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부 단일시즌 최다 연패 타이…7경기 더 지면 남녀 통합 최다연패
FA 영입에 돈 쏟아부었지만…아마추어적인 구단 운영 문제로 휘청휘청
페퍼저축은행, 프로배구 남녀 통합 최다 연패까지 깨나
프로배구 여자부 페퍼저축은행이 패배와 관련한 각종 기록을 깰 태세다.

페퍼저축은행은 6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GS칼텍스와 홈 경기에서 세트 점수 2-3으로 패하면서 단일시즌 최다 연패 타이기록인 20연패 수렁에 빠졌다.

페퍼저축은행은 10일 화성종합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IBK기업은행과 방문경기에서 지면 프로배구 여자부 최초로 21연패 불명예 기록을 작성하게 된다.

문제는 남자부 연패 기록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프로배구 남자부 최다 연패 기록은 한국전력(당시 KEPCO)이 2007~2008시즌, 2008-~2009시즌에 걸쳐 당한 27연패다.

페퍼저축은행은 올 시즌 9경기를 남겨두고 있어서 올해 안으로 남녀 통합 최다 연패 기록을 깰 가능성이 있다.

팀 성적은 처참한 수준이다.

올 시즌 27경기에서 2승 25패 승점 8을 기록했다.

6위 한국도로공사(9승 17패 승점 28)와 승점 20 차이로 벌어져 있어서 탈꼴찌 가능성은 희박하다.

페퍼저축은행은 탈꼴찌, 타팀과 경쟁보다는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는 데 집중해야 한다.

페퍼저축은행이 근접한 불명예 기록은 연패 기록뿐만이 아니다.

남은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하면 2005년 V리그 출범 후 여자부 최저 승률 기록까지 갈아치우게 된다.

이전까지 기록은 페퍼저축은행이 2021-2022시즌에 거둔 3승 28패다.

페퍼저축은행은 남은 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역대 최초(팀당 20경기 이상 치른 시즌 기준)로 한 시즌 동안 3승 미만의 승리를 거둔 팀으로 이름을 남기게 된다.

최소 승리 기록은 3승으로 2006-2007시즌 정관장(당시 KT&G·3승 21패), 2021-2022시즌 페퍼저축은행이 갖고 있다.

페퍼저축은행, 프로배구 남녀 통합 최다 연패까지 깨나
페퍼저축은행의 부진 배경엔 아마추어적인 구단 운영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2021-2022시즌 프로배구에 합류한 페퍼저축은행은 두 시즌 연속 참담한 성적을 거두자 2023-2024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인 변화를 시도하면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검증된 외국인 선수 야스민 베다르트(등록명 야스민)를 영입하면서 자유계약선수(FA) 박정아까지 데려왔다.

그러나 페퍼저축은행은 시즌 준비 과정에서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연발했다.

한국도로공사에 내줄 보상 선수 명단을 잘못 꾸렸다가 주전 세터 이고은을 내보냈고, 부랴부랴 미들 블로커 최가은과 2023-2024시즌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내주고 이고은을 다시 영입하는 촌극을 빚었다.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던 아헨 킴 감독은 부임 4개월 만에 개인 사정으로 사퇴해 팀 분위기가 송두리째 흔들렸다.

구단은 급히 조 트린지 감독을 선임했으나 시즌 준비 기간이 너무 짧았다.

페퍼저축은행은 트린지 감독 선임 후 두 달 만에 컵대회에 출전했고, 이후 곧바로 시즌에 들어갔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새 시즌을 시작한 페퍼저축은행은 속절없이 무너졌다.

페퍼저축은행이 승리한 건 지난해 10월 19일 한국도로공사전(3-2), 11월 10일 GS칼텍스전(3-2)이 전부다.

선수들이 승리를 맛본 지는 89일이 지났다.

문제는 위기를 벗어날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외국인 선수 야스민의 컨디션이 급격하게 악화했다.

그는 지난 3일 한국도로공사전에서 오른쪽 어깨를 다쳤고 6일 GS칼텍스전에 결장했다.

야스민이 어깨 통증을 호소한 건 처음이 아니다.

그는 현대건설에서 뛰던 지난 시즌에도 어깨와 허리 부상으로 고생하다가 시즌 중반 퇴출됐다.

많은 팀은 부상 재발 위험 때문에 야스민과 계약을 꺼렸으나 페퍼저축은행은 도박을 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