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에서 ‘정부·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여론이 견제론을 앞섰다는 전국지표조사(NBS) 결과가 나왔다. NBS 조사에서 정부·여당 지원론이 견제론보다 높게 나온 건 지난해 9월 이후 5개월여 만이다.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는 무당층 비율도 1년6개월 만에 가장 낮게 나왔다. 총선을 2개월 앞두고 중도층 표심이 요동치는 가운데 설 연휴(9~12일) 기간 민심의 향배에 여야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 지원론, 견제론 역전…무당층 9%P↓
8일 공표된 NBS 결과에 따르면 2월 둘째 주(5~7일) 시행한 총선 인식 조사에서 정부·여당 지원론에 동의한다는 비율이 47%, 견제는 44%로 현 정부와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여론이 우세하게 나타났다. 조사는 전국 만 18세 이상 국민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총선에서 정부·여당을 견제해야 한다는 여론은 지난해 9월 넷째 주 조사 이후 줄곧 지원론보다 높게 나왔다. 올해 첫 조사에서는 견제(50%)와 지원(39%) 여론의 격차가 최대 11%포인트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그때를 기점으로 1월 넷째 주에는 격차가 6%포인트(지원 42%·견제 48%)로 좁혀지더니 이번 조사에서는 결과가 뒤집혔다.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도 국민의힘 37%, 더불어민주당 30%로 직전 조사 때보다 격차가 7%포인트 더 벌어졌다. 직전 조사에서는 국민의힘 33%, 민주당 30%였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간 갈등이 봉합되는 과정에서 주도권을 대통령실이 아니라 국민의힘이 가져온 것으로 나타나면서 정부·여당 지원론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올랐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수도권 민심은 민주당이 우세한 것으로 나왔다. 한국갤럽이 뉴스1의 의뢰로 서울·경기·인천 지역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포인트)에서 ‘내일이 선거일이면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어느 정당에 투표하겠냐’는 질문에 42%가 민주당 후보라고 답했다. 국민의힘 후보는 35%였다.

‘무당층 감소’도 두드러진 특징이다. NBS 조사에서 무당층 비율은 23%로, 지난해 말(32%)과 비교하면 두 달여 만에 9%포인트 줄었다. 무당층 비율 23%는 2022년 8월 둘째 주 조사(23%) 이후 1년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올해 들어 민주당 지지율이 제자리걸음인 반면 국민의힘 지지율이 상승세에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도층 민심의 상당 부분이 여당 쪽으로 흡수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한동훈 비대위 효과’가 국민의힘 지지율 상승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설 연휴 이후 본격화할 양당의 공천과 제3지대 세력 연합 과정에 나타나는 갈등 양상이 앞으로 두 달간 총선 판세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여당이든 야당이든 결국 공천을 얼마나 매끄럽게 해내느냐가 단기 지지율 변화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