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인터뷰서 "반대파 탄압에 법원 이용" 비난…훈센 "관용은 없어"
캄보디아 집권당, 인권활동가에 6억대 소송…"훈센 전총리 지시"
캄보디아 집권당이 정권을 비난한 인권 활동가를 상대로 수억원대의 소송을 제기했다.

7일 AP통신에 따르면 집권 캄보디아인민당(CPP)은 이틀 전 캄보디아 인권협회(ADHOC)의 썽 센 카루나 부대표를 명예훼손 혐의로 프놈펜 지방법원에 고소했다.

이는 당 의장을 맡고 있는 훈센 전 총리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손해배상 청구액은 50만달러(약 6억6천만원)에 달한다.

CPP는 소장에서 집권당이 정치적 반대파 탄압 도구로 법원을 이용하고 있다는 썽의 언론 인터뷰 내용을 문제 삼았다.

그러면서 이런 발언은 과장되고 진실하지 못하며 다음 달 상원의원 선거를 앞두고 대중을 자극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훈센 전 총리는 썽에 대한 강경 대응 방침을 시사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CPP와 나를 공격하는 자에 대해 더 이상의 관용은 없다"면서 "사법 시스템을 통해 정의를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썽은 사회 정의와 민주주의 강화를 위해 인터뷰했으며 특정 정파를 도우려는 의도는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썽은 최근 온라인 뉴스 사이트 '캄보디아 데일리'와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매체는 2017년 훈센 당시 총리에 의해 폐간된 뒤 미국으로 근거지를 옮겨서 운영되고 있다.

훈센 전 총리는 정치적 반대파를 탄압하면서 38년간 캄보디아를 통치했다.

그는 지난해 7월 23일 실시된 총선에서 자신이 이끄는 집권 캄보디아인민당(CPP)이 전체 의석 125개 중 120개를 차지하는 압승을 거둔 뒤 총리직을 장남인 훈 마넷에게 물려줬다.

한 달 뒤 구성된 새 국회가 훈 마넷의 총리 선출을 승인하면서 부자간 권력 대물림은 완료됐다.

하지만 훈센 전 총리는 퇴임 후에도 막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는 총리 퇴임 후에도 집권당 의장과 국회의원직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국왕 최고 자문위원장까지 맡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