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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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가 작년 4분기 어닝쇼크를 보고했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무장 정파 하마스 간 분쟁 이후 전 세계가 친(親)이스라엘, 친무슬림 진영으로 갈린 '장외전'에 휘말린 탓이다.

맥도날드는 5일(현지시간) "작년 4분기에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1.95달러로 계산됐고, 매출은 64억1000만달러(약 8조55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금융분석업체 LSEG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는 주당순이익 1.83달러, 매출 64억5000만달러였다. 주당순이익은 컨센서스를 조금 넘어섰으나 매출이 예상치를 하회했다.

지역별로 매출 타격이 확연했다. 맥도날드는 작년 4분기에 글로벌 동일 매장 매출이 3.4% 증가했다고 밝혔다. 시장 전망치(4.9%)를 밑돌았다. 맥도날드가 프랜차이즈 라이선스를 보유한 전 세계 80여개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부의 부진은 더 컸다. 총 해외 라이선스 시장 동일 매장 매출은 0.7% 증가에 그쳐 전문가 예상치(5%)에 한참 뒤처졌다. 반면 미국 내 동일 매장 매출은 메뉴 가격 인상 등에 힘입어 예상대로 4.3% 증가했다.

맥도날드는 중동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무슬림 국가에서의 수요 감소를 원인으로 꼽았다. 최고경영자(CEO) 크리스 켐프친스키는 투자자 컨퍼런스 콜에서 "중동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해외 선진국 라이선스 시장에서는) 의미 있는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프랑스에서도 무슬림 인구가 밀집한 일부 지역에서 매출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덧붙였다.

켐프친스키는 지난달 자신의 링크드인 게시물에서 "중동 전쟁이 지역 안팎에서 맥도날드 사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가짜뉴스가 그 원인"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친팔레스타인 성향 단체(BDS)가 작년 말 "맥도날드가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학살 행위에 연루돼 있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이다. BDS는 한 이스라엘 프랜차이즈 업체가 이스라엘 군인들에게 할인, 무료식사 제공 등 혜택을 제공하기로 결정한 뒤 무슬림 민심이 폭발한 것을 계기로 맥도날드를 공격했었다.

이에 당시 맥도날드는 성명을 통해 "이번 분쟁에 연루된 어떤 정부에도 자금을 지원하거나 지원하지 않는다"고 밝히며 "현지 개발 라이선스 사업 파트너의 조치는 맥도날드의 동의나 승인 없이 독립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날 부진한 실적이 보고된 뒤 맥도날드 주가는 4% 가까이 빠진 285달러 선으로 장을 마감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