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시적 기간제교사 2천250명 채용한다지만…'구인난' 예상
교사 업무부담 우려…"학교에 학생 있는 한 학폭·안전문제, 담임교사 책임"
행정직 공무원 "인력 증원계획 밝혀야"…비정규직 "근무 여건 약속 없어"
교사 업무부담·구인난·안전문제…늘봄학교 과제 '산적'
정부가 올해 2학기부터 늘봄학교를 전국으로 확대하기로 했지만, 인력을 충원하고 업무분장을 확실하게 하는 등 원활한 시행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장 새 학기부터 학교 현장에 투입해야 할 기간제 교사의 경우 일부 지역에서는 구인난이 예상되는 데다, 기존 교사들은 업무 부담이 늘어 수업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
교사 업무부담·구인난·안전문제…늘봄학교 과제 '산적'
◇ 기간제교사 지금도 '구인난'…기존 교사 업무부담 우려 여전
5일 교육부에 따르면 정부와 각 시·도 교육청은 늘봄학교를 원활하게 전국으로 확대하고자 올해 상반기에 기간제교사 2천250명, 2학기에는 전담 실무인력 6천명을 채용할 방침이다.

2학기에는 모든 초등학교에 늘봄학교 업무 전담 조직인 '늘봄지원실'을 만들어 2025년까지는 지방공무원과 늘봄실무직원이 이를 책임지고 맡을 수 있게 할 계획이다.

하지만 늘봄학교 업무가 기존 교사들에게 돌아가면서 수업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우선, 일부 지역에서는 기간제교사 채용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도시 과밀지역을 제외하면 이미 기간제교사 '구인난'이 심화하고 있어서다.

교육통계연보를 보면 전국의 기간제 교사는 2013년 약 4만명에서 지난해 6만5천700여명으로 10년 사이 2만명 이상 증가했다.

코로나19 기간 벌어진 교육격차를 다양한 방식으로 해소하고자 기간제교사를 필요로 하는 곳이 많은데, 교직의 인기는 떨어지면서 50~60대 퇴직 교사들이 기간제교사에 지원하는 실정이라는 게 교육계의 이야기다.

인력 수급이 어려울 경우 결국 기존 교사들이 대신 늘봄 업무를 맡게 될 것이라는 불만의 목소리도 크다.

이에 대해 오석환 교육부 차관은 "지난해 (늘봄학교) 시범운영을 하면서 처음 (프로그램을) 만드는 과정에서 선생님들의 어려움이 있었다"며 "외부 강사가 하기 어려운 개별적인 사정이 있을 텐데 교사들이 강제적으로 운영하게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늘봄업무 담당 인력이 충원되더라도 학교에서 안전사고 등이 발생할 경우 결국 이와 관련된 민원은 담임교사가 받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여전하다.

정수경 초등교사노조 위원장은 "아무리 돌봄 업무를 교사가 아닌 담당자가 진행한다고 하더라도, 학교에 학생들이 있는 한 학교폭력이나 안전 문제가 발생하면 사실상 담임교사를 부르게 된다"며 "특히 (이런 상황에 대한) 책임 소재도 명문화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방자치단체로 돌봄 업무를 모두 이관하고, 업무인력을 교육청에서 파견하는 식으로 완전히 분리해야 교사에 업무 전가 문제를 방지할 수 있다"며 "지금은 본질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책임자만 바뀐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인 업무분장이 정해지지 않은 것도 현장에서 크고 작은 혼란이 이어질 수 있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교육부는 교사에 떠넘겨왔던 업무를 즉각 해소하기는커녕, 1학기에는 기간제 교사에 업무를 부과하는 부실한 계획을 내놨다"며 "늘봄지원실 설치 계획 이외에 구체적 실행 계획도 아직 발표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교사 업무부담·구인난·안전문제…늘봄학교 과제 '산적'
◇ 학교비정규직·행정직 공무원도 반발…"고용형태·처우 보장해야"
교사 외에 기존 돌봄전담사와 방과후 강사 등을 맡는 비정규직 노동자, 행정업무를 보는 행정직 공무원들의 불만도 적지 않다.

고용 형태와 처우에 대한 보장이 필요하고, 업무 범위나 인력 충원에 대한 더 구체적인 청사진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와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이 지난 1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각 지역별로 돌봄전담사 처우 개선에 대한 논의가 아예 이뤄지지 않는 곳이 많다고 한다.

조순아 학교비정규직노조 정책국장은 "17개 시도 교육청 중 절반 정도는 시간제로 불안정한 고용 형태로 일하고 있는데, 업무가 많아지는 상황에서 전일제 전환 등 안정적인 근무 여건을 약속해주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행정직 공무원 또한 늘봄지원실장 가운데 공무원이 어느 정도 비율일지 등 구체적인 인력 수급 계획이 없다고 지적했다.

전태영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교육청본부 사무처장은 "예전에도 방과 후 교실이 학교에 처음 들어올 때 교육부는 인력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결국엔 기존 지방공무원에게 업무폭탄이 떨어졌다"며 "늘봄학교에 대한 수요가 엄청나고, 업무도 많아질 텐데 공무원 증원 계획이 어떻게 되는지 발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