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않고 앉아만 있는 게 불행"…마동석, 쉰 넘은 우리의 '액션스타' [인터뷰+]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황야' 사냥꾼 남산 역으로 돌아온 마동석
"좋은 액션, 못봤던 걸 만들자가 목표"
"'황야'는 불친절하지만 오락적인 영화"
"좋은 액션, 못봤던 걸 만들자가 목표"
"'황야'는 불친절하지만 오락적인 영화"
"저는 '엔터테이너'입니다. 스스로 '아티스트'라고 생각해본 적 없어요. 영화를 통해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재밌는 걸 만들어 드려야겠다고 생각해요. 제가 쉰살이 넘었는데 앞으로도 영화를 만들고, 또 출연하겠지만 잘 안되는 것도 있겠죠. 하지만 도전하지 않고 앉아만 있는게 불행하다고 생각합니다."
'범죄도시' 시리즈로 쌍천만 배우가 된 마동석(53)이 '황야'의 사냥꾼으로 돌아왔다. 스스로를 '엔터테이너'라 칭한 그는 전작 '압구정'을 예로 들며 "압구정 사람들만 재밌게 본 작품"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제 캐릭터 같은 사람들이 압구정 카페에 가면 실제로 매일 앉아있다. 그래서 동네 사람들은 피부로 와닿는다. 하지만 그게 재밌는 영화인가, 저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영화 제작자이자 배우인 마동석은 많은 관객의 '즐거움'이 최우선이라고 했다. "제일 좋은 액션을 만들어 보자", "못봤던 걸 보여줘서 즐거움을 느끼게 하자"는 것이 그의 모토다.
'범죄도시'에서 괴력의 형사 마석도를 연기했다면 '황야'에서는 대재난으로 폐허가 된 서울에서 야생 짐승을 때려잡아 생계를 이어가는 사냥꾼 남산 역을 맡았다.
마동석이 제작, 기획에 참여한 '황야'는 지난 26일 공개된 후 한주동안 비영어권 영화 부문 차트에서 정상을 차지했다. 차트 1위 소식에도 마동석은 동요하지 않았다. 그는 "할리우드에서도 이메일, 전화를 많이 받았다"면서도 "일희일비 하지 않는 편인데 그래도 좋다"며 담담하게 말했다.
극 중 마동석은 '범죄도시'와는 또 다른 통쾌하면서도 새로운 스타일의 액션을 선보였다. 아프리카 원주민이 사용한 마체테 칼로 악어를 내리치고, 장총, 소총, 단도, 맨손 등을 총 동원해 악을 무찌른다.
"마체테 칼은 캐릭터에 맞게 두 배 더 크게 제작했습니다. 총기도 여러가지 사용해봤죠. 미국에서 사냥을 많이 다녔고 실제로 사슴, 멧돼지도 잡아봤어요. 그런 경험이 있어서 이번 영화에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일각에선 이 영화의 서사가 빈약하지 않느냐는 지적도 있다. 마동석은 '황야'에 대해 "액션을 위한 영화"라고 명쾌하게 설명했다. 그는 "서사를 다 담으려다보면 액션이 약해질 수 밖에 없다"며 "'범죄도시'는 설명하지 않아도 바로 이해할 수 있는 리얼리티가 있는데 '황야'같이 새로운 세계에 대한 이야기는 다르다"고 밝혔다.
이어 "서사와 액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시점이 오는데 저희들은 조금 불친절하더라도 오락성을 강조하고 싶었다"며 "1시간 45분짜리 영화에 액션과 서사를 같이 넣는 건 돈가스 전문점에서 라면도 같이 찾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마동석은 "서사가 있고 휴먼드라마가 섞인 액션을 좋아한다"고 밝히면서도 "게임처럼 즐길 수 있는 액션 영화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황야'에 '마동석' 본연의 캐릭터를 고스란히 담았다고 했다. 타격감 좋은 액션에 애드리브인지 생각할 정도의 차진 대사가 매력적이다.
"처음엔 '마동석'이라는 캐릭터를 들고 들어가야 하나 고민했습니다. 제작사, 감독과 의논을 하면서 오락적인 액션물에선 마동석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의견으로 좁혀졌어요. 삼천만명이나 '범죄도시'를 보셨는데, 제가 나오면 기시감이 든다고 하는 분들도 있죠. 매년 '범죄도시'가 개봉하니까요. 하지만 영화는 재밌으면 보는 것 같아요. 또 다른 작품에서 마동석이 아닌 다른 캐릭터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다만 의도적으로 다른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영화를 만들지는 않아요. 다양한 걸 해야한다는 강박을 갖지 말자고 생각해요."
