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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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악행을 저지르려고 대학교 기숙사에서 (페이스북을) 창업을 한 게 아닐 거라고 믿고 싶습니다."

31일(현지시간) 미국 연방 상원 법사위원회가 개최한 '빅테크와 온라인 아동 성 착취 위기' 청문회에서 소셜미디어 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을 겨냥한 질타가 쏟아졌다. 공화당 소속 톰 틸리스 상원의원은 메타(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모회사)의 마크 저커버그 CEO가 2004년 하버드대 재학 시절 기숙사에서 처음 해당 플랫폼을 만들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이날 청문회는 온라인상 어린이의 안전과 보호를 주제로 열렸다. 입법이 추진 중인 '아동 성 학대 방지법안' '어린이 온라인 안전법(KOSA)' 등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서다. 저커버그를 비롯해 스냅챗의 에번 스피겔, 틱톡 추쇼우즈, 엑스(X·옛 트위터)의 린다 야카리노 등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방청석에는 온라인 미성년 착취의 피해자 가족들이 자녀의 사진을 든 채 앉아 있었다.

청문회 스크린에는 어린이들이 괴롭힘을 당하는 동영상이 공유된 SNS 계정이 소개되거나 유해 콘텐츠에 노출 및 중독되면서 목숨까지 잃은 피해자들의 사연이 전해졌다. 공화당의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이들 CEO를 향해 "여러분은 손에 피를 묻히고 있다"며 "사람을 죽이는 제품을 만들고 있다"고 비난했다.

특히 전 세계 약 20억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저커버그에 대한 집중 포화가 이어졌다. 미 실종학대아동방지센터(NCMEC)에 따르면 온라인 플랫폼상 아동 성학대물 신고 건수는 지난해 사상 최고치(3600만여건)를 기록했고, 이 중 페이스북이 2000만건으로 가장 많았다. 작년 10월에는 미국 41개 주 정부가 "미성년을 SNS에 중독시키기 위해 심리적 조작기능을 고의로 설계했다"며 메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마샤 블랙번 공화당 상원의원은 최근 '메타가 10대 이용자의 평생 가치를 270달러로 추정했다'는 폭로성 보도를 언급하며 "어린이는 당신의 상품일 뿐인가"라고 쏘아붙였다. 저커버그는 "끔찍하다" "여러분이 겪은 모든 일들에 대해 죄송하다"며 피해 가족들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이어 "누구도 여러분의 가족이 겪었던 일들을 겪어서는 안 되며, 그것이 우리가 많은 투자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또한 "애플과 구글이 사용자 연령을 확인해 미성년자 여부를 확인할 책임이 있다"며 "의회가 이런 법안을 마련하는 것은 간단할 것"이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