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일 특별대담에서 김건희 여사의 명품 파우치 논란에 아쉬움을 표한 것을 두고 8일 여야의 반응이 엇갈렸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재발 방지를 비롯해 진솔한 자기 생각을 말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반면 야당은 “윤 대통령이 제대로 사과했어야 한다”고 몰아붙였다.

한 위원장은 이날 서울 노원구에서 연탄 나눔 봉사활동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적 걱정, 우려가 있다는 것에 대해 대통령이 공감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과와 유감 표명이 없었다’는 질문에는 “처음 답으로 갈음한다”며 말을 아꼈다. 이어 ‘김건희 리스크가 더 이상 언급될 필요가 없다고 보느냐’고 묻자 “리스크라고 프레임을 하는 것에 공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 윤 대통령이 이 사안을 ‘몰카 정치 공작’이라고 규정한 것에 대해선 “시계 몰카로 찍은 것이고 지금까지 들고 있다가 총선쯤 터뜨린 것”이라고 했다. 다만 “그 과정에서 국민 눈높이에서 우려할 만한 점이 있었다, 그것도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여당에서도 김 여사 문제에 꾸준히 목소리를 내온 김경율 비대위원은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께서 계속 ‘아쉽다’고 하셨는데 저도 똑같은 말씀을 반복하겠다. 아쉽다”고 언급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김 여사 논란에 대한 윤 대통령의 발언을 강도 높게 질타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잘 짜인 각본에 따른 신년대담으로 지금의 궁색한 처지를 모면하려고 했으나, 아쉬움과 불행함만 더 했다”며 “오히려 국민과 괴리된 불통만 확인된 시간이었다”고 비판했다. 윤건영 의원은 “명품백 받은 걸 정치공작이라고 할 수 있는지 이해가 안 된다. 인식의 차이가 너무 크다”며 “뇌물을 받든 폭행을 하든 몰카에 찍히면 그게 다 면죄가 되고 죄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