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엔 못내린다는 파월…그런데 금리는 폭락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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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31일 수요일>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 발표를 앞둔 31일 아침부터 뉴욕 채권 시장에서 시장 금리가 뚝뚝 떨어졌습니다. 10년물 수익률이 10bp 이상 떨어지면서 4% 밑으로 내려왔습니다.
원인은 크게 다섯 가지가 있었습니다.
① 고용비용 하락
제롬 파월 의장은 과거 기준금리를 올리기로 마음 먹은 계기로 고용비용지수(ECI)가 치솟은 것을 꼽은 적이 있습니다. 그 이후 월가는 분기별로 발표되는 ECI를 주시해왔습니다.
오늘 아침 오전 8시 30분 발표된 작년 4분기 ECI는 전 분기보다 0.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3분기(1.1% 상승)나 월가 예상(1.0% 상승)을 밑돌았 뿐 아니라 지난 2년 동안 가장 작은 분기별 증가율이었습니다. 전년 대비로는 4.2% 올랐는데, 이것도 3분기 4.3%보다 둔화된 것입니다. 고용비용을 구성하는 요인 중 임금은 0.9%(3분기 1.2%) 올랐고 임금 외 보상은 0.7%(3분기 0.9%) 상승했습니다. 웰스파고는 "ECI는 Fed가 선호하는 인건비 지표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노동조합에 가입한 근로자(자동차노조, UPS 등)에 대한 보상 비용이 1.7%나 뛰어 의미있게 증가했지만 결과는 예상보다 약했다. 4분기 고용비용을 연율로 환산하면 3.5% 증가 수준으로 이는 생산성 항샹 추세를 고려할 때 본질적으로 Fed의 2% 인플레이션 목표와 일치하는 범위에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BMO는 "고용비용 증가세의 완화는 일자리 증가 둔화 및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와 일치한다. 이는 Fed가 올해 하반기에 금리를 인하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② 약화하는 고용?
민간 고용정보업체 ADP가 발표한 1월 민간 고용은 전월보다 10만7000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12월(15만8000명), 월가 예상(15만 명 증가)를 크게 밑도는 수치입니다. 서비스 부문에서 7만7000명 증가했고 상품 부문이 3만명 늘었습니다. 임금 상승률은 12월 5.4%에서 1월 5.2%로 둔화했고, 특히 이직자들의 임금도 8.0% 상승에서 7.2%로 낮아졌습니다.
ADP 민간 고용은 노동부의 공식 보고서에 앞서 나오기 때문에 선행지표로 여겨집니다. 다만 신뢰도는 그리 높지 않습니다. 골드만삭스는 "ADP의 새로운 계산방법 도입 이후 노동부 신규 고용과의 음의 상관관계 때문에 ADP 민간 고용 둔화에 큰 비중을 두지 않는다. 우리의 1월 비농업 신규 고용 예측을 25만 개 증가로 유지한다"라고 밝혔습니다.
③ 악화하는 제조업?
시카고 연방은행이 발표하는 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6으로 크게 낮아졌습니다. 12월 47.2, 예상 46보다 훨씬 악화했습니다. 1월 들어 지역 연은들이 발표하는 제조업 업황이 계속 나쁘게 나오고 있는 것이죠. 뉴욕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지수(-43.5), 댈러스의 제조업 지수(-27.4) 등 엉망입니다.
월가는 이들 지역연은 지수를 바탕으로 미 공급관리협회(ISM)의 1월 제조업 PMI를 추정하는 데요. 이런 추세라면 45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왔습니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는 "우리가 추적하는 6개 지역 PMI는 모두 1월에 하락했고 모두 계속 위축 영역에 머물렀다. 이는 내일 업데이트되는 ISM 제조업 PMI에 대한 하방 위험을 암시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월가 컨센서스는 12월 47.2보다 살짝 오른 47.5입니다. 제조업 PMI는 S&P500 기업들의 이익과 상관 관계가 높지요.
④ 지역은행 위기 또?
아침에 공개된 뉴욕커뮤니티은행의 4분기 실적은 암울했습니다. 지난해 파산한 시그니처은행을 인수한 은행인데요. 사무용 건물 등 부동산에 대한 부실 대출로 인해 2억5200만 달러 손실을 냈습니다. 월가는 2억600만 달러 이익을 예상했었습니다. 또 충당금을 5억5200만 달러를 쌓았는데, 이는 3분기 6200만 달러의 9배에 달합니다. 월가 예상은 4500만 달러였고요. 이 은행은 4분기 주당순손실 36센트를 낸 뒤 자본확충을 위해 배당금 삭감(17센트->5센트)을 발표했습니다. 주가는 거래 시작과 함께 최대 46%까지 폭락했습니다. 뉴욕커뮤니티은행의 암울한 실적은 다른 지역은행에 대한 우려로 번졌습니다. KBW 지역 은행 지수는 5.31%나 폭락했습니다. 알리안츠의 모하메드 엘 에리언 고문은 "뉴욕커뮤니티은행의 발표와 그에 따른 주가 급락이 일부 지역은행 건전성에 대한 보다 광범위한 징후인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⑤ 세계적 디스인플레이션
새벽에 유럽에서 나온 1월 소비자물가(CPI)는 전반적으로 디스인플레이션 추세가 강함을 보여줬습니다. 독일의 1월 헤드라인 물가는 2.9%로 12월 3.7%보다 큰 폭으로 둔화했습니다. 이는 2021년 6월 이후 가장 낮습니다. 프랑스에서도 12월 3.7%에서 1월 3.1%로 크게 둔화했습니다. 이에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유럽 주요국의 국채 금리가 10년물 기준으로 10bp가량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호주에서는 12월 물가가 집계됐는데 11월 4.3%에서 3.4%로 떨어졌습니다.
