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2월 2일 오후 3시 9분

롯데건설이 4대 시중은행 등 금융권 8곳과 2조3000억원 규모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매입 펀드를 조성한다. 그동안 발목을 잡아온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 산업은행, 증권사 3곳은 8일까지 투자심의위원회를 열어 2조3000억원 규모의 ‘롯데건설 PF 유동화증권 매입 펀드’ 조성을 확정하기로 했다. 이후 롯데그룹 계열사 투심위를 거쳐 다음달부터 운용될 예정이다. 펀드는 롯데건설의 미착공 PF 사업장을 지원하는 데 쓰인다. 롯데의 미착공 사업장이 본 PF로 넘어가면 금융회사가 조기 상환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이 PF 펀드는 선순위 1조2000억원, 중순위 4000억원, 후순위 7000억원으로 구성된다. 선순위 출자자로는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산업은행 등이 참여한다. 중순위엔 KB증권 등 증권사 3곳이 들어갔다. 롯데물산·호텔롯데·롯데정밀화학 등 롯데그룹 계열사가 7000억~8000억원을 후순위로 댄다.

금리는 선순위 기준 연 6~8%, 중순위 연 8~10%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메리츠금융과 맺은 펀드의 금리(연 12%)보다 확연히 낮아졌다. 만기도 3년으로 기존 1년2개월보다 대폭 늘어났다.

롯데건설은 유동성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 올해 부동산 PF 대출 만기가 도래하는 금액이 크지만 펀드를 통해 차환할 수 있어서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롯데건설 우발채무 약 5조4000억원 중 만기를 연장해야 하는 금액은 2조4000억원이다. 업계에선 롯데건설이 이번 펀드로 대부분의 우발채무를 무리 없이 차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류병화/차준호 기자 hwahw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