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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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서울 동대문구 '스타벅스 경동1960점'을 찾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을 계기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피 전문점의 가격 수준에 쏠리고 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스타벅스 경동1960점의 상생 모델을 언급하며 "스타벅스는 사실 업계의 강자다. 여기가 서민들이 오고 그런 곳은 아니지만, 경동시장 안에 들어와 (스타벅스의) 모든 아이템 당 300원을 경동시장 상인회에 제공하는 상생 협약을 맺은 곳"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스타벅스가 서민들 찾는 곳 아니라니. 한 위원장이 현실을 잘 모르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됐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주요 커피 전문점의 대표 메뉴로 꼽히는 아메리카노 가격은 4000~5000원대에 형성돼 있다. 국내 1위(매출 기준)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 카페 아메리카노와 카페라떼 가격은 기본 사이즈인 톨(355mL) 기준으로 각각 4500원, 5000원이다. 8년 만에 가격을 인상한 2022년을 마지막으로 해당 메뉴 가격을 동결한 상태다. 투썸플레이스 역시 지난해 가격 인상 시 커피류를 제외하면서 아메리카노는 4500원, 카페라떼는 5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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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이 가장 높은 수준인 커피 전문점은 최근 연달아 가격을 인상한 커피빈이 꼽힌다. 커피빈은 지난달 우유가 들어간 음료 가격을 100원씩 인상했다. 지난해 라떼류 제품을 200원씩 올린 지 1년 만에 조정에 나서 카페라떼 한 잔은 스몰 사이즈 기준 5900원으로 6000원에 육박했다. 아메리카노는 5000원으로 유지했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내세워 최다 점포(지난해 말 3800호점)를 보유한 이디야커피의 경우 아메리카노와 카페라떼 가격은 해당 브랜드 기본 용량인 라지(532mL) 기준 각각 3200원, 4200원이다.
사진=컴포즈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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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고물가와 함께 입지를 넓히고 있는 저가 커피 브랜드의 경우 가격이 뚝 떨어진다. 통상 아메리카노 가격은 1000~2000원대에 형성돼 있다. 축구선수 손흥민을 광고모델로 내세운 메가커피는 2000원, 월드스타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뷔가 새 얼굴을 맡은 컴포즈커피는 1500원이다. 커피업계 관계자는 "스타벅스가 한때 고급이라는 이미지가 있었던 게 사실이지만, 오랜 기간 가격 인상을 억누른 바람에 지금은 그렇다고 보기 어렵다"며 "되레 누구나 즐길만한 수준의 커피라는 인식이 굳어졌다"고 말했다.
경동극장을 리모델리한 스타벅스 경동1960점 내부 모습. 극장식의 구조를 그대로 유지했다. / 사진=한경 DB
경동극장을 리모델리한 스타벅스 경동1960점 내부 모습. 극장식의 구조를 그대로 유지했다. / 사진=한경 DB
한편, 한 위원장이 찾은 경동시장에 둥지를 튼 스타벅스 경동1960점은 옛 극장의 구조와 콘셉트를 살린 세계에서 유일한 스타벅스 매장이다. 문을 닫은 경동극장 내부를 리모델링해 새로운 공간으로 탈바꿈, 스타벅스 코리아의 지역 상생 모델 중 하나로 손꼽힌다.
사진=스타벅스 코리아
사진=스타벅스 코리아
판매 수익 일부를 경동시장 상인들과 공유하는 매장일뿐 아니라 1960년대 지어진 경동극장이 MZ(밀레니얼+Z)세대의 발걸음을 이끄는 핫플레이스가 됐기 때문이다. 매장은 극장의 계단식 구조를 살린 매장에 레트로(복고)풍 인테리어와 조명으로 극장 고유의 분위기를 살렸다. 음료가 완성되면 빔프로젝터가 고객 주문번호를 스크린에 띄운다. 이 곳은 스타벅스 코리아가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2023~2024 한국 방문의 해’를 맞아 전국 약 1900개 매장 중 선정한 ‘스타벅스 10대 명소 매장’ 중 한 곳이기도 하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