이런 요인들로 인해 뉴욕 채권 시장에서 국채 금리는 큰 폭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Fed 워치 시장에서는 3월 금리 인하 베팅이 오전에 다시 60% 넘게 뛰기도 했고요.
아침 8시 30분에는 재무부가 분기국채발행계획(QRA)을 공개했습니다. '쿠폰'이라고 불리는 만기 1년이 넘는 국채의 발행 규모를 늘린 게 핵심입니다. 2년물 경매 규모는 지난 분기에 비해 월 30억 달러씩 늘리고 3년(20억 달러) 5년(30억 달러), 7년(10억 달러), 10년(20억 달러), 30년(10억 달러) 등을 증가시킵니다. 5년물의 경우 4월에는 한 번 경매에 700억 달러를 내다 팔기로 했는데, 이는 역대 최대 규모의 경매가 될 것입니다. 쿠폰 중에서 발행을 늘리지 않는 것은 20년물 밖에 없습니다. 대신 1년 이하 단기 국채(T-bill)은 매각량은 줄이겠지요.
이 계획에 따라 다음주에는 모두 3년, 10년, 30년 등 모두 1210억 달러의 채권이 매각됩니다. 지난 분기의 1120억 달러보다 증가한 것입니다. 경매 규모는 기본적으로 월가 예상과 비슷했습니다. 재무부는 또 최소 향후 몇 개 분기동안은 지금보다 더 발행량을 늘릴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발행 증가에 따른 수급 불안을 완화하기 위해 4월에 제한적 규모의 국채 환매(buyback) 프로그램을 돌리고, 5월에는 정기적인 환매 프로그램을 내놓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채권 시장 관계자는 "쿠폰 발행을 늘렸지만 예상과 비슷했고 향후 몇 개 분기 동안 발행량을 늘릴 필요가 없다고 했기 때문에 시장은 차분하게 받아들였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월요일에 전체 국채발행 규모를 줄이겠다고 발표했을 때 금리가 조금 내렸고 오늘은 조금 올랐다. 오늘 시장을 움직인 건 QRA가 아니라 ECI 등 다른 데이터였다"라고 설명했습니다. QRA에 따른 영향은 오늘 그리 크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3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고, 시장 금리가 하락한 것은 뉴욕 증시에 긍정적 요인이어야 할텐데요. 하지만 주요 지수도 큰 폭의 하락세로 출발했습니다. 전날 나쁘지 않은 실적을 내놓았던 알파벳이 급락하고 폭락하고 굉장한 실적을 선보인 마이크로소프트도 내림세를 보였습니다. AMD도 하락세를 보였고요.
이들의 4분기 매출, 이익 등은 월가 추정을 맞췄고요. 특히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은 시장이 주목해온 클라우드 사업의 성장 속도가 예상보다 높았습니다. 긍정적인 것이죠. 가이던스를 봐도 괜찮았고요. 마이크로소프트는 "애저 클라우드의 성장은 모두를 놀라게 하고 있으며 우리가 기록적인 분기를 갖는 데 도움이 되었다. AI 프로그램 코파일럿 채택이 증가하고 있다"라며 애저가 꾸준히 30% 정도 성장할 수 있다는 긍정적 가이던스를 내놓았습니다. AMD의 경우 PC 칩을 포함한 일부 주요 사업이 1분기 감소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만 데이터센터 매출은 서버 칩 감소가 AI GPU 판매로 상쇄되어 유지될 것으로 봤습니다. 그러면서 당초 제시했던 올해 AI칩 매출 전망치를 20억 달러에서 35억 달러로 크게 높였고요.
월가 금융사들은 대부분 목표주가를 높였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해 뱅크오브아메리카는 450달러→480달러로, 에버코어 ISI는 400달러→480달러로, 번스타인은 406달러→465달러로 올렸습니다.
