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전서 긴장감 이겨내지 못하고 큰 실수
이틀 만에 성장한 신지아, 금메달 걸린 단체전 마지막 경기서 '개인 최고점'
[청소년올림픽] '역전 우승' 주역 신지아 "개인전 경험이 큰 힘"
피겨스케이팅 간판 신지아(영동중)는 지난 달 30일에 열린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이하 강원 2024)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큰 실수를 했다.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을 수행하다 회전수를 채우지 못해 해당 과제에서 '0점'을 받았다.

점프 과제도 아닌 스핀 과제에서 '0점'이 나오는 건 국제 메이저 대회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장면이다.

올림픽 무대라는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한 탓이었다.

신지아는 이 실수로 인해 '라이벌' 시마다 마오(일본)에게 밀리며 은메달을 땄다.

신지아는 1일 강원도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강원 2024 피겨 팀 이벤트에서 다시 한번 큰 중압감에 시달렸다.

한국은 마지막 세부 종목, 여자 싱글을 앞두고 랭킹 포인트 8점으로 미국(12점)에 이어 2위를 달렸다.

여자 싱글 출전 선수인 신지아의 성적에 따라 금메달 획득 여부가 갈리는 상황이었다.

신지아는 본인의 성적에 따라 동료들의 메달 색이 갈리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신지아는 "몸을 푸는데 긴장감이 많이 들더라"라며 "무척 부담됐다"고 했다.

그러나 신지아는 이틀 전과 달라져 있었다.

그는 힘차게 연기를 시작한 뒤 모든 점프를 클린했다.

아울러 개인전 때 실수한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을 비롯해 모든 비점프 과제를 최고 난도인 '레벨4'로 처리하는 '무결점' 연기를 펼쳤다.

전광판에 뜬 점수는 137.48점. 2위 셰리 장(미국·122.76점)을 큰 차이로 따돌린 것은 물론, 개인의 프리스케이팅 공인 최고점까지 갈아치웠다.

한국은 신지아의 신들린 듯한 연기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청소년올림픽] '역전 우승' 주역 신지아 "개인전 경험이 큰 힘"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신지아는 "개인전에서 올림픽 무대를 한 차례 경험한 것이 큰 힘이 됐다"며 "어느 부분에 신경을 써야 하는지 알게 됐고, 이에 따라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울러 "옆에서 응원해준 팀원들이 있었기에 더 즐기면서 연기를 펼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신지아와 함께 금메달을 합작한 팀원들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개인전 남자 싱글에 이어 팀 이벤트에서도 금메달을 따 2관왕을 차지한 김현겸(한광고)은 "사실 오늘 연기에선 실수가 나와서 팀원들에게 미안했는데, 다 함께 좋은 성과를 내 고맙다"라며 "개인전 금메달보다 팀 이벤트 금메달이 조금 더 뿌듯하다"고 말했다.

[청소년올림픽] '역전 우승' 주역 신지아 "개인전 경험이 큰 힘"
이날 금메달을 딴 한국 선수들은 시상대에서 축구대표팀 손흥민(토트넘)의 '찰칵' 세리머니를 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아이스댄스 이나무(경기도빙상경기연맹)는 "김진서 코치님이 제안하신 세리머니"라며 "아시안컵에 출전 중인 축구 대표팀이 꼭 우승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피겨 청소년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2개(남자 싱글 김현겸, 팀 이벤트)와 은메달 1개(여자 싱글 신지아)를 획득했다.

남자 싱글과 팀 이벤트에서 메달을 딴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