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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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급 주체 중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증시의 저PBR주(주가순자산비율이 낮은 종목) 급등을 주도하고 있다는 증권가 의견이 나왔다. 이미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어느 정도 정상화한 만큼, 잠시 투자를 쉬어갈 때라는 조언과 함께다.

5일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달까지 외국인은 반도체에 매수 집중도가 높았다. 그러나 2월부터 유가증권시장의 자동차, 통신, 보험, 은행 등에서 2조9600억원을 순매수했다"며 "일 종목을 제외하면 대부분 저PBR주"라고 설명했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전반적으로 한국 증시에 대한 비중을 확대한 것으로 추정된다. 저PBR로 부각된 금융, 자동차뿐 아니라 반도체와 소프트웨어도 순매수했다"며 "반면 국내 기관은 기술주를 팔고 저PBR로 자금을 이동시키는 중"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현재 급등 국면에서 저PBR주는 '테마화'했다고 분석했다. 금융당국은 저PBR주를 포함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구체적인 내용 등을 2월 중 발표할 계획이다. 이 연구원은 "프로그램 내용과 이에 따른 기업들의 계획 등이 변수다. 현재 상황에선 밸류에이션 재평가 매력이 강화되기보단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 테마화된 저PBR주의 단기 과열에 대한 부담을 덜기 위한 매물 소화과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밸류에이션 정상화는 어느 정도 진행됐다고 봤다. 이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 12개월 선행 BPR은 2년 평균을 회복했다. 자동차는 3년 평균 수준에 근접했고, 은행과 증권은 이를 넘어섰다"며 "1차 밸류에이션 정상화는 어느 정도 진행됐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저PBR주로 꼽히는 금융주의 실적발표에도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하나금융지주가 실적 발표에서 주주환원 확대를 공시한 것도 상승 동력으로 작용했다"며 "이제 곧 지난주에 많이 올랐던 금융주들의 실적 발표가 시작된다. 이미 주주환원 확대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이를 만족시키는 내용이 나올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저PBR주 상승세는 잠시 조정기를 거칠 전망이다. 이경민 연구원은 "설 연휴를 앞두고 현재 급등한 저PBR주 비중을 줄이고, 일부 차익 실현을 제안한다"며 "추세적인 상승이 유효하더라도 단기적으론 한 템포 쉬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