AMD는 씨티가 136달러→192달러로, JP모건은 115달러→180달러, 도이체방크는 120달러→150달러로 높였고, 골드만삭스는 157달러에서 180달러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알파벳의 경우 약간 엇갈리는데요. 골드만삭스가 164달러→171달러로 높였지만 뱅크오브아메리카는 173달러로 유지했고, 바클레이스는 180달러→173달러로 내렸습니다. 어쨌든 현 주가보다는 10% 이상 높은 수준입니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는 2.7%, 알파벳은 7.35% 떨어졌고 AMD는 2.54% 급락했습니다. 피넘그룹의 세스 고든 전략가는 "약세장에서는 이런 빅테크의 실적이 조금만 추정에 미치지 못해도 15% 떨어지지만, 강세장에서는 일부 차익실현 매물이 나올 수 있는 정도다. 지금은 약세장이 아니고 일부 투자자의 차익실현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오늘 증권사 베어드는 테슬라를 단기 하락 가능성이 있는 주식으로 꼽았는데요. 어제 델라웨어 법원에서 2018년 테슬라와 일론 머스크가 맺은 550억 달러 규모의 급여보상 패키지가 위법하다고 취소한 데 따른 것입니다. 머스크가 테슬라의 보상위원회를 지배하는 등 패키지 결정에 결함이 크다는 근거입니다. 머스크와 테슬라는 이를 델라웨어 대법원, 또 연방대법원으로 항소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베어드는 이게 주가에 부정적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추가적 명확성이 나타날 때까지 이 뉴스로 인해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는 겁니다. 다만 시장수익률 상회 등급과 목표주가 300달러는 유지했습니다.
어수선한 가운데 오후 2시가 되었습니다. FOMC는 예상과 같이 기준금리를 5.25~5.5%로 동결했습니다. 만장일치 결정이었습니다. 그리고 양적 긴축(QT)의 속도도 유지했습니다.
그러나 통화정책 성명서에는 굉장히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① '경제 성장이 둔화되었다'(growth of economic activity has slowed)라는 문구가 '경제 활동이 견고한 속도로 확장되고 있다'(economic activity has been expanding at a solid pace)라는 좀 더 매파적인 문구로 바뀌었습니다. 작년 4분기 3.3% 성장, 작년 3.1% 성장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② '인플레이션은 지난 1년 동안 완화되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Inflation has eased over the past year but remains elevated)라는 문구가 유지됐습니다. 최근 12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가 6개월 연율로 1.9%까지 내려왔지만, 표현을 그대로 놔둔 것이죠.
③ '위원회는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지속적으로 움직일 것이란 더 큰 확신을 얻을 때까지 금리를 낮추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The Committee does not expect it will be appropriate to reduce the target range until it has gained greater confidence that inflation is moving sustainably toward 2 percent)라는 문구를 새로 집어넣었습니다. 대신 '정책금리의 추가적인 확고화'(any additional policy firming that may be appropriate)라는 긴축 편향을 담은 문구는 중립적 표현(In considering any adjustments to the target range for the federal funds rate~)으로 대체했습니다. 금리를 올리지는 않겠지만 3월엔 내리지 않겠다는 강한 표현으로 분석됐습니다. 핵심 문구로 꼽혔습니다.
④ '위원회는 이전 계획대로 국채, 모기지 채권 등의 보유를 계속 줄일 것이다'=QT를 (기존 속도대로) 계속하겠다는 문구를 유지했습니다.
핵심은 긴축 편향은 없앴지만, 금세 금리를 인하하지는 않겠다는 의지가 포함됐다는 것이죠. 오후 2시 30분 기자회견에 등장한 파월 의장은 "이번 사이클에 필요한 모든 금리 인상을 완료했을 가능성이 높다. 경제가 예상대로 진전한다면 올해 어느 시점에 금리 인하가 적절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고용 및 인플레이션에 대한 위험은 더 나은 균형을 이루고 있다"라고 성명서에서 긴축 편향을 없앤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이런 발언에 증시는 잠시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Q&A가 시작되자 ' 더 큰 확신'(greater confidence)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무슨 데이터가 나와야 더 큰 확신이 생기냐는 것이죠.
파월은 "더 좋은 데이터를 보고 싶다. 더 나은 데이터를 찾는 게 아니다. 지금까지 보아온 좋은 데이터가 계속되길 원한다. 우리는 6개월 동안 좋은 인플레이션 데이터를 갖고 있다. 문제는 6개월 동안의 좋은 데이터가 실제 2% 경로에 있다는 진정한 신호를 보내는 것인지 확신할 수 있느냐의 문제"라고 답했습니다.
그는 인플레이션에 대해 "2%를 한 번 건드리는 걸 바라지 않는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장기적으로) 2%에서 안정화되기를 기대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인플레이션 가속화는 위험이지만 더 큰 위험은 2%보다 의미있게 높은 수준에서 고착화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노동시장에 관해선 "많은 측면에서 정상에 가깝거나 가까워졌지만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오지는 않았다. 수요는 여전히 공급을 넘는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ECI에 대해선 "임금 상승은 장기적으로 우리가 필요한 수준으로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라고 했습니다.
