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뺑뺑이' 이젠 그만…수업 후 골프·펜싱·코딩까지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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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출산율, OECD 10년째 꼴찌 불명예…"돌봄 공백 메워 경단녀 없앨 것"
아침 7시부터 저녁 8시까지 학교 머물며 방과후 수업 등…저녁밥도 무료 제공 정부가 늘봄학교를 올해 본격적으로 시행하기로 한 것은 '초등학교 저학년 돌봄 공백'을 메우는 것이 결국 중요한 저출생 해법이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초등학교 1학년의 하교 시간은 원할 경우 오후 1시에서 오후 3시 이후로 늦춰진다.
초1은 물론 다른 학생들 역시 골프, 펜싱, 발레, 드론, 코딩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학교에서 배울 수 있다.
보호자가 늦게 귀가하는 학생들은 저녁밥을 제공받고 최대 오후 8시까지 학교에 머무를 수도 있다.
초등학생들은 하교 후 빡빡한 학원 스케줄에 시달리고, 학부모들은 학원 이동 때마다 노심초사하는 '학원 뺑뺑이'에서 벗어나도록 하자는 취지다.
자녀로 인해 일을 그만두는 이른바 '경단녀'를 막는 효과도 있다.
교육부는 5일 경기도 한 초등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민생토론회를 열고 이러한 내용의 '2024년 늘봄학교 추진방안'을 공개했다. ◇ 초등 입학하면 돌봄 공백…'경단녀·학원 뺑뺑이' 늪으로
2022년 우리나라의 합계 출산율은 0.78명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2013년부터 10년 연속 꼴찌를 기록했다.
저출생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돌봄 공백'과 '사교육비 부담'이 꼽혀왔다.
만 3∼5세가 이용하는 유치원·어린이집은 주로 오후 4시 이후에 하원이 이뤄진다.
그러나 초1∼2는 오후 1시께 정규 수업이 끝난다.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갑자기 귀가 시간이 3시간이나 앞당겨지면서 맞벌이 가정, 한부모 가정 등은 돌봄 공백에 빠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학부모들의 선택지는 많지 않다.
일부 학부모는 한쪽이 일을 그만두는 선택을 한다.
이른바 '경단녀'가 집중적으로 양산되는 시기가 바로 자녀가 초1이 될 때다.
맞벌이를 이어가기로 한 가정이나 한부모 가정 등에선 돌봄을 위해 초1 자녀들을 학원에 맡긴다.
부모의 퇴근 시간에 맞추려면 자녀들은 하루 2∼3개씩 학원에 다녀야 한다.
이러한 '학원 뺑뺑이'는 결국 높은 사교육비로 이어진다.
실제로 2022년 초등학생 사교육비는 11조9천억원에 달했다.
초·중·고교생의 총 사교육비는 26조원이었는데, 이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초등학교에서 발생했다.
사교육비 부담으로 살림이 빠듯해진 부부가 둘째, 셋째를 낳지 못하는 상황에 몰리면서 저출산이 심화해왔다는 것에 이론을 제기하는 이는 없다. ◇ 초1 하교시간, 원하면 3시 이후로…K팝 댄스·코딩 등 무료로 배워
올해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초1 하교 시간이 원하는 학생에 한해 2시간 이상 늦춰질 수 있다는 점이다.
늘봄학교 참여는 '희망하는 모든 학생'에게 문이 열린다.
지난해까지는 저소득층, 맞벌이 가정 등 우선순위가 아닌 경우 늘봄학교를 이용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초1은 매일 오후 1시 정규수업이 끝난 뒤 오후 3시까지 2시간가량 '맞춤형 프로그램'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초1의 학교생활 적응과 정상적인 발달을 도울 수 있도록 학교 여건에 따라 다양한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K팝 댄스·음악 줄넘기·놀이음악과 같은 예체능, 코딩 등 인공지능(AI)·디지털 교육, 게임·교구로 배우는 놀이한글·놀이수학·놀이과학 등이 제공된다.