그는 "마동석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캐릭터는 '백두산', '시동'에 있다. 저 그런 사람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단역, 조연 하면서 여러 역할을 했는데 사람들이 잘 모른다. 영화가 잘 안됐기 때문"이라며 "잘 된 영화들이 공교롭게 '마동석'이라는 캐릭터를 쓴 것"이라고 했다. '황야'를 연출한 허명행 감독은 마동석과 '범죄도시' 등 다양한 작품을 함께했던 무술 감독이자 전우다. 그는 이 영화를 통해 마동석의 유머 코드와 액션을 전 세계에 알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마동석은 "그런 말을 한 걸 오늘 알았다"며 "누구에게 어떻게 보여져야 한다는 생각은 안했고, 작품에서 제일 좋은 액션을 만들어 보자. 못 봤던 걸 보여줘서 즐거움을 느끼게 하자가 목표였다"고 했다.
'액션 스타'라는 칭호에 그는 "스타까진 아니고"라며 머쓱하게 웃었다. 마동석만의 액션 철학이 있을까. "오락성 있는 '황야'같은 영화가 있다면 스토리를 같이 물고가는 영화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제가 강박같은 게 있는데, 이건 절대 혼자만의 생각이에요. 액션은 진짜로 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겁니다. 할줄 모르는 기술을 영화에서만 '표현'해서 화려하게 보이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제 주먹 액션을 실제로도 할 수 있게 만들기 위해 아직도 스터디 합니다."
대한민국 영화계 액션신에 마동석은 유일무이한 존재가 됐지만 아쉬움이 남는 부분도 있다. 그는 "고백을 하나 하자면 '범죄도시'는 형사 영화인데 제가 뛰는 장면이 많이 없다"며 "몸이 조금 더 좋아지면 추격과 액션을 다 하고 싶다. 지금은 추격이 안 된다. 어디가서 먼저 기다려야 한다"며 유쾌하게 말했다.
올해 개봉될 '범죄도시4'에 대해서도 귀띔했다. 마동석은 "블라인드 시사 스코어가 그동안 시리즈 중에서 역대급으로 높았다"며 기대감을 전했다. 그는 마블 영화를 비롯해 '악인전' 리메이크 등 할리우드 파업 여파로 미뤄진 작품들의 촬영을 이어갈 계획이다. 또 한국을 배경으로 한 글로벌 영화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영화는 마라톤이라고 생각해요. 어떤 시점에 제가 이걸 한다고 그게 전부가 아니죠. 몸이 아프면 다른 영화를 할 수도 있고, 제작만 하거나 드라마 장르만 할 수도 있어요. 지금은 잡혀있는 액션 영화가 많고, 다른 결이 많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다 해보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나이가 오십이 넘었는데도 국가대표선수들과 매주 스파링을 하며 감을 잃지 않으려 노력해요."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범죄도시' 시리즈로 쌍천만 배우가 된 마동석(53)이 '황야'의 사냥꾼으로 돌아왔다. 스스로를 '엔터테이너'라 칭한 그는 전작 '압구정'을 예로 들며 "압구정 사람들만 재밌게 본 작품"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제 캐릭터 같은 사람들이 압구정 카페에 가면 실제로 매일 앉아있다. 그래서 동네 사람들은 피부로 와닿는다. 하지만 그게 재밌는 영화인가, 저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영화 제작자이자 배우인 마동석은 많은 관객의 '즐거움'이 최우선이라고 했다. "제일 좋은 액션을 만들어 보자", "못봤던 걸 보여줘서 즐거움을 느끼게 하자"는 것이 그의 모토다.
'범죄도시'에서 괴력의 형사 마석도를 연기했다면 '황야'에서는 대재난으로 폐허가 된 서울에서 야생 짐승을 때려잡아 생계를 이어가는 사냥꾼 남산 역을 맡았다.
마동석이 제작, 기획에 참여한 '황야'는 지난 26일 공개된 후 한주동안 비영어권 영화 부문 차트에서 정상을 차지했다. 차트 1위 소식에도 마동석은 동요하지 않았다. 그는 "할리우드에서도 이메일, 전화를 많이 받았다"면서도 "일희일비 하지 않는 편인데 그래도 좋다"며 담담하게 말했다.
극 중 마동석은 '범죄도시'와는 또 다른 통쾌하면서도 새로운 스타일의 액션을 선보였다. 아프리카 원주민이 사용한 마체테 칼로 악어를 내리치고, 장총, 소총, 단도, 맨손 등을 총 동원해 악을 무찌른다.
