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사망에 보복나선 美…중동 긴장 최고조
요르단 주둔 미군 병사 3명이 숨진 데 대한 미국의 보복 공격이 2일(현지시간) 시작됐다.

로이터, 블룸버그 통신과 CNN 방송 등에 따르면 미국은 이날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이란 연계 세력을 겨냥해 85개 표적에 보복 공격을 감행했다.

지난달 27일 요르단 내 미군 기지 '타워22'가 드론 공격을 받아 미군 3명이 숨지고 40여명이 다친 이후 엿새만에 나온 대응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곧바로 성명을 내고 이날 공격이 자신의 직접 지시에 따라 이뤄졌다며 "우리의 대응은 오늘 시작됐으며 우리가 선택한 시간과 장소에서 계속될 것"이라고 추가 공격을 예고했다.

미국이 보복 공격을 결국 감행함에 따라 이제 중동 확전 여부가 달린 이란의 대응에 세계 이목이 쓸리게 됐다. 만약 이란의 대응이 나온다면 어느 정도 수위가 될지를 놓고도 우려가 커진다.

미국의 보복 공격 직전까지도 이란은 미군 사망에 연루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전쟁을 먼저 시작하지는 않겠지만, 위협을 당하면 '강경 대응'을 할 것을 예고해왔다.

다만 미국 보복 이후 이란의 입장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자국에서 미국 보복 공격이 이뤄지자 이라크 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무함마드 시아 알수다니 이라크 총리 대변인 야히야 라술 장군은 성명에서 미국 공격은 '이라크 주권 침해'라고 규정하고, "이라크와 역내의 안보 및 안정에 처참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리아 국영 방송도 이날 폭격을 즉각 타전했으며, 민간 단체인 '시리아 인권 감시'는 이날 공격으로 최소 18명의 친이란 전투원이 숨진 것으로 보고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7일 가자지구 전쟁이 시작된 이래 축적돼 온 중동으로의 확전 우려는 이날 미국의 보복 공격과 이에 따른 이란의 맞대응 가능성으로 최고조에 달했다는 관측이다.

이스라엘 최우방으로 지원해온 미국과, 중동 '저항의 축' 맹주인 이란은 가자지구를 사이에 두고 대립각을 세워오다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미군 사망과 이에 대응한 미국의 보복 공격이 현실화되며 정면 충돌에 한발짝 더 다가서게 됐다.

미국 공화당 일각에서는 이날 보복에도 여전히 이란 본토를 때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다만 미국과 이란이 서로 확전을 자제하려는 듯한 기류도 곳곳에서 감지됐다.

미국은 이날 보복에서 이란 본토를 직접 때리지는 않은 채 이라크와 시리아 접경지 등을 타격했으며, 이란혁명수비대(IRGC) 쿠드스군 및 관련 민병대를 표적으로 했다.

또한 미 국방부는 공습 직후 내놓은 언급에서 이란과 전쟁을 원치 않으며, 이란 또한 전쟁을 원하는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확전을 자제하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국제사회가 중재해온 가자지구 휴전협상도 여전히 동력을 잃지 않은 상황이다.

이스라엘과 미국, 카타르, 이집트가 지난달 말 전달한 단계적 일시휴전 방안에 하마스 측은 일단 긍정적인 시각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하마스 대변인은 다만 2일 레바논 방송 인터뷰에서는 "이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인질 석방을 위해서는 영구적인 종전이 이뤄져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경기자 khk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