'마음 일기'와 같은 사회·정서 프로그램도 있다.
초1 맞춤형 프로그램 역시 정규 수업처럼 40분간 수업한 뒤 10분간 휴식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교육부는 올해 1학기에는 전국 2천개 이상 초등학교, 2학기에는 전국 6천여개 모든 초등학교의 초1을 대상으로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내년에는 초2까지 맞춤형 프로그램 대상을 확대한다는 목표다. ◇ 골프·드론·펜싱도 학교서…프로선수에게 야구·축구 배우기도
맞춤형 프로그램 이후 초등학교 1학년생이나 그 외 학년 학생들은 수익자 부담 원칙하에 '늘봄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다만 수강료는 학생 1명당 월평균 5만원 미만이어서 사설 학원보다 부담이 적다.
지난해 시범 운영한 교육청은 골프, 발레, 수영, 드론, 코딩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여 학부모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올해에도 일부 교육청은 해양 스포츠, 펜싱, 승마 등 새로운 콘셉트의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제공할 방침이다.
초등학교 고학년의 경우 안전 관리가 보장됐다는 전제하에 학교 밖 도서관, 박물관 방문, 유적지 탐방, 공연 관람 등도 할 수 있다.
교육부는 한국야구위원회(KBO), 대한축구협회·프로축구연맹 등 다양한 기관·단체들과 업무협약(MOU)도 맺는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야구, 축구, 태권도, 테니스, 배드민턴 등을 프로 선수·지도자들에게서 직접 배우는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지역 대학, 기업, 언론사 등이 제공하는 경제·금융·글쓰기 교육 등도 이뤄질 전망이다.
이 같은 늘봄 프로그램을 수강하고도 오후 5시 이후 불가피하게 학교에 더 머물러야 하는 학생들은 저녁 식비를 전액 지원받고, 오후 8시까지 학교에서 지낼 수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초등학교에서 오후 5시∼8시 돌봄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은 8천562명이다.
정규수업 전인 오전 9시 이전에도 일찍 등교해야 하는 학생들을 위해 교육부는 오전 7시부터 '아침 돌봄'도 학교에서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연합뉴스
아침 7시부터 저녁 8시까지 학교 머물며 방과후 수업 등…저녁밥도 무료 제공 정부가 늘봄학교를 올해 본격적으로 시행하기로 한 것은 '초등학교 저학년 돌봄 공백'을 메우는 것이 결국 중요한 저출생 해법이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초등학교 1학년의 하교 시간은 원할 경우 오후 1시에서 오후 3시 이후로 늦춰진다.
초1은 물론 다른 학생들 역시 골프, 펜싱, 발레, 드론, 코딩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학교에서 배울 수 있다.
보호자가 늦게 귀가하는 학생들은 저녁밥을 제공받고 최대 오후 8시까지 학교에 머무를 수도 있다.
초등학생들은 하교 후 빡빡한 학원 스케줄에 시달리고, 학부모들은 학원 이동 때마다 노심초사하는 '학원 뺑뺑이'에서 벗어나도록 하자는 취지다.
자녀로 인해 일을 그만두는 이른바 '경단녀'를 막는 효과도 있다.
교육부는 5일 경기도 한 초등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민생토론회를 열고 이러한 내용의 '2024년 늘봄학교 추진방안'을 공개했다. ◇ 초등 입학하면 돌봄 공백…'경단녀·학원 뺑뺑이' 늪으로
2022년 우리나라의 합계 출산율은 0.78명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2013년부터 10년 연속 꼴찌를 기록했다.
저출생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돌봄 공백'과 '사교육비 부담'이 꼽혀왔다.
만 3∼5세가 이용하는 유치원·어린이집은 주로 오후 4시 이후에 하원이 이뤄진다.
그러나 초1∼2는 오후 1시께 정규 수업이 끝난다.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갑자기 귀가 시간이 3시간이나 앞당겨지면서 맞벌이 가정, 한부모 가정 등은 돌봄 공백에 빠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학부모들의 선택지는 많지 않다.
