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이 세무 스타트업 자비스앤빌런즈,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 등과 함께 ‘제4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제4 인터넷은행 인가를 위해 국내 대형 보험사까지 참전하면서 본격적인 경쟁의 막이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U-뱅크 컨소시엄은 5일 렌딧·루닛·자비스앤빌런즈·트래블월렛·현대해상 등을 중심으로 제4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을 준비 중이라고 발표했다. 한국신용데이터의 KDC뱅크, 16개 지역별 소상공인연합회가 모인 소소뱅크 등에 이어 제4 인터넷은행 도전을 공식화한 것이다.

특히 보험사인 현대해상이 U-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한 것이 눈에 띈다. 현대해상은 앞서 토스뱅크 설립 당시 컨소시엄 참여를 검토했을 정도로 인터넷뱅크에 관심이 컸다. 이번 제4 인터넷은행 추진에는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의 장남인 정경선 전무의 의지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저출산·고령화로 성장이 정체된 보험 시장에서 은행업 진출로 성장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포석이다. 컨소시엄 관계자는 “현대해상이 참여하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이 꼭 갖춰야 할 사업적·재무적 안정성을 보장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인터넷은행의 내부 통제와 고객 보호 체계 등 금융 안정성을 구축하는 데도 현대해상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컨소시엄에는 의료 AI 기업인 루닛도 참여했다. 루닛은 헬스케어와 금융 소외계층의 포용 금융을 융합하겠다는 목표다. 이 밖에 핀테크 스타트업 렌딧, 소상공인 등 신용평가모델을 특화한 세무 플랫폼 삼쩜삼을 운영하는 자비스앤빌런즈, 외환 전문 핀테크 스타트업 트래블월렛도 손을 보탰다. 김성준 렌딧 대표는 “AI 기술과 빅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금융의 초개인화 시대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기존 인터넷은행 3사가 설립된 지 10년도 안 돼 모두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제4 인터넷은행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졌다. 여기에 지난해 7월 금융당국이 은행산업의 과점을 해소하는 방안으로 인터넷은행의 상시 인가 방침을 밝히면서 제4 인터넷은행 출범을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