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PBR 1배 미만이지만…주주환원 여력 적은 '가짜 저평가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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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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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정책 드라이브로 주식시장에서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미만인 ‘저평가주 찾기 열풍’이 한창이다. 하지만 회계 상으로 자본(순자산)이 실질보다 크게 나타나거나, 주주환원 여력이 적다면 정부 정책이 주가 상승을 이끌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싼 것처럼 보이는 종목이 아닌 진짜 싼 종목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는 “비유동자산이 비대해지면 자본잉여금 또한 커지기 때문에 자본총계가 과대계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자본잉여금은 주주환원에 쓸 수 없는 잉여금이고, 비유동자산은 1년 안에 현금화하기 힘든 자산을 말한다. 토지, 건물, 기계장치 등이 비유동자산이다. 토지를 제외한 대부분의 유형자산에 대해서는 일정한 기간을 정해 장부상으로 가치가 0에 수렴하도록 가치를 차감하는 감가상각이 이뤄진다.

또 김 연구원은 “단기 상환 압박이 큰 유동부채가 많은 기업이라면 아무리 유보율이 높아도 주주환원으로 활용할 재원을 마련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한경 마켓PRO는 에프앤가이드 데이터가이드 서비스를 활용해 PBR 1배 미만 종목 중에서 △자산에서 비유동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50% 이상이고 △유동부채가 유동자산보다 크며 △잉여금에서 자본잉여금이 차지하는 50%가 넘는 종목을 52개를 찾았다. 이중 지난달 18일 이후 주가가 5% 이상 상승한 종목은 11개다.
자료=에프앤가이드 데이터가이드
자료=에프앤가이드 데이터가이드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서연이화다. 윤석열 대통령이 한국거래소에서 ‘국민과 함께 하는 네 번째 민생토론회’를 주재하고 증시 부양안에 대해 밝힌 지난달 17일 이후 37.31% 상승했다. 특히 지난 2일에는 24.72%나 급등했다. 자동차부품회사인 서연이화는 자동차주 강세 흐름 속에서 PBR이 0.29배에 불과하다는 게 부각되면서 급등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총자산 대비 비유동자산 비율 52.16%, 유동비율 92.93%, 잉여금 대비 자본잉여금 비율 57.26%로 각 항목의 수치가 설정한 조건의 경계에 있다.

CJ ENM도 지난달 17일 이후 18.45% 상승했다. PBR은 0.60배에 그치지만, 비유동자산이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율과 잉여금에서 자본잉여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각각 75.32%와 71.25%에 달한다.

알루코와 깨끗한나라도 지난달 17일 이후 각각 19.03%와 11.20% 올랐다.

반대로 PBR이 1배 미만이면서 △총자산에서 비유동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30% 미만이고 △유동자산이 유동부채의 2배 이상이며 △잉여금에서 이익잉여금(주주환원에 활용할 수 있는 잉여금) 비중이 70% 이상인 종목도 49개가 추려졌다.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대원산업으로, 2주 남짓 기간동안 20.18% 상승했다. 총자산에서 비유동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28.02%에 불과하고, 유동자산은 유동부채의 3배에 달한다. 잉여금은 모두 이익잉여금으로만 구성돼 있다.

이엠넷, 신도리코, 헝셩그룹도 지난달 17일 이후 각각 16.22%, 15.36%, 12.32% 상승했다.
자료=에프앤가이드 데이터가이드
자료=에프앤가이드 데이터가이드
한경우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