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사흘만에 반등했으나 "순환매 흐름 이어질 듯"
[마켓톺] 개미들이 던진 이차전지株…외국인 폭풍쇼핑
올해 들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이차전지 종목들이 오랜만에 활짝 웃었다.

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2.39%), POSCO홀딩스(2.86%), 포스코퓨처엠(3.46%), 삼성SDI(2.14%), 엘앤에프(3.70%) 등이 하락세에서 벗어나 줄줄이 반등했다.

전방 산업을 이끄는 테슬라가 전날 뉴욕 증시에서 2% 이상 상승한 가운데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덕분이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락을 거듭했던 테슬라가 2.2% 반등한 가운데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업종에 눌려 상대적 약세를 보였던 이차전지 밸류체인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차전지 종목을 대거 사들이며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이차전지 관련 5개 종목(LG에너지솔루션·POSCO홀딩스·포스코퓨처엠·삼성SDI·엘앤에프)에 대해 모두 매수 우위를 보였다.

이들 종목의 순매수액은 총 690억원에 달했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이들 종목을 모두 순매도하며 정반대의 모습을 보였다.

순매도액은 총 1천270억원 수준이다.

외국인은 코스닥시장에서도 이차전지 종목을 쓸어 담았다.

외국인은 이날 에코프로를 460억원 순매수했으며 에코프로비엠도 60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이에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 주가는 각각 13.75%, 6.71% 급등했다.

하루 반등으로 이차전지 종목들의 앞날을 예단하긴 어렵다.

이날 개인들의 매도세를 비롯한 최근의 단기 대응은 약화된 신뢰를 보여준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차전지 종목들에 드리운 업황 부진의 먹구름이 서서히 걷힐 것이란 낙관론도 없지 않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연말 재고 증가에 따른 실적 부진 등으로 이차전지 업황에 대해 다소 비관적인 전망이 지배하지만 올해 연간 전기차(EV) 기업들의 생산 일정에 변화가 없어 산업 성장에 대한 기존 관점을 유지한다"며 "GM이 제시한 올해 EV 판매 예상치를 고려할 때 포스코퓨처엠, LG화학 등 국내 기업들의 양극재 출하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올해 EV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 우려를 역발상 투자의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날 코스피는 이차전지주의 반등을 앞세워 전날보다 33.38p(1.30%) 오른 2,609.58로 마감해 사흘 만에 2,600 고지를 탈환했다.

코스닥지수도 4.89p(0.61%) 오른 811.92를 기록했다.

증시가 사흘 만에 반등했지만 추세를 논하기는 아직 일러 보인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오늘 2,600선까지 회복했으나 대외적으로 3월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하면서 해외 금리 상승세가 재개되는 상황에서 앞으로 시장 금리를 따라 횡보하는 흐름이 예상된다"며 "저PBR주, 이차전지주 등 여러 테마를 중심으로 순환매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