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솔 기자
사진=이솔 기자
중국산 가전제품이 한국 안방으로 침투하고 있습니다. 가성비를 중요시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진 가운데 중국산 제품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통로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쿠팡이 대대적으로 판매하는 중국 TCL사의 TV가 대표적 사례로 꼽힙니다.

6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중국 가전업체 TCL은 지난해 11월 한국에 공식 진출했습니다. 쿠팡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면서 성공 가능성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쿠팡은 2022년 TCL의 TV를 수입·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출시 당시 ‘C845’ 시리즈는 55인치부터 85인치까지 전 제품이 5분 내 품절되는 대란을 일으켰습니다.

쿠팡에 3700여개 구매 리뷰가 있는 55인치 초고화질 ‘P735’ 모델은 46만9000원에 불과합니다. 비슷한 사양의 삼성·LG전자 제품은 80~90만원에 판매됩니다.

“써보니 생각보다 괜찮다”라는 입소문이 퍼지며 판매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업계는 최소 수만 대의 TCL TV가 국내에서 팔렸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중국산 제품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킨 것도 성공 요인으로 꼽힙니다. 쿠팡은 자체 A/S를 통해 2~3년 무상 수리를 보증하고 있습니다. 배송과 설치도 쿠팡 기사가 직접 합니다.
출처=TCL코리아 페이스북
출처=TCL코리아 페이스북
한국에서는 생소한 브랜드지만 TCL 이미 글로벌 브랜드입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TCL은 출하량 기준 LG전자를 제치고 2위를 기록했습니다.

TCL의 약진 뒤에는 액정표시장치(LCD) 자회사 CSOT가 있습니다. CSOT는 TCL에 안정적으로 패널을 공급하는 한편 LCD를 헐값에 팔아 경쟁사를 고사시키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소니 같은 가전 업체에 LCD를 싸게 팔아 경쟁사인 LG디스플레이가 수익을 못 내게 하는 것입니다. LG디스플레이는 작년 2조5767억원의 순손실을 냈습니다.

LG디스플레이가 힘들면 모회사이자 TV 제조사인 LG전자도 부담을 지게 됩니다. 지난해 12월 LG전자는 LG디스플레이 유상증자에 참여해 5000억원을 수혈했습니다.

국내 업체들은 프리미엄 제품에 집중하며 중국의 공세에 맞서고 있습니다.

최근 LG전자는 세계 최초로 무선 투명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공개했습니다. 삼성전자도 유사한 기능의 투명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TV를 선보였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엔드 제품은 중국과 한국 제품은 격차가 크다”라며 “백라이트 없이 자체 발광하는 OLED 패널은 중국이 쫓아오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