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의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털(CVC)이 미래 산업에 투자하는 첫 번째 펀드를 조성했다. 1000억원 규모의 이 펀드는 두산그룹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인공지능(AI), 로봇, 반도체, 자동화, 친환경에너지 등 분야에 투자할 계획이다.

두산그룹 CVC인 두산인베스트먼트는 ㈜두산,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밥캣, 두산테스나, 두산로보틱스 등 5개 계열사로부터 200억원씩 출자받았다고 8일 밝혔다. 펀드명은 ‘두산신기술투자조합 1호’로 정했다. 두산그룹이 CVC를 설립한 건 투자수익을 내기 위해서가 아니다. 펀드자금을 로봇(두산로보틱스), 반도체(두산테스나) 등 계열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스타트업 등에 투자할 계획이어서다.

두산 관계자는 “유망 기술을 보유한 벤처회사를 키우면 향후 비슷한 사업을 벌이는 계열사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그룹은 벤처투자 규모를 차츰 확대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두산은 지주사 두산의 자회사로 두산인베스트먼트를 설립했다.

지난해 두산 지주사 매출은 전년 대비 12.6% 늘어난 19조1301억원, 영업이익은 27.6% 증가한 1조4363억원이었다. 벤처투자를 확대할 여력을 갖췄다는 얘기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