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 안에서 대화 금지"…DM으로만 주문받는 술집에 '술렁'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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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식당에 이어 술집 주문도 'DM으로'
소비자 엇갈린 반응 "굳이" vs "새롭다"
"Z세대 타깃 '온라인 친화적' 매장 늘어날 것"
소비자 엇갈린 반응 "굳이" vs "새롭다"
"Z세대 타깃 '온라인 친화적' 매장 늘어날 것"
"가격은 카페 인스타그램 계정에 다 안내가 되어 있으세요. 확인 부탁드릴게요. 아, 추가 질문은 인스타그램 DM으로 부탁드릴게요."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SNL코리아'에서 방송인 권혁수가 '요즘 핫한 카페 주문법'에 대해 풍자하며 꺼낸 대사다. 최근 들어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해 고객과 소통하는 카페와 식당 등이 늘어난 가운데, 인스타그램 메신저인 "'다이렉트 메시지(DM)'로만 주문받다"는 곳까지 등장했다.
일명 '감성 충만', '힙(hip)'한 콘셉트를 내세운 가게들이 SNS에 마케팅에 열을 올릴 뿐 아니라 방문 예약이나 운영 시간 문의까지 SNS로만 받는 운영 방식을 두고 비판이 나오는 상황에서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해당 콘셉트에 대한 '밈'(meme·유행하는 사진이나 글)까지 확산하 있다.
얼마 전 유튜브에 이색 장소를 주로 방문하는 콘텐츠를 올리는 유튜버가 올린 '대화가 금지된, DM으로만 주문받는 술집이 있다고?'라는 제목의 숏폼(짧은 형식) 동영상은 2일 기준 조회수 약 63만회를 달성하며 눈길을 끌었다. 이 유튜버는 경북 경주 황리단길 한 술집을 다녀왔다고 소개하며 "가게 안에서는 모든 대화가 금지라 DM으로 주문해야 하는데, 이유는 음악에 집중하기 위해 오는 술집이기 때문이라고 하더라"라고 설명했다. 이어 "원하는 음악을 DM으로 신청하면 앞 화면에서 틀어주는데 좋아하는 노래가 화면에 나와서 좋았다"며 "휴대폰도 내려놓고 '혼술(혼자 마시는 술)'하면서 음악에 집중하고 왔는데 너무 평화롭고 좋았다"고 덧붙였다.
'힙지로'로 불리는 서울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한 술집도 방문 시 일행과의 대화는 모바일 메신저로, 주문은 인스타그램 DM으로 주문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게 측이 제공하는 운영 지침 안내서에는 "메뉴 주문은 꼭 인스타 DM이나 카톡 메시지로 해달라"며 "일행 간 대화가 불가능하고 카톡을 권장해 드린다"라고 적혀 있었다.
지난달 비슷한 분위기의 한 술집에 방문했다는 직장인 이모 씨(28)는 "분위기가 좋아 보여서 한잔하려고 찾은 술집에서 메뉴판 확인부터 주문까지 전부 인스타그램을 통해 진행하라고 했다"며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하지 않던 상태라 '그냥 해주시면 안 되냐'고 물었는데 '내부 방침이라 어쩔 수 없다. 메뉴는 그곳에만 있다'고 해서 그냥 나왔다"고 푸념했다. 인스타그램 DM으로 운영되는 술집, 카페 등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디지털 세대로 DM으로 소통하는 것이 익숙한 Z세대(16~24세)는 "새롭고 재밌다"며 이를 반기는 분위기다. 지난달 5일 인스타그램이 소비자 데이터 조사 플랫폼 오픈서베이와 함께 국내 Z세대(16~24세) 인스타그램 이용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들 세대가 주로 이용하는 인스타그램 기능으로는 '스토리'(26.8%), '릴스'(23.2%), 'DM'(22.8%) 등이 꼽혔다.
국내 Z세대들이 피드, 스토리, 릴스 등 콘텐츠를 접한 뒤 취하는 후속 행동으로는 '좋아요 누르기'(54%)에 이어 'DM 통해 콘텐츠를 친구 및 지인에게 직접 공유하기'(43.8%)가 가장 많았다. 인스타그램 측은 "Z세대는 일상 속 순간을 공유하고 자기를 표현하는 수단으로 스토리를, 친구·지인과 가까워지고 교류하는 수단으로는 DM을 자주 활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런 콘셉트에 익숙하지 않다는 이들은 "인스타그램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은 주문도 못 하겠다", "요즘 가게는 감성이 참 특이하다", "괜찮아 보여서 그냥 들어갔다가 기분만 상해서 나올 듯" 등 부정적인 반응도 보였다.
일각에서는 재미와 신선함을 추구하는 젊은 층을 겨냥해 예약부터 주문, 서비스 요청까지 DM으로 하는 곳이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나의 트렌드가 되고 있다는 것.