특히 3월 인하에 대해 명시적으로 부인했습니다.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적극적으로 고려하지 않았다"라면서 "오늘 회의를 토대로 볼 때 위원회가 3월 회의 때까지 (3월을) 인하 시기를 확정할 수 있는 확신에 도달할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두고 볼 일"이라고 덧붙이긴 했지만요. 순간 S&P500 지수는 수십포인트가 급락했습니다. 강력한 경제 성장에 대해 "성장을 문제로 보지는 않는다"라면서도 "인플레이션이 2%에 이르는 경로에 있다는 확신을 주는 더 많은 증거를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디스인플레이션은 상품 쪽에서 비롯됐는데, 서비스 쪽에서도 더 많은 진전이 있어야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인플레이션 둔화로 실질 금리가 상승하고 있다'라는 지적(닉 티미라오스)과 관련해선 "이론적으로 인플레가 낮아지면 실질 금리가 상승하지만 이게 통화정책을 실질 금리에 따라 기계적으로 조정해야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우리는 기준금리보다 더 넓은 금융여건을 본다"라고 밝혔습니다.
노동 시장이 급격히 악화할 가능성에 대해선 "노동 시장이 예상치 못하게 약화한다면 확실히 더 빨리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 끈적이거나 높다면 좀 더 늦게 인하해야 할 것"이라고 원론적으로 설명했습니다.
연착륙을 달성했다는 질문엔 "정책을 유지할 힘을 얻었다"라면서도 "현 시점에서 승리를 선언할 준비가 되지는 않았고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QT와 관련해선 "논의가 있었지만 더 깊이 있는 논의는 3월 회의에서 시작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시장에서는 3월 인하에 대한 기대가 사그라들었습니다. Fed워치 시장의 3월 베팅은 35%(오후 4시)까지 떨어졌습니다. 반면 5월 인하 베팅은 전날 85%에서 96%로 뛰었고, 6월 확률은 100%로 베팅했습니다. 인하 기대가 5, 6월로 밀린 것이죠. 웰스파고는 "FOMC는 긴축 편향은 제거했지만 금리 인하에는 '더 큰 신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우리는 5월 1일 회의에서 금리를 25bp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다. FOMC는 지금부터 5월 1일 사이에 3건의 PCE 물가를 추가로 보게 된다. 지난 3개월 동안 근원 PCE 물가는 연율 1.5% 수준을 나타냈다. 이런 추세는 PCE 물가가 향후 몇 달 동안 더 하락할 것임을 가리킨다. 3개월 후면 Fed는 더 큰 확신을 하게될 것이다. 3월 인하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경제 데이터는 계속 둔화하고 2월 말 발표될 1월 근원 PCE 물가가 낮아야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3월 인하를 예상해온 판테온 이코노믹스의 이안 셰퍼드슨 이코노미스트는 "Fed는 1분기 ECI가 나오면 임금 상승률이 중기적으로 2% 인플레이션에 부합하는 속도에 도달하고 있음을 확인한 후 5월에 금리를 내릴 것이다. 이제 거의 다 왔지만 그들은 확신을 갖고 싶어한다"라고 밝혔습니다.
피치는 “임박한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에 대한 분명한 반박이 있었다. Fed는 성급하게 인플레이션이 2%로 되돌아간다고 결론을 내리는 데 상당히 조심스러운 것처럼 보이며, 더 많은 시간을 원하고 있다. 경기 둔화에 대한 증거가 거의 없기 때문에 6월이나 7월까지는 금리 인하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습니다.
더블라인 캐피털의 제프리 건들락 CEO는 CNBC 인터뷰에서 "앞으로 기준은 향후 2~3개월 내에 금리 인하를 예상할 수는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건들락은 Fed가 금리 인하를 늦추면 경기 침체가 올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실질 금리가 2~3%에 더 오래 머무를수록 성장에 위험이 커질 것"이라며 올해 경기 침체를 여전히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3월 이전에 그런 침체 위험이 나타나지는 않을 것으로 봤습니다. 뉴욕 증시는 결국 큰 폭의 하락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다우 지수는 0.82% 내렸고 S&P500 지수는 1.61%, 나스닥은 2.23%나 급락했습니다. 건들락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시장은 3월 인하를 가격에 반영했다. 이로 인해 많은 위험 자산의 밸류에이션이 높아졌다"라고 증시 하락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뉴욕 채권 시장에서 수익률은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매파적 FOMC가 있었지만 오늘 데이터에서 나타났듯이 고용 물가 등 경제 둔화 추세는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장 관계자는 "고용지표와 뉴욕커뮤니티은행 발표, 그리고 실망스런 FOMC에 따른 증시 급락세로 인해 안전자산(채권) 선호 현상이 강화됐다. 여기에 월말 매입 수요, 월말 리밸런싱 등이 복합된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1월에 주가가 급등하는 바람에 채권 비중을 높여야하는 연기금 등에서 장 막판 채권을 대거 매수했다는 뜻입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 발표를 앞둔 31일 아침부터 뉴욕 채권 시장에서 시장 금리가 뚝뚝 떨어졌습니다. 10년물 수익률이 10bp 이상 떨어지면서 4% 밑으로 내려왔습니다.
