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성 염증 질환 정복”...줄기세포 분비체 치료제 개발하는 정진바이오사이언스 [긱스]
“국내 1호 중간엽줄기세포 분비체 치료제 개발 스타트업으로서 미국과 버금가는 기술력을 확보할 겁니다.”

바이오 스타트업 정진바이오사이언스의 문진희 대표(사진)는 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중간엽줄기세포가 분비하는 시크리톰을 이용한 치료제를 세계 시장에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기존 세포치료제가 가진 한계를 시크리톰을 이용해 극복하겠다"며 “정진바이오사이언스만의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바이오 스타트업 정진바이오사이언스의 문진희 대표는 줄기세포가 분비하는 시크리톰을 이용해 난치성 염증 질환을 부작용 없이 치료하겠다며 지난해 1월 회사를 설립했다. 문 대표는 염증을 줄이고 면역력을 높이는 중간엽줄기세포만의 특성에 주목했다. 일반 치료제와 달리 면역거부반응 위험성이 없으며 재생능력도 탁월하다. 정진바이오사이언스는 중간엽줄기세포가 분비하는 시크리톰을 고농도로 농축하고 정제해 난치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업체다. 문 대표는 “시크리톰 치료제를 개발하는 회사는 정진바이오사이언스가 국내 1호"라며 “류마티스내과에 근무할 때 난치 질환 환자를 오랫동안 봤고 부작용 없는 치료제의 필요성을 느껴 창업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연세대 의과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문 대표는 시크리톰이 염증을 줄이고 면역을 조절하는 기능을 연구해왔다. 치료제 개발회사에서도 근무해 중간엽줄기세포의 분비인자인 시크리톰이 가진 가능성을 확인했다. 지난해 1월 줄기세포 치료제를 연구한 대학원 선배 등 4명과 함께 회사를 설립했다. 박사급 인력이 대부분으로 자가면역질환이나 세포, 동물 시험 연구 경력이 있는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서울바이오 허브 입주 기업으로 선정돼 본격적인 사업에 들어갔다.

정진바이오는 세포배양액을 단 한 번에 고순도·고농축으로 제조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문 대표는 세포치료제가 가진 부작용을 시크리톰 치료제로 극복하겠단 목표로 연구 개발에 나섰다. 세포치료제는 면역 반응을 일으키거나 혈관을 막히게 해 뇌졸중과 패혈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원천 기술에 대한 욕심도 많다. 문 대표는 “세포치료제가 가진 한계를 극복하려 한다”며 “류마티스 내과에서 사용하는 약 대부분이 외국에서 사오고 있어 원천 기술에 대한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특허 4건...원천 기술 확보가 목표

정진바이오사이언스가 보유한 특허는 4건에 달한다. 1세대 시크리톰이 류마티스 관절염의 염증을 억제한다는 치료제 특허 등이다. 문 대표는 “지난해 9월 기능이 강화된 2세대 시크리톰에 대한 제조과정 특허를 출원했다"며 “올해 2세대 시크리톰에 대한 표준공정을 확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경쟁사와 버금가는 기술력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시크리톰을 여러가지 제형으로 개발해 상용화할 계획이다. 화상치료에 2세대 시크리톰이 사용될 수 있도록 바르는 제제의 치료제도 개발하고 있다. 주사제와 경구 투여약이 아니기 때문에 개발 속도가 훨씬 빠르고 안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문 대표는 “시크리톰은 바르거나 먹는 등 다양한 제형으로 개발이 가능하기 때문에 환자들의 접근성 부분에서도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시크리톰 치료제가 상용화되면 염증성 대장염과 전신홍반루푸스, 류머티즘 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을 극복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스테로이드 치료제가 가진 부작용을 극복하고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해외 경쟁 기업들은 미국에서 시크리톰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고 호주와 독일도 임상에 들어가기 직전이다. 대표는 ”경쟁이 심화할 초기 단계로 시장 규모는 앞으로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원천 기술을 가진 시크리톰 국내 1호 스타트업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혁신적인 기술로 앞서나가겠다"고 말했다.

벤처 시장 혹한기에도 혁신 기술로 극복해 나가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문 대표는 “벤처 시장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기술 기업에 대한 투자사들의 니즈는 있기 마련”이라며 “정진바이오는 원천 기술 개발자들을 보유하고 있고 남의 기술이 아니라 나의 기술을 만들기에 경쟁력이 충분히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장강호 기자 callm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