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면책 특권 안돼" 법원 판결…'3중고'에 빠진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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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상충 우려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삼중고’에 빠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해 6일(현지시간) 미국 법원이 대통령 면책 특권 주장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궁지에 몰렸다. 사법 리스크뿐 아니다. 트럼프그룹의 각종 사업이 이해 상충을 일으킬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경쟁 후보인 니키 헤일리 전 대사가 경선을 포기하지 않고 있는 것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는 큰 부담이다.
미국 워싱턴 D.C. 연방 항소 법원 재판부는 이날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혐의 기소와 관련해 “미국 대통령의 재임 중 공무 행위는 퇴임 후에도 형사 처벌 대상이 될 수 없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의 면책 특권 주장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통령직에서 퇴임함에 따라) 다른 형사재판 피고인이 보유하는 모든 방어권을 가진 ‘시민 트럼프’가 됐다”며 “대통령 시절 그에게 적용됐을 수 있는 면책 특권은 더 이상 그를 보호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혐의에 대해 피고인 자격으로 서는 데 문제가 없다는 얘기다. 잭 스미스 특별검사는 2020년 대선에서 패배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 의원, 법무부 당국자, 마이크 펜스 당시 부통령 등을 압박해 대선 결과 인증을 방해하려 한 혐의로 지난해 7월 그를 기소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재임 시 면책 특권을 근거로 내세워 2020년 대선 관련 사건에 대한 법정 절차를 모두 보류할 것을 요구해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면책 특권 주장은 지난해 12월 1심 법원에서 기각된 데 이어 이번 2심 법원에서도 재차 기각됐다.
스티븐 청 트럼프 대선 캠프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법원의 이번 결정을 정중히 배척하며 대통령직과 헌법을 지키기 위해 상소할 것”이라며 “만약 면책이 대통령에게 적용되지 않는다면 향후 퇴임하는 대통령은 (퇴임) 즉시 상대 정당에 의해 기소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상소하면 이번 면책 공방은 연방 항소법원 전원 재판부 또는 연방 대법원 등 상급 재판부로 넘어가게 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는 11월5일 치러지는 대선 이후로 형사 재판 개정을 지연시킨다는 전략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칼럼니스트 E 진 캐럴이 제기한 명예훼손 소송에서 패소해 8330만달러(약 1100억원)의 손해배상 책임을 진 데 이어 뉴욕주에 거금의 벌금을 낼 위기다. 뉴욕주는 “기업 순자산을 부풀려 은행에서 부정하게 대출받았다”는 이유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3억7000만달러(약 4910억원)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당초 지난달 말 예정돼 있던 이번 선고 결과는 조만간 나올 것으로 보인다.
또한 사업가로서 명성을 쌓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목을 잡는 건 이해상충 우려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공화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뒤 “재임 기간에 트럼프그룹의 해외 사업을 중단하겠다”고 약속했다. 그의 집권 후 트럼프그룹은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필리핀 등에서 추진하던 일부 사업을 접었다. 하지만 인도·인도네시아·우루과이 등에서는 사업 중단 시 투자자 등으로부터 소송을 당할 수 있다는 이유로 업무를 계속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그룹은 현재 4개 대륙, 10개 이상의 국가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최소 17개의 주거용 건물과 12개의 골프장, 12개의 호텔·리조트 개발 사업을 포함해 49개 사업을 동시에 진행 중이다. 이 회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 퇴임 시기인 2021년부터 해외 부동산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해왔다. WSJ는 “이런 상황에서 그가 재집권에 성공하면 집권 1기와 마찬가지로 대통령의 통치 행위가 가족 사업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논란이 뒤따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펌프 전 대통령이 유죄판결을 받거나 지지율이 추락할 경우 마지막 남은 경쟁 후보인 니키 헤일리 전 대사가 수혜를 입을지도 관심사다. 헤일리 전 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큰 격차로 지지율이 뒤처지면서도 계속 경선에 도전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전날 폭스뉴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를 이기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왜 사우스캐롤라이나 투표 때까지 기다리지 못하느냐”고 반문한 뒤 “나는 아무 데도 가지 않는다. 아직 48개 주 선거가 더 남았다”면서 사퇴 의사가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항소법원도 “면책 적용 안 돼”…트럼프 “상소”
미국 워싱턴 D.C. 연방 항소 법원 재판부는 이날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혐의 기소와 관련해 “미국 대통령의 재임 중 공무 행위는 퇴임 후에도 형사 처벌 대상이 될 수 없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의 면책 특권 주장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통령직에서 퇴임함에 따라) 다른 형사재판 피고인이 보유하는 모든 방어권을 가진 ‘시민 트럼프’가 됐다”며 “대통령 시절 그에게 적용됐을 수 있는 면책 특권은 더 이상 그를 보호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혐의에 대해 피고인 자격으로 서는 데 문제가 없다는 얘기다. 잭 스미스 특별검사는 2020년 대선에서 패배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 의원, 법무부 당국자, 마이크 펜스 당시 부통령 등을 압박해 대선 결과 인증을 방해하려 한 혐의로 지난해 7월 그를 기소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재임 시 면책 특권을 근거로 내세워 2020년 대선 관련 사건에 대한 법정 절차를 모두 보류할 것을 요구해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면책 특권 주장은 지난해 12월 1심 법원에서 기각된 데 이어 이번 2심 법원에서도 재차 기각됐다.