원인은 크게 다섯 가지가 있었습니다.
① 고용비용 하락
제롬 파월 의장은 과거 기준금리를 올리기로 마음 먹은 계기로 고용비용지수(ECI)가 치솟은 것을 꼽은 적이 있습니다. 그 이후 월가는 분기별로 발표되는 ECI를 주시해왔습니다.
오늘 아침 오전 8시 30분 발표된 작년 4분기 ECI는 전 분기보다 0.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3분기(1.1% 상승)나 월가 예상(1.0% 상승)을 밑돌았 뿐 아니라 지난 2년 동안 가장 작은 분기별 증가율이었습니다. 전년 대비로는 4.2% 올랐는데, 이것도 3분기 4.3%보다 둔화된 것입니다. 고용비용을 구성하는 요인 중 임금은 0.9%(3분기 1.2%) 올랐고 임금 외 보상은 0.7%(3분기 0.9%) 상승했습니다. 웰스파고는 "ECI는 Fed가 선호하는 인건비 지표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노동조합에 가입한 근로자(자동차노조, UPS 등)에 대한 보상 비용이 1.7%나 뛰어 의미있게 증가했지만 결과는 예상보다 약했다. 4분기 고용비용을 연율로 환산하면 3.5% 증가 수준으로 이는 생산성 항샹 추세를 고려할 때 본질적으로 Fed의 2% 인플레이션 목표와 일치하는 범위에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BMO는 "고용비용 증가세의 완화는 일자리 증가 둔화 및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와 일치한다. 이는 Fed가 올해 하반기에 금리를 인하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② 약화하는 고용?
민간 고용정보업체 ADP가 발표한 1월 민간 고용은 전월보다 10만7000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12월(15만8000명), 월가 예상(15만 명 증가)를 크게 밑도는 수치입니다. 서비스 부문에서 7만7000명 증가했고 상품 부문이 3만명 늘었습니다. 임금 상승률은 12월 5.4%에서 1월 5.2%로 둔화했고, 특히 이직자들의 임금도 8.0% 상승에서 7.2%로 낮아졌습니다.
ADP 민간 고용은 노동부의 공식 보고서에 앞서 나오기 때문에 선행지표로 여겨집니다. 다만 신뢰도는 그리 높지 않습니다. 골드만삭스는 "ADP의 새로운 계산방법 도입 이후 노동부 신규 고용과의 음의 상관관계 때문에 ADP 민간 고용 둔화에 큰 비중을 두지 않는다. 우리의 1월 비농업 신규 고용 예측을 25만 개 증가로 유지한다"라고 밝혔습니다.
③ 악화하는 제조업?
시카고 연방은행이 발표하는 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6으로 크게 낮아졌습니다. 12월 47.2, 예상 46보다 훨씬 악화했습니다. 1월 들어 지역 연은들이 발표하는 제조업 업황이 계속 나쁘게 나오고 있는 것이죠. 뉴욕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지수(-43.5), 댈러스의 제조업 지수(-27.4) 등 엉망입니다.
월가는 이들 지역연은 지수를 바탕으로 미 공급관리협회(ISM)의 1월 제조업 PMI를 추정하는 데요. 이런 추세라면 45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왔습니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는 "우리가 추적하는 6개 지역 PMI는 모두 1월에 하락했고 모두 계속 위축 영역에 머물렀다. 이는 내일 업데이트되는 ISM 제조업 PMI에 대한 하방 위험을 암시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월가 컨센서스는 12월 47.2보다 살짝 오른 47.5입니다. 제조업 PMI는 S&P500 기업들의 이익과 상관 관계가 높지요.
④ 지역은행 위기 또?
아침에 공개된 뉴욕커뮤니티은행의 4분기 실적은 암울했습니다. 지난해 파산한 시그니처은행을 인수한 은행인데요. 사무용 건물 등 부동산에 대한 부실 대출로 인해 2억5200만 달러 손실을 냈습니다. 월가는 2억600만 달러 이익을 예상했었습니다. 또 충당금을 5억5200만 달러를 쌓았는데, 이는 3분기 6200만 달러의 9배에 달합니다. 월가 예상은 4500만 달러였고요. 이 은행은 4분기 주당순손실 36센트를 낸 뒤 자본확충을 위해 배당금 삭감(17센트->5센트)을 발표했습니다. 주가는 거래 시작과 함께 최대 46%까지 폭락했습니다. 뉴욕커뮤니티은행의 암울한 실적은 다른 지역은행에 대한 우려로 번졌습니다. KBW 지역 은행 지수는 5.31%나 폭락했습니다. 알리안츠의 모하메드 엘 에리언 고문은 "뉴욕커뮤니티은행의 발표와 그에 따른 주가 급락이 일부 지역은행 건전성에 대한 보다 광범위한 징후인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⑤ 세계적 디스인플레이션
새벽에 유럽에서 나온 1월 소비자물가(CPI)는 전반적으로 디스인플레이션 추세가 강함을 보여줬습니다. 독일의 1월 헤드라인 물가는 2.9%로 12월 3.7%보다 큰 폭으로 둔화했습니다. 이는 2021년 6월 이후 가장 낮습니다. 프랑스에서도 12월 3.7%에서 1월 3.1%로 크게 둔화했습니다. 이에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유럽 주요국의 국채 금리가 10년물 기준으로 10bp가량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호주에서는 12월 물가가 집계됐는데 11월 4.3%에서 3.4%로 떨어졌습니다.