일부 학부모는 한쪽이 일을 그만두는 선택을 한다.
이른바 '경단녀'가 집중적으로 양산되는 시기가 바로 자녀가 초1이 될 때다.
맞벌이를 이어가기로 한 가정이나 한부모 가정 등에선 돌봄을 위해 초1 자녀들을 학원에 맡긴다.
부모의 퇴근 시간에 맞추려면 자녀들은 하루 2∼3개씩 학원에 다녀야 한다.
이러한 '학원 뺑뺑이'는 결국 높은 사교육비로 이어진다.
실제로 2022년 초등학생 사교육비는 11조9천억원에 달했다.
초·중·고교생의 총 사교육비는 26조원이었는데, 이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초등학교에서 발생했다.
사교육비 부담으로 살림이 빠듯해진 부부가 둘째, 셋째를 낳지 못하는 상황에 몰리면서 저출산이 심화해왔다는 것에 이론을 제기하는 이는 없다. ◇ 초1 하교시간, 원하면 3시 이후로…K팝 댄스·코딩 등 무료로 배워
올해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초1 하교 시간이 원하는 학생에 한해 2시간 이상 늦춰질 수 있다는 점이다.
늘봄학교 참여는 '희망하는 모든 학생'에게 문이 열린다.
지난해까지는 저소득층, 맞벌이 가정 등 우선순위가 아닌 경우 늘봄학교를 이용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초1은 매일 오후 1시 정규수업이 끝난 뒤 오후 3시까지 2시간가량 '맞춤형 프로그램'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초1의 학교생활 적응과 정상적인 발달을 도울 수 있도록 학교 여건에 따라 다양한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K팝 댄스·음악 줄넘기·놀이음악과 같은 예체능, 코딩 등 인공지능(AI)·디지털 교육, 게임·교구로 배우는 놀이한글·놀이수학·놀이과학 등이 제공된다.
'마음 일기'와 같은 사회·정서 프로그램도 있다.
초1 맞춤형 프로그램 역시 정규 수업처럼 40분간 수업한 뒤 10분간 휴식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교육부는 올해 1학기에는 전국 2천개 이상 초등학교, 2학기에는 전국 6천여개 모든 초등학교의 초1을 대상으로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내년에는 초2까지 맞춤형 프로그램 대상을 확대한다는 목표다. ◇ 골프·드론·펜싱도 학교서…프로선수에게 야구·축구 배우기도
맞춤형 프로그램 이후 초등학교 1학년생이나 그 외 학년 학생들은 수익자 부담 원칙하에 '늘봄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다만 수강료는 학생 1명당 월평균 5만원 미만이어서 사설 학원보다 부담이 적다.
지난해 시범 운영한 교육청은 골프, 발레, 수영, 드론, 코딩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여 학부모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올해에도 일부 교육청은 해양 스포츠, 펜싱, 승마 등 새로운 콘셉트의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제공할 방침이다.
초등학교 고학년의 경우 안전 관리가 보장됐다는 전제하에 학교 밖 도서관, 박물관 방문, 유적지 탐방, 공연 관람 등도 할 수 있다.
교육부는 한국야구위원회(KBO), 대한축구협회·프로축구연맹 등 다양한 기관·단체들과 업무협약(MOU)도 맺는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야구, 축구, 태권도, 테니스, 배드민턴 등을 프로 선수·지도자들에게서 직접 배우는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지역 대학, 기업, 언론사 등이 제공하는 경제·금융·글쓰기 교육 등도 이뤄질 전망이다.
이 같은 늘봄 프로그램을 수강하고도 오후 5시 이후 불가피하게 학교에 더 머물러야 하는 학생들은 저녁 식비를 전액 지원받고, 오후 8시까지 학교에서 지낼 수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초등학교에서 오후 5시∼8시 돌봄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은 8천562명이다.
정규수업 전인 오전 9시 이전에도 일찍 등교해야 하는 학생들을 위해 교육부는 오전 7시부터 '아침 돌봄'도 학교에서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