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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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완성차 1위 기업 도요타가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 대만 TSMC와 손을 잡았다. TSMC의 일본 공장 운영사에 처음 출자하기로 했다.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반도체를 안정적으로 조달하는 것이 목표다.

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TSMC는 이날 일본 구마모토 공장의 운영 자회사인 JASM에 도요타가 출자한다고 발표했다. TSMC는 구마모토에 일본 내 두 번째 공장도 설립한다. 차량용 반도체 수요를 겨냥해 일본 내 공급망을 확대하는 것이다.

JASM에는 이미 소니그룹과 덴소가 출자하고 있다. 두 회사는 도요타 출자에 맞춰 추가 출자하기로 했다. 새 지분율은 TSMC 86.5%, 소니그룹 6%, 덴소 5.5%, 도요타 2%다.

도요타, 日 최초 시총 50조엔 돌파…TSMC와도 손잡아
도요타는 이번 출자를 통해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에 필수인 고성능 반도체를 안정적으로 조달하겠다는 계획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차량용 반도체 공급에 차질이 발생해 완성차를 생산하지 못했던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TSMC의 구마모토 2공장은 올해 말 건설을 시작해 2027년 말 가동할 예정이다. 6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반도체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 월 생산능력은 1공장과 합쳐 10만 장 이상을 목표로 한다.

TSMC의 일본 투자액은 2공장까지 합쳐 200억달러(약 27조원)를 넘어선다. 일본 경제산업성이 자금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TSMC는 3400명 이상의 하이테크 전문 인력을 고용할 예정이다.

첨단기술 분야에서 미·중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일본 미국 유럽 등은 중국을 겨냥해 반도체 공급망 재구축에 나섰다. 일본의 TSMC 유치도 그 일환이다. TSMC는 “구마모토 공장의 생산 규모 확대로 JASM 전체 비용 구조와 공급망 효율 개선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TSMC의 반도체 생산은 현재 90% 이상이 대만에 집중돼 있다. 이에 생산 기지를 분산하는 중이다. 미국 애리조나 1공장은 2025년, 독일 드레스덴 공장은 2027년 가동할 예정이다.

도요타는 하이브리드카 수요 증가세에 올라타면서 일본 기업 최초로 시가총액 50조엔(약 447조원)을 돌파했다. 이날 도요타 주가는 4.78% 급등한 주당 3135엔에 마감했다. 1996년 처음으로 10조엔을 넘어선 도요타 시총은 이날 51조1474억엔을 기록해 28년 만에 다섯 배로 증가했다. 최근 계열사의 품질 인증 부정 문제에도 해외 투자자의 매입, 엔화 약세, 실적 호재 등이 이어진 영향이다.

도요타의 연간 영업이익 전망도 낙관적이다. 3월 결산하는 도요타는 연간 영업이익 전망을 기존 4조5000억엔에서 9%가량 늘어난 4조9000억엔으로 상향 조정했다.

김일규/김세민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