스티븐 청 트럼프 대선 캠프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법원의 이번 결정을 정중히 배척하며 대통령직과 헌법을 지키기 위해 상소할 것”이라며 “만약 면책이 대통령에게 적용되지 않는다면 향후 퇴임하는 대통령은 (퇴임) 즉시 상대 정당에 의해 기소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상소하면 이번 면책 공방은 연방 항소법원 전원 재판부 또는 연방 대법원 등 상급 재판부로 넘어가게 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는 11월5일 치러지는 대선 이후로 형사 재판 개정을 지연시킨다는 전략이다.
○트럼프 유죄판결 대비?…헤일리 사퇴 안해
문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이제 시작이라는 점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개입 의혹뿐 아니라 2021년 1·6 의회 난입 독려, 성 추문 입막음 돈 사건, 기밀문서 유출 등과 관련한 4개 사건에서 91개 혐의로 형사 기소됐으나 모두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그룹의 사기 대출, 성추행 및 명예훼손 등 민사 소송도 줄줄이 걸려있다. 11월 대선 출마 자격 문제를 놓고도 법적 판단을 받아야 한다.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칼럼니스트 E 진 캐럴이 제기한 명예훼손 소송에서 패소해 8330만달러(약 1100억원)의 손해배상 책임을 진 데 이어 뉴욕주에 거금의 벌금을 낼 위기다. 뉴욕주는 “기업 순자산을 부풀려 은행에서 부정하게 대출받았다”는 이유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3억7000만달러(약 4910억원)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당초 지난달 말 예정돼 있던 이번 선고 결과는 조만간 나올 것으로 보인다.
또한 사업가로서 명성을 쌓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목을 잡는 건 이해상충 우려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공화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뒤 “재임 기간에 트럼프그룹의 해외 사업을 중단하겠다”고 약속했다. 그의 집권 후 트럼프그룹은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필리핀 등에서 추진하던 일부 사업을 접었다. 하지만 인도·인도네시아·우루과이 등에서는 사업 중단 시 투자자 등으로부터 소송을 당할 수 있다는 이유로 업무를 계속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그룹은 현재 4개 대륙, 10개 이상의 국가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최소 17개의 주거용 건물과 12개의 골프장, 12개의 호텔·리조트 개발 사업을 포함해 49개 사업을 동시에 진행 중이다. 이 회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 퇴임 시기인 2021년부터 해외 부동산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해왔다. WSJ는 “이런 상황에서 그가 재집권에 성공하면 집권 1기와 마찬가지로 대통령의 통치 행위가 가족 사업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논란이 뒤따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펌프 전 대통령이 유죄판결을 받거나 지지율이 추락할 경우 마지막 남은 경쟁 후보인 니키 헤일리 전 대사가 수혜를 입을지도 관심사다. 헤일리 전 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큰 격차로 지지율이 뒤처지면서도 계속 경선에 도전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전날 폭스뉴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를 이기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왜 사우스캐롤라이나 투표 때까지 기다리지 못하느냐”고 반문한 뒤 “나는 아무 데도 가지 않는다. 아직 48개 주 선거가 더 남았다”면서 사퇴 의사가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