다만 김영갑 KYG 상권분석연구원 교수는 "콘셉트를 정할 땐 합당한 이유가 있고, 그 이유가 누가 봐도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며 "많은 사람이 비판하는 행위라면 인정받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별하고 재밌는 콘셉트가 '이상해'가 아닌 '갈만하네'라는 인상을 줘야 한다"며 "만족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다른 사람들도 방문한다"고 조언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SNL코리아'에서 방송인 권혁수가 '요즘 핫한 카페 주문법'에 대해 풍자하며 꺼낸 대사다. 최근 들어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해 고객과 소통하는 카페와 식당 등이 늘어난 가운데, 인스타그램 메신저인 "'다이렉트 메시지(DM)'로만 주문받다"는 곳까지 등장했다.
일명 '감성 충만', '힙(hip)'한 콘셉트를 내세운 가게들이 SNS에 마케팅에 열을 올릴 뿐 아니라 방문 예약이나 운영 시간 문의까지 SNS로만 받는 운영 방식을 두고 비판이 나오는 상황에서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해당 콘셉트에 대한 '밈'(meme·유행하는 사진이나 글)까지 확산하 있다.
얼마 전 유튜브에 이색 장소를 주로 방문하는 콘텐츠를 올리는 유튜버가 올린 '대화가 금지된, DM으로만 주문받는 술집이 있다고?'라는 제목의 숏폼(짧은 형식) 동영상은 2일 기준 조회수 약 63만회를 달성하며 눈길을 끌었다. 이 유튜버는 경북 경주 황리단길 한 술집을 다녀왔다고 소개하며 "가게 안에서는 모든 대화가 금지라 DM으로 주문해야 하는데, 이유는 음악에 집중하기 위해 오는 술집이기 때문이라고 하더라"라고 설명했다. 이어 "원하는 음악을 DM으로 신청하면 앞 화면에서 틀어주는데 좋아하는 노래가 화면에 나와서 좋았다"며 "휴대폰도 내려놓고 '혼술(혼자 마시는 술)'하면서 음악에 집중하고 왔는데 너무 평화롭고 좋았다"고 덧붙였다.
'힙지로'로 불리는 서울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한 술집도 방문 시 일행과의 대화는 모바일 메신저로, 주문은 인스타그램 DM으로 주문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게 측이 제공하는 운영 지침 안내서에는 "메뉴 주문은 꼭 인스타 DM이나 카톡 메시지로 해달라"며 "일행 간 대화가 불가능하고 카톡을 권장해 드린다"라고 적혀 있었다.
지난달 비슷한 분위기의 한 술집에 방문했다는 직장인 이모 씨(28)는 "분위기가 좋아 보여서 한잔하려고 찾은 술집에서 메뉴판 확인부터 주문까지 전부 인스타그램을 통해 진행하라고 했다"며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하지 않던 상태라 '그냥 해주시면 안 되냐'고 물었는데 '내부 방침이라 어쩔 수 없다. 메뉴는 그곳에만 있다'고 해서 그냥 나왔다"고 푸념했다. 인스타그램 DM으로 운영되는 술집, 카페 등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디지털 세대로 DM으로 소통하는 것이 익숙한 Z세대(16~24세)는 "새롭고 재밌다"며 이를 반기는 분위기다. 지난달 5일 인스타그램이 소비자 데이터 조사 플랫폼 오픈서베이와 함께 국내 Z세대(16~24세) 인스타그램 이용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들 세대가 주로 이용하는 인스타그램 기능으로는 '스토리'(26.8%), '릴스'(23.2%), 'DM'(22.8%) 등이 꼽혔다.
국내 Z세대들이 피드, 스토리, 릴스 등 콘텐츠를 접한 뒤 취하는 후속 행동으로는 '좋아요 누르기'(54%)에 이어 'DM 통해 콘텐츠를 친구 및 지인에게 직접 공유하기'(43.8%)가 가장 많았다. 인스타그램 측은 "Z세대는 일상 속 순간을 공유하고 자기를 표현하는 수단으로 스토리를, 친구·지인과 가까워지고 교류하는 수단으로는 DM을 자주 활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런 콘셉트에 익숙하지 않다는 이들은 "인스타그램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은 주문도 못 하겠다", "요즘 가게는 감성이 참 특이하다", "괜찮아 보여서 그냥 들어갔다가 기분만 상해서 나올 듯" 등 부정적인 반응도 보였다.
일각에서는 재미와 신선함을 추구하는 젊은 층을 겨냥해 예약부터 주문, 서비스 요청까지 DM으로 하는 곳이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나의 트렌드가 되고 있다는 것.
다만 김영갑 KYG 상권분석연구원 교수는 "콘셉트를 정할 땐 합당한 이유가 있고, 그 이유가 누가 봐도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며 "많은 사람이 비판하는 행위라면 인정받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별하고 재밌는 콘셉트가 '이상해'가 아닌 '갈만하네'라는 인상을 줘야 한다"며 "만족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다른 사람들도 방문한다"고 조언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