이런 요인들로 인해 뉴욕 채권 시장에서 국채 금리는 큰 폭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Fed 워치 시장에서는 3월 금리 인하 베팅이 오전에 다시 60% 넘게 뛰기도 했고요.
아침 8시 30분에는 재무부가 분기국채발행계획(QRA)을 공개했습니다. '쿠폰'이라고 불리는 만기 1년이 넘는 국채의 발행 규모를 늘린 게 핵심입니다. 2년물 경매 규모는 지난 분기에 비해 월 30억 달러씩 늘리고 3년(20억 달러) 5년(30억 달러), 7년(10억 달러), 10년(20억 달러), 30년(10억 달러) 등을 증가시킵니다. 5년물의 경우 4월에는 한 번 경매에 700억 달러를 내다 팔기로 했는데, 이는 역대 최대 규모의 경매가 될 것입니다. 쿠폰 중에서 발행을 늘리지 않는 것은 20년물 밖에 없습니다. 대신 1년 이하 단기 국채(T-bill)은 매각량은 줄이겠지요.
이 계획에 따라 다음주에는 모두 3년, 10년, 30년 등 모두 1210억 달러의 채권이 매각됩니다. 지난 분기의 1120억 달러보다 증가한 것입니다. 경매 규모는 기본적으로 월가 예상과 비슷했습니다. 재무부는 또 최소 향후 몇 개 분기동안은 지금보다 더 발행량을 늘릴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발행 증가에 따른 수급 불안을 완화하기 위해 4월에 제한적 규모의 국채 환매(buyback) 프로그램을 돌리고, 5월에는 정기적인 환매 프로그램을 내놓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채권 시장 관계자는 "쿠폰 발행을 늘렸지만 예상과 비슷했고 향후 몇 개 분기 동안 발행량을 늘릴 필요가 없다고 했기 때문에 시장은 차분하게 받아들였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월요일에 전체 국채발행 규모를 줄이겠다고 발표했을 때 금리가 조금 내렸고 오늘은 조금 올랐다. 오늘 시장을 움직인 건 QRA가 아니라 ECI 등 다른 데이터였다"라고 설명했습니다. QRA에 따른 영향은 오늘 그리 크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3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고, 시장 금리가 하락한 것은 뉴욕 증시에 긍정적 요인이어야 할텐데요. 하지만 주요 지수도 큰 폭의 하락세로 출발했습니다. 전날 나쁘지 않은 실적을 내놓았던 알파벳이 급락하고 폭락하고 굉장한 실적을 선보인 마이크로소프트도 내림세를 보였습니다. AMD도 하락세를 보였고요.
이들의 4분기 매출, 이익 등은 월가 추정을 맞췄고요. 특히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은 시장이 주목해온 클라우드 사업의 성장 속도가 예상보다 높았습니다. 긍정적인 것이죠. 가이던스를 봐도 괜찮았고요. 마이크로소프트는 "애저 클라우드의 성장은 모두를 놀라게 하고 있으며 우리가 기록적인 분기를 갖는 데 도움이 되었다. AI 프로그램 코파일럿 채택이 증가하고 있다"라며 애저가 꾸준히 30% 정도 성장할 수 있다는 긍정적 가이던스를 내놓았습니다. AMD의 경우 PC 칩을 포함한 일부 주요 사업이 1분기 감소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만 데이터센터 매출은 서버 칩 감소가 AI GPU 판매로 상쇄되어 유지될 것으로 봤습니다. 그러면서 당초 제시했던 올해 AI칩 매출 전망치를 20억 달러에서 35억 달러로 크게 높였고요.
월가 금융사들은 대부분 목표주가를 높였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해 뱅크오브아메리카는 450달러→480달러로, 에버코어 ISI는 400달러→480달러로, 번스타인은 406달러→465달러로 올렸습니다.
