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발렌타인데이인데 어쩌나"…코코아값 천정부지로 올랐다
오는 2월 14일 발렌타인데이를 앞두고 초콜릿의 원료가 되는 코코아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코트디부아르, 가나 등 주요 산지에서의 작황이 악화한 탓이다. 코코아 공급 부족 현상은 올해까지 3년 연속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일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코코아 선물 3월 인도분은 t당 5009달러(약 667만원)에 손바뀜했다. 코코아 선물 가격이 t당 5000달러를 넘어선 건 관련 데이터가 있는 1959년 이래 처음이다. 종전 최고치는 t당 4663달러(1977년 7월 20일)로, 약 4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뛴 것이다. 올 1월 한 달 동안에만 15% 오르며 2020년 11월 이후 최대 월간 상승 폭을 기록했다.
"곧 발렌타인데이인데 어쩌나"…코코아값 천정부지로 올랐다
기후 온난화의 영향으로 주산지인 코트디부아르 등에서의 공급량이 계속 줄어들고 있는 것이 원인이다. 금융컨설팅기업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잭 스코빌 부사장은 “엘니뇨(적도 부근 해수면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현상)로 덥고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서아프리카산(産) 코코아 공급량이 올해도 (수요 대비) 부족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미 농업협동조합은행 코뱅크에 따르면 서아프리카 지역 코코아 생산량은 하향 조정된 추정치마저 밑돌았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세계 최대 코코아 생산국인 코트디부아르 수출항에 접수된 코코아는 전년 동기 대비 3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독일 코메르츠방크는 “하르마탄(매년 11월부터 다음 해 3월 중순까지 서아프리카 지역으로 부는 황사 바람)의 영향으로 중간 수확 시즌이 시작되는 4월 작황이 한층 더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제코코아기구(ICO)는 올해 전 세계 코코아 재고량이 14만6000t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코코아값 상승은 자연스럽게 초콜릿값 상승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미 농업협동조합은행 코뱅크의 식음료 부문 수석 경제학자인 빌리 로버츠는 “2024년 말 새로운 물량이 시장에 공급되기 전까지 코코아 가격은 계속 오를 것”이라며 “제과업체들이 연중 초콜릿 가격을 올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올해 초콜릿 판매량이 전년 대비 한 자릿수 폭으로 감소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