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7일 방영된 KBS 특별대담에서 대담자인 박장범 앵커에게 저출생, 코리아 디스카운트, 물가 관리 등 경제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방영된 KBS 특별대담에서 대담자인 박장범 앵커에게 저출생, 코리아 디스카운트, 물가 관리 등 경제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은 7일 방송된 KBS와의 특별대담에서 “합계출산율 1.0명을 목표로 대책을 강구하겠다”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효율적으로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저출산 해소를 위해 구체적인 합계출산율 목표치를 제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물가 관리, 의료개혁 분야 등에 대한 국정과제도 상세하게 제시했다.

○저출산 목표치 제시

윤 대통령은 이날 최우선 국정 핵심과제로 저출산을 꼽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3분기 기준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은 역대 최저인 0.7명이다. 4분기엔 출산율이 0.6명대까지 떨어졌을 것이란 추정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저출산 정책에 대해 “약 20년 동안 정말 많은 재정을 투입하고 노력도 했지만 효과가 없었다”며 “구조적인 부분과 구체적인 정책 부분을 나눠 이번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정말 효율적으로 가동해 가시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저출산 문제를) 우리 사회가 과도한 경쟁에 휘말려 있는 것 아니냐는 관점에서도 접근할 것”이라며 “지방균형발전도 그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방과 후 아이들을 돌봐주는 ‘늘봄학교’ 확대 계획도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올해 늘봄학교를 대폭 확대해 하반기에는 전국적으로 다 실시할 계획”이라며 “가급적이면 외부 교사를 많이 채용하고 교사들에 대해선 합당한 보상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갈등이나 이해 대립이 있어도 어떻게든 조정해 나가면서 추진해야 할 제도”라고 강조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의지도 재차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들이 주식시장을 통해 자산 형성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보장해야 한다”며 “기업이 발전할 때 그 기업에 투자한 근로자들이 자산 형성을 할 수 있다면 불필요한 계급 갈등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기 위해선 규제, 특히 조세 제도에 의한 규제적 측면들을 제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은행 간 공정경쟁으로 소비자 혜택”

윤 대통령은 금융 부문의 자유로운 경쟁도 주요 국정과제로 꼽았다. 윤 대통령은 “국내 은행이 대형화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과점 체계가 됐다”며 “대출 등 금융 서비스를 받는 고객 입장에서 독과점으로 피해 보는 사례가 많았기 때문에 자유로운 경쟁을 유도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금융 소비자가) 다양한 대출 조건을 다 보고 편리하게 갈아탈 수 있게 해 은행 간 경쟁을 유도한 결과 금리가 1.6%포인트 내렸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지난해 5월 31일 도입된 대환대출 인프라로 금리 인하 효과가 나타난 것을 지목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환대출 인프라를 활용하면 스마트폰으로 클릭 몇 번에 더 싼 이자의 대출로 갈아탈 수 있다.

의료 개혁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소아과 오픈런, 응급실 뺑뺑이라는 말이 있다고 하는 것은 정말 부끄러운 일”이라며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이 의료 개혁을 본격적으로 추진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소아과 산부인과 응급의료 외과 흉부외과 등 지역 의사들이 수도권으로만 가지 않고 지역 완결적인 의료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의사 정원 확대에 대해서는 “의료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이라든지, 바이오 헬스케어 분야를 키우기 위해서라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일”이라며 “환자와 환자 가족 그리고 의료진 입장에서도 다 같이 상생할 수 있는 그런 길”이라고 했다. 정부는 지난 6일 2025학년도 대학 입시부터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린 5058명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강경민/박상용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