세리오 연구 책임자는 “(정유시설) 확장은 수요가 증가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계속 이뤄지고 있다”며 “인도는 향후 4~5년 사이에 하루 20만 배럴 이상의 성장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라메스와르 텔리 인도 석유천연가스부 장관은 인도의 정제 능력이 2028년까지 5600만톤 증가할 것이라고 지난달 밝혔다. 현재(2억5400만톤)와 대비해 생산 능력이 22% 늘어나는 셈이다. 인도의 국영 정유업체들은 텔리 석유부 장관이 밝힌 대로 “약 5000만톤을 증설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가장 규모가 큰 인도 석유공사(IOC) 하리아나주 파니팟 공장에서는 약 1000만톤을 추가해 내년 말 시운전에 돌입한다.
정유 사업 확장하는 인도(자료=블룸버그)
정유 사업 확장하는 인도(자료=블룸버그)
경제 성장기인 인도에서는 운송 수요가 늘고 있다. 전기차 도입은 더딘 상황이다. 휘발유와 경유에 대한 선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컨설팅업체 우드맥켄지의 석유분석가 수샨트 굽타는 “인도는 과거에 새로운 정유 시설을 증설하는 데 뒤처져 있었기 때문에 자급자족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 따라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인도는 2028년까지 하루 100만 배럴의 생산 능력이 추가될 전망이다. 총 정제 능력은 19% 증가한 하루 620만 배럴로 관측된다. 같은 기간 중국은 8%, 중동은 9%로 예상된다. 다만 인도의 생산량은 중국의 3분의 1 수준이다.
석유 탱크(사진과 본문은 관련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석유 탱크(사진과 본문은 관련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2021년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207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글로벌 에너지 컨설팅업체 팩트글로벌에너지(FGE) 애널리스트 딜런 심은 “인도가 아직 개발도상국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인도는 전통적인 연료 투자에 집중하는 동시에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