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선거제 개편 당론과 관련한 최종 의사결정을 이재명 대표에게 위임하기로 2일 결정했다. 당원 투표를 통해 선거제 개편 방향을 정하려던 당초 계획을 두고 당 안팎에서 반발이 나오자, 이 대표가 책임지고 결정하는 쪽으로 급선회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선거제와 관련해 허심탄회한 소통이 있었고, 당의 입장을 정하는 권한을 이 대표에게 위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선거제와 관련한 민주당의 공식 입장이 언제 나올지에 대해서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가 여론 추이를 지켜본 뒤 최종적으로 당론을 결정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앞서 민주당은 선거제 논의를 결정하기 위해 전 당원 투표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이 대표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강성 지지층이 주류인 전 당원에게 결정을 떠넘긴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고민정 의원은 “수개월간 이어진 선거제 논의는 선악이 아니라 선택과 판단의 영역”이라며 “당원 투표에 기대는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원로인 유인태 전 사무총장도 “(이 대표는) 곤란한 것을 다 당원 투표에 맡기자고 한다”며 “천벌 받을 짓”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11월 “멋지게 지면 무슨 소용이냐”고 말하는 등 병립형으로 회귀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반면 일부 인사는 여전히 준연동형제를 택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이 대표에 대해 선거제 개혁 약속을 깨면 안 된다고 비판하고 있다. 지도부는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당론 결정을 미뤄왔다.

한편 이 대표는 4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할 예정이다.

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