"마체테 칼은 캐릭터에 맞게 두 배 더 크게 제작했습니다. 총기도 여러가지 사용해봤죠. 미국에서 사냥을 많이 다녔고 실제로 사슴, 멧돼지도 잡아봤어요. 그런 경험이 있어서 이번 영화에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일각에선 이 영화의 서사가 빈약하지 않느냐는 지적도 있다. 마동석은 '황야'에 대해 "액션을 위한 영화"라고 명쾌하게 설명했다. 그는 "서사를 다 담으려다보면 액션이 약해질 수 밖에 없다"며 "'범죄도시'는 설명하지 않아도 바로 이해할 수 있는 리얼리티가 있는데 '황야'같이 새로운 세계에 대한 이야기는 다르다"고 밝혔다.
이어 "서사와 액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시점이 오는데 저희들은 조금 불친절하더라도 오락성을 강조하고 싶었다"며 "1시간 45분짜리 영화에 액션과 서사를 같이 넣는 건 돈가스 전문점에서 라면도 같이 찾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마동석은 "서사가 있고 휴먼드라마가 섞인 액션을 좋아한다"고 밝히면서도 "게임처럼 즐길 수 있는 액션 영화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황야'에 '마동석' 본연의 캐릭터를 고스란히 담았다고 했다. 타격감 좋은 액션에 애드리브인지 생각할 정도의 차진 대사가 매력적이다.
"처음엔 '마동석'이라는 캐릭터를 들고 들어가야 하나 고민했습니다. 제작사, 감독과 의논을 하면서 오락적인 액션물에선 마동석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의견으로 좁혀졌어요. 삼천만명이나 '범죄도시'를 보셨는데, 제가 나오면 기시감이 든다고 하는 분들도 있죠. 매년 '범죄도시'가 개봉하니까요. 하지만 영화는 재밌으면 보는 것 같아요. 또 다른 작품에서 마동석이 아닌 다른 캐릭터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다만 의도적으로 다른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영화를 만들지는 않아요. 다양한 걸 해야한다는 강박을 갖지 말자고 생각해요."
그는 "마동석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캐릭터는 '백두산', '시동'에 있다. 저 그런 사람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단역, 조연 하면서 여러 역할을 했는데 사람들이 잘 모른다. 영화가 잘 안됐기 때문"이라며 "잘 된 영화들이 공교롭게 '마동석'이라는 캐릭터를 쓴 것"이라고 했다. '황야'를 연출한 허명행 감독은 마동석과 '범죄도시' 등 다양한 작품을 함께했던 무술 감독이자 전우다. 그는 이 영화를 통해 마동석의 유머 코드와 액션을 전 세계에 알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마동석은 "그런 말을 한 걸 오늘 알았다"며 "누구에게 어떻게 보여져야 한다는 생각은 안했고, 작품에서 제일 좋은 액션을 만들어 보자. 못 봤던 걸 보여줘서 즐거움을 느끼게 하자가 목표였다"고 했다.
'액션 스타'라는 칭호에 그는 "스타까진 아니고"라며 머쓱하게 웃었다. 마동석만의 액션 철학이 있을까. "오락성 있는 '황야'같은 영화가 있다면 스토리를 같이 물고가는 영화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제가 강박같은 게 있는데, 이건 절대 혼자만의 생각이에요. 액션은 진짜로 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겁니다. 할줄 모르는 기술을 영화에서만 '표현'해서 화려하게 보이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제 주먹 액션을 실제로도 할 수 있게 만들기 위해 아직도 스터디 합니다."
대한민국 영화계 액션신에 마동석은 유일무이한 존재가 됐지만 아쉬움이 남는 부분도 있다. 그는 "고백을 하나 하자면 '범죄도시'는 형사 영화인데 제가 뛰는 장면이 많이 없다"며 "몸이 조금 더 좋아지면 추격과 액션을 다 하고 싶다. 지금은 추격이 안 된다. 어디가서 먼저 기다려야 한다"며 유쾌하게 말했다.
올해 개봉될 '범죄도시4'에 대해서도 귀띔했다. 마동석은 "블라인드 시사 스코어가 그동안 시리즈 중에서 역대급으로 높았다"며 기대감을 전했다. 그는 마블 영화를 비롯해 '악인전' 리메이크 등 할리우드 파업 여파로 미뤄진 작품들의 촬영을 이어갈 계획이다. 또 한국을 배경으로 한 글로벌 영화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영화는 마라톤이라고 생각해요. 어떤 시점에 제가 이걸 한다고 그게 전부가 아니죠. 몸이 아프면 다른 영화를 할 수도 있고, 제작만 하거나 드라마 장르만 할 수도 있어요. 지금은 잡혀있는 액션 영화가 많고, 다른 결이 많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다 해보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나이가 오십이 넘었는데도 국가대표선수들과 매주 스파링을 하며 감을 잃지 않으려 노력해요."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