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국제업무지구 조감도. 사진=서울시
용산국제업무지구 조감도. 사진=서울시
최근 서울시에서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계획(안)'을 마련,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뉴욕 최대 복합개발지 허드슨 야드의 4.4배 규모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 수직 도시를 서울 한복판에 탄생시킨다는 계획입니다. 용적률 1700%를 적용해 최고 100층 안팎의 랜드마크를 건설하고 세계 최초로 45층 건물을 잇는 1.1km 스카이 트레일을 설치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랜드마크를 건설하려면 사업성이 좋아야 합니다. 최근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 랜드마크 부지 매각공고가 나왔는데, 대형 건설회사들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있습니다. 땅값은 8000억원이 넘을 정도로 비싸기에 분양을 가정해도 사업성이 나오지 않는 탓입니다. 야심 차게 133층 랜드마크를 추진했던 DMC 지역에 랜드마크가 들어서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사업성을 갖추려면 주거 비율을 높여야 합니다. 뉴욕 맨해튼에 2015년 준공한 '432 파크 애비뉴'는 지상 85층, 426m 높이 건물 전체가 주거용입니다. 같은 지역에 2018년 준공한 111W. 57 St. 역시 8층까지 백화점이고 이후 131층까지 모두 주거용 건물입니다. 2019년에 준공한 센트럴 파크 타워도 높이가 541m나 되지만 70%가 주거용입니다.

세계 최고층 주거 건축물은 사업성이 갖춰지고 수요도 충분하니 랜드마크적인 외관과 기능을 갖게 됩니다. 우리는 그 멋진 초고층 빌딩을 보러 뉴욕 맨해튼에 갑니다. 뉴욕만 주거용 빌딩이 늘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세계적인 도시들마다 오피스 공실률이 늘고 주거 공간은 부족합니다. 이러한 상황이 반영된 개발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세계 최고층 건물인 부르즈 할리파도 1층부터 19층까지 호텔이고 39층까지는 서비스 레지던스, 나머지 층은 모두 아파트 등 주거용 공간입니다. 랜드마크가 될 건물은 높이로 인해 사업성이 낮아지고, 부족한 사업성을 채우려면 주거 비중이 커야 합니다.
한강변에서 바라본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진=서울시
한강변에서 바라본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진=서울시
아파트는 높은 사업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최근 분양한 '포제스 한강'은 분양가가 3.3㎡당 1억1500만원임에도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한남더힐', '나인원 한남' 등은 100억원대 거래가 나올 정도로 인기가 좋습니다. '메이플 자이'도 일반분양가가 3.3㎡당 6705만원인데 1순위에서 442대 1의 경쟁률을 보였습니다.

결국 용산국제업무지구에 세계 관광객이 모이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현재 시공 중인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킹덤타워가 1001m라고 합니다. 용산에는 이보다 높은 1200m 높이의 200층 규모 랜드마크 빌딩을 지어야 합니다.

대폭 오른 공사비와 고금리 금융비용을 감안해 최소한의 사업성을 확보하려면 주거 비중은 80%를 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용산 국제업무지구 토지를 매각할 때는 용도 규제를 최소화하고 디자인과 인테리어, MD 등을 최우선으로 반영해 공모해야 합니다.

랜드마크 디자인 설계는 서울시민 전체가 투표로 선정해야 합니다. 전문가 몇 명이 고르는 것 보다 모든 시민이 봤을 때 멋지게 느껴지는 것이 진짜 랜드마크입니다. 그렇게 선정해야 용산에 진짜 랜드마크가 들어갈 수 있습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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