AMD는 씨티가 136달러→192달러로, JP모건은 115달러→180달러, 도이체방크는 120달러→150달러로 높였고, 골드만삭스는 157달러에서 180달러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알파벳의 경우 약간 엇갈리는데요. 골드만삭스가 164달러→171달러로 높였지만 뱅크오브아메리카는 173달러로 유지했고, 바클레이스는 180달러→173달러로 내렸습니다. 어쨌든 현 주가보다는 10% 이상 높은 수준입니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는 2.7%, 알파벳은 7.35% 떨어졌고 AMD는 2.54% 급락했습니다. 피넘그룹의 세스 고든 전략가는 "약세장에서는 이런 빅테크의 실적이 조금만 추정에 미치지 못해도 15% 떨어지지만, 강세장에서는 일부 차익실현 매물이 나올 수 있는 정도다. 지금은 약세장이 아니고 일부 투자자의 차익실현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오늘 증권사 베어드는 테슬라를 단기 하락 가능성이 있는 주식으로 꼽았는데요. 어제 델라웨어 법원에서 2018년 테슬라와 일론 머스크가 맺은 550억 달러 규모의 급여보상 패키지가 위법하다고 취소한 데 따른 것입니다. 머스크가 테슬라의 보상위원회를 지배하는 등 패키지 결정에 결함이 크다는 근거입니다. 머스크와 테슬라는 이를 델라웨어 대법원, 또 연방대법원으로 항소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베어드는 이게 주가에 부정적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추가적 명확성이 나타날 때까지 이 뉴스로 인해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는 겁니다. 다만 시장수익률 상회 등급과 목표주가 300달러는 유지했습니다.
어수선한 가운데 오후 2시가 되었습니다. FOMC는 예상과 같이 기준금리를 5.25~5.5%로 동결했습니다. 만장일치 결정이었습니다. 그리고 양적 긴축(QT)의 속도도 유지했습니다.
그러나 통화정책 성명서에는 굉장히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① '경제 성장이 둔화되었다'(growth of economic activity has slowed)라는 문구가 '경제 활동이 견고한 속도로 확장되고 있다'(economic activity has been expanding at a solid pace)라는 좀 더 매파적인 문구로 바뀌었습니다. 작년 4분기 3.3% 성장, 작년 3.1% 성장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② '인플레이션은 지난 1년 동안 완화되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Inflation has eased over the past year but remains elevated)라는 문구가 유지됐습니다. 최근 12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가 6개월 연율로 1.9%까지 내려왔지만, 표현을 그대로 놔둔 것이죠.
③ '위원회는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지속적으로 움직일 것이란 더 큰 확신을 얻을 때까지 금리를 낮추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The Committee does not expect it will be appropriate to reduce the target range until it has gained greater confidence that inflation is moving sustainably toward 2 percent)라는 문구를 새로 집어넣었습니다. 대신 '정책금리의 추가적인 확고화'(any additional policy firming that may be appropriate)라는 긴축 편향을 담은 문구는 중립적 표현(In considering any adjustments to the target range for the federal funds rate~)으로 대체했습니다. 금리를 올리지는 않겠지만 3월엔 내리지 않겠다는 강한 표현으로 분석됐습니다. 핵심 문구로 꼽혔습니다.
④ '위원회는 이전 계획대로 국채, 모기지 채권 등의 보유를 계속 줄일 것이다'=QT를 (기존 속도대로) 계속하겠다는 문구를 유지했습니다.
핵심은 긴축 편향은 없앴지만, 금세 금리를 인하하지는 않겠다는 의지가 포함됐다는 것이죠. 오후 2시 30분 기자회견에 등장한 파월 의장은 "이번 사이클에 필요한 모든 금리 인상을 완료했을 가능성이 높다. 경제가 예상대로 진전한다면 올해 어느 시점에 금리 인하가 적절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고용 및 인플레이션에 대한 위험은 더 나은 균형을 이루고 있다"라고 성명서에서 긴축 편향을 없앤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이런 발언에 증시는 잠시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Q&A가 시작되자 ' 더 큰 확신'(greater confidence)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무슨 데이터가 나와야 더 큰 확신이 생기냐는 것이죠.
파월은 "더 좋은 데이터를 보고 싶다. 더 나은 데이터를 찾는 게 아니다. 지금까지 보아온 좋은 데이터가 계속되길 원한다. 우리는 6개월 동안 좋은 인플레이션 데이터를 갖고 있다. 문제는 6개월 동안의 좋은 데이터가 실제 2% 경로에 있다는 진정한 신호를 보내는 것인지 확신할 수 있느냐의 문제"라고 답했습니다.
그는 인플레이션에 대해 "2%를 한 번 건드리는 걸 바라지 않는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장기적으로) 2%에서 안정화되기를 기대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인플레이션 가속화는 위험이지만 더 큰 위험은 2%보다 의미있게 높은 수준에서 고착화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노동시장에 관해선 "많은 측면에서 정상에 가깝거나 가까워졌지만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오지는 않았다. 수요는 여전히 공급을 넘는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ECI에 대해선 "임금 상승은 장기적으로 우리가 필요한 수준으로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라고 했습니다.
