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차세대 대규모언어모델(LLM)인 제미나이를 중심으로 생성형 인공지능(AI) 생태계를 전환한다. 이미지, 영상, 음성 등 다양한 데이터를 학습한 제미나이를 활용해 자사 챗봇과 업무 도구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일부 고성능 모델을 유료로 전환한 것도 눈에 띄는 변화다.

'제미나이 AI 생태계' 구축 나선 구글
구글은 7일(현지시간)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제품 및 서비스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제미나이는 작년 12월 출시된 새 LLM이다. 구글이 설계 단계부터 멀티모달을 적용한 첫 모델이다. 단순한 이미지 인식을 넘어 물건의 속성과 특징까지 파악해 추론하는 능력을 갖췄다. 제미나이가 구사할 수 있는 언어는 40개에 달한다.

구글은 우선 생성 AI 챗봇 바드를 제미나이로 전환한다. 그리고 휴대폰에서 제미나이를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안드로이드와 iSO용 앱을 새로 출시했다. 구글 측은 “펑크 난 타이어 사진을 찍어 처리 방법을 묻거나 저녁 파티 초대장을 위한 맞춤형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미나이의 고성능 모델인 ‘제미나이 울트라 1.0’을 내놓고 이를 기반으로 한 ‘제미나이 어드밴스드’에 대한 유료 구독 서비스도 시행한다. 국내에서 월 2만9000원을 내면 이를 사용할 수 있다. 구글 측은 “제미나이 어드밴스트는 고급 코딩 시나리오를 지원하고, 사용자의 학습 성향에 따라 맞춤형 개인 교사도 될 수 있다”며 “심층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앱 아이디어를 프로토타입으로 완성할 수 있게 도와준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구글 클라우드 내 AI 협업 툴인 듀엣AI도 제미나이로 바꿔 운영한다. 구글 닥스, 지메일, 스프레드시트 등 문서 작업 서비스인 ‘구글 워크스페이스’도 ‘제미나이 포 워크스페이스’로 전환해 다양한 기능을 구현할 수 있도록 했다. 일반 사용자는 물론 개발자까지 아우르는 지원 체계를 갖춰 오픈AI의 챗GPT와 경쟁한다는 전략이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고성능 모델의 경우 수학, 물리학, 역사, 법률, 의학, 윤리 등 57개 주제를 복합적으로 활용해 세계 지식과 문제 해결 능력을 평가하는 대규모 멀티태스크 언어 이해(MMLU) 테스트에서 실제 전문가들을 능가하기도 했다”며 “제미나이를 중심으로 구글의 AI 생태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겠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