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스타트업' 키워낸 佛…네·카만 때리는 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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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규제' 정부가 막아준 미스트랄
창업 7개월만에 몸값 20억달러
獨은 기술펀드 조성해 자금지원
반독점법으로 美빅테크 견제도
잇단 규제로 경쟁에 밀린 네·카
'플랫폼법' 적용땐 뒤처질 수도
창업 7개월만에 몸값 20억달러
獨은 기술펀드 조성해 자금지원
반독점법으로 美빅테크 견제도
잇단 규제로 경쟁에 밀린 네·카
'플랫폼법' 적용땐 뒤처질 수도
정보기술(IT)산업의 불모지 프랑스에 ‘괴물’로 불리는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이 등장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미스트랄AI다. 이 회사의 대규모언어모델(LLM) 미스트랄7B는 오픈AI의 최신 LLM과 경쟁할 정도로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생성형 AI 스타트업의 기업가치 상위 5위 안에 미스트랄AI가 이름을 올렸다. 나머지는 미국 업체들이다.
시장에서는 미스트랄AI의 성공 비결 중 하나로 프랑스 정부의 정책적 배려를 꼽고 있다. 유럽연합(EU) 의회에 “고위험 AI에 대한 관리 부담을 줄이고, 영업비밀을 전부 공개하지는 않는다는 조건을 수용하지 않으면 AI 규제법에 동의할 수 없다”고 엄포를 놓은 일화가 유명하다. 업계에서는 프랑스의 이런 행보를 미스트랄AI를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유럽 기반 AI 스타트업 중에도 눈에 띄는 곳이 많다. 딥엘, 알레프알파, 풀사이드, 큐타이 등이 대표적이다. 딥엘은 AI 기반 번역 서비스 업체로 글로벌 이용자가 10억 명에 달한다. 알레프알파와 큐타이는 LLM 개발사다. 풀사이드는 코드 생성 AI 모델 분야의 강자다. 미스트랄AI를 포함해 5개 스타트업은 지난해에만 16억달러(약 2조1312억원)의 투자금을 확보했다.
업계에서는 자국의 검색과 동영상, SNS,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을 구글, 메타, 넷플릭스 등 미국 기업에 내준 유럽이 모처럼 반격에 나섰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정책적 승리’라는 평가도 나온다. EU는 독점금지법 위반 혐의로 구글에 수조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빅테크 확산을 집중 견제해 왔다. 대신 유럽 기업엔 아낌없는 지원을 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딥테크플랜이라는 정책으로 작년까지 5년간 25억유로(약 3조5685억원)를 자국 기술 스타트업에 투입했다. 독일은 딥테크퓨처펀드를 조성해 2021년부터 2030년까지 기업당 최대 3000만유로(약 427억원)를 지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럽과 반대로 자국 기업에 더 가혹한 한국 특유의 규제 시스템이 국내 IT기업의 경쟁력에 악영향을 준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도입을 추진 중인 플랫폼공정경쟁촉진법(플랫폼법)에 대한 우려도 상당하다. 플랫폼법의 핵심은 시장 지배력을 지닌 플랫폼사업자를 사전에 지정해 △자사 우대 △끼워 팔기 △경쟁 플랫폼 이용 제한 등을 금지하는 것이다. 플랫폼기업의 불공정 행위를 막고 경쟁을 촉진하자는 취지지만, 규제가 용이한 한국 기업들만 골탕을 먹게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AI 스타트업으로 되살아난 유럽
6일 업계에 따르면 미스트랄AI는 최근 기업가치 20억달러(약 2조6560억원)를 넘어섰다. 창업한 지 7개월 만에 이룬 성과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 회사를 “프랑스의 천재 기업”이라고 극찬한 배경이다.시장에서는 미스트랄AI의 성공 비결 중 하나로 프랑스 정부의 정책적 배려를 꼽고 있다. 유럽연합(EU) 의회에 “고위험 AI에 대한 관리 부담을 줄이고, 영업비밀을 전부 공개하지는 않는다는 조건을 수용하지 않으면 AI 규제법에 동의할 수 없다”고 엄포를 놓은 일화가 유명하다. 업계에서는 프랑스의 이런 행보를 미스트랄AI를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유럽 기반 AI 스타트업 중에도 눈에 띄는 곳이 많다. 딥엘, 알레프알파, 풀사이드, 큐타이 등이 대표적이다. 딥엘은 AI 기반 번역 서비스 업체로 글로벌 이용자가 10억 명에 달한다. 알레프알파와 큐타이는 LLM 개발사다. 풀사이드는 코드 생성 AI 모델 분야의 강자다. 미스트랄AI를 포함해 5개 스타트업은 지난해에만 16억달러(약 2조1312억원)의 투자금을 확보했다.
업계에서는 자국의 검색과 동영상, SNS,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을 구글, 메타, 넷플릭스 등 미국 기업에 내준 유럽이 모처럼 반격에 나섰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정책적 승리’라는 평가도 나온다. EU는 독점금지법 위반 혐의로 구글에 수조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빅테크 확산을 집중 견제해 왔다. 대신 유럽 기업엔 아낌없는 지원을 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딥테크플랜이라는 정책으로 작년까지 5년간 25억유로(약 3조5685억원)를 자국 기술 스타트업에 투입했다. 독일은 딥테크퓨처펀드를 조성해 2021년부터 2030년까지 기업당 최대 3000만유로(약 427억원)를 지원하고 있다.
국내는 막무가내 규제
국내 IT 서비스 시장은 미국 빅테크의 시장 점유율이 높지 않다. 네이버 카카오 등의 선전 덕이다. 하지만 최근 모바일 시장에서 유튜브가 카카오톡을 따돌리고 사용자 수 1위에 오르는 등 곳곳에서 위기 신호가 감지되는 모습이다. 모바일 데이터 분석업체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앱 기준으로 지난달 유튜브 월간활성이용자(MAU)는 4547만3733명으로 카카오톡(4524만9744명)보다 많았다.전문가들은 유럽과 반대로 자국 기업에 더 가혹한 한국 특유의 규제 시스템이 국내 IT기업의 경쟁력에 악영향을 준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도입을 추진 중인 플랫폼공정경쟁촉진법(플랫폼법)에 대한 우려도 상당하다. 플랫폼법의 핵심은 시장 지배력을 지닌 플랫폼사업자를 사전에 지정해 △자사 우대 △끼워 팔기 △경쟁 플랫폼 이용 제한 등을 금지하는 것이다. 플랫폼기업의 불공정 행위를 막고 경쟁을 촉진하자는 취지지만, 규제가 용이한 한국 기업들만 골탕을 먹게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