특히 3월 인하에 대해 명시적으로 부인했습니다.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적극적으로 고려하지 않았다"라면서 "오늘 회의를 토대로 볼 때 위원회가 3월 회의 때까지 (3월을) 인하 시기를 확정할 수 있는 확신에 도달할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두고 볼 일"이라고 덧붙이긴 했지만요. 순간 S&P500 지수는 수십포인트가 급락했습니다. 강력한 경제 성장에 대해 "성장을 문제로 보지는 않는다"라면서도 "인플레이션이 2%에 이르는 경로에 있다는 확신을 주는 더 많은 증거를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디스인플레이션은 상품 쪽에서 비롯됐는데, 서비스 쪽에서도 더 많은 진전이 있어야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인플레이션 둔화로 실질 금리가 상승하고 있다'라는 지적(닉 티미라오스)과 관련해선 "이론적으로 인플레가 낮아지면 실질 금리가 상승하지만 이게 통화정책을 실질 금리에 따라 기계적으로 조정해야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우리는 기준금리보다 더 넓은 금융여건을 본다"라고 밝혔습니다.
노동 시장이 급격히 악화할 가능성에 대해선 "노동 시장이 예상치 못하게 약화한다면 확실히 더 빨리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 끈적이거나 높다면 좀 더 늦게 인하해야 할 것"이라고 원론적으로 설명했습니다.
연착륙을 달성했다는 질문엔 "정책을 유지할 힘을 얻었다"라면서도 "현 시점에서 승리를 선언할 준비가 되지는 않았고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QT와 관련해선 "논의가 있었지만 더 깊이 있는 논의는 3월 회의에서 시작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시장에서는 3월 인하에 대한 기대가 사그라들었습니다. Fed워치 시장의 3월 베팅은 35%(오후 4시)까지 떨어졌습니다. 반면 5월 인하 베팅은 전날 85%에서 96%로 뛰었고, 6월 확률은 100%로 베팅했습니다. 인하 기대가 5, 6월로 밀린 것이죠. 웰스파고는 "FOMC는 긴축 편향은 제거했지만 금리 인하에는 '더 큰 신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우리는 5월 1일 회의에서 금리를 25bp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다. FOMC는 지금부터 5월 1일 사이에 3건의 PCE 물가를 추가로 보게 된다. 지난 3개월 동안 근원 PCE 물가는 연율 1.5% 수준을 나타냈다. 이런 추세는 PCE 물가가 향후 몇 달 동안 더 하락할 것임을 가리킨다. 3개월 후면 Fed는 더 큰 확신을 하게될 것이다. 3월 인하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경제 데이터는 계속 둔화하고 2월 말 발표될 1월 근원 PCE 물가가 낮아야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3월 인하를 예상해온 판테온 이코노믹스의 이안 셰퍼드슨 이코노미스트는 "Fed는 1분기 ECI가 나오면 임금 상승률이 중기적으로 2% 인플레이션에 부합하는 속도에 도달하고 있음을 확인한 후 5월에 금리를 내릴 것이다. 이제 거의 다 왔지만 그들은 확신을 갖고 싶어한다"라고 밝혔습니다.
피치는 “임박한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에 대한 분명한 반박이 있었다. Fed는 성급하게 인플레이션이 2%로 되돌아간다고 결론을 내리는 데 상당히 조심스러운 것처럼 보이며, 더 많은 시간을 원하고 있다. 경기 둔화에 대한 증거가 거의 없기 때문에 6월이나 7월까지는 금리 인하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습니다.
더블라인 캐피털의 제프리 건들락 CEO는 CNBC 인터뷰에서 "앞으로 기준은 향후 2~3개월 내에 금리 인하를 예상할 수는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건들락은 Fed가 금리 인하를 늦추면 경기 침체가 올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실질 금리가 2~3%에 더 오래 머무를수록 성장에 위험이 커질 것"이라며 올해 경기 침체를 여전히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3월 이전에 그런 침체 위험이 나타나지는 않을 것으로 봤습니다. 뉴욕 증시는 결국 큰 폭의 하락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다우 지수는 0.82% 내렸고 S&P500 지수는 1.61%, 나스닥은 2.23%나 급락했습니다. 건들락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시장은 3월 인하를 가격에 반영했다. 이로 인해 많은 위험 자산의 밸류에이션이 높아졌다"라고 증시 하락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뉴욕 채권 시장에서 수익률은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매파적 FOMC가 있었지만 오늘 데이터에서 나타났듯이 고용 물가 등 경제 둔화 추세는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장 관계자는 "고용지표와 뉴욕커뮤니티은행 발표, 그리고 실망스런 FOMC에 따른 증시 급락세로 인해 안전자산(채권) 선호 현상이 강화됐다. 여기에 월말 매입 수요, 월말 리밸런싱 등이 복합된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1월에 주가가 급등하는 바람에 채권 비중을 높여야하는 연기금 등에서 장 막판 채권을 대거 매수했다는 뜻입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