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특혜 바라지 말 것"…한동훈 "더 많은 사람 헌신해야"
중진들 교통정리 이어 '강남·영남' 몰린 尹 참모출신 재배치 가능성
與중진 험지배치·尹은 "후광불가"…참모출신들 '양지' 남을까
윤석열 대통령이 특혜 없는 공정한 공천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총선에서 여권 우세 지역구에 출마하려는 대통령실 참모 출신들의 거취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윤 대통령의 공정성 강조에 더해 부산·경남(PK) 중진 의원들의 험지 출마 도전이 잇따라 참모 출신 인사들의 '자발적 헌신' 또는 인위적인 지역구 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당 핵심 관계자는 11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기는 선거를 하기 위해서 지역구 이동을 포함해 이것저것 다 고려해 공천할 것"이라며 대통령실 참모 출신들의 '지역구 교통정리' 가능성을 열어뒀다.

윤 대통령은 최근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의 강남·서초지역 공천 신청에 대한 문제의식을 드러내며 참모들에게 "특혜를 바라지 마라"라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KBS 신년 대담에서도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에 대한 후광이 공천 때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통령실의 후광이라는 게 있기 어려울 것이다.

불가능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도 가세했다.

한 위원장은 지난 6일 기자들과 만나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더 적극적으로, 더 많은 사람이 헌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과 여당 수장의 발언은 최근 PK 중진 현역 의원들의 전략적 재배치와 맞물려 더욱 주목받는 분위기다.

중진 지역구 재배치가 대통령실 참모들의 지역구 변동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관측 때문이다.

5선 서병수(부산 부산진갑) 의원과 3선 김태호(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의원은 각각 부산 북·강서갑, 경남 양산을에 출마해달라는 지도부 요구를 받아들였다.

당 지도부는 3선 조해진(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의원에게 김해갑 또는 김해을 출마를 요청했다.

모두 민주당 의원들이 현역으로 버티고 있는 지역구들이다.

與중진 험지배치·尹은 "후광불가"…참모출신들 '양지' 남을까
설 연휴가 끝나면 PK 중진들에 이어 수도권 재배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앙지'만 찾는다는 비판을 받는 대통령실 참모, 정부 장·차관 또는 검사 출신 인사들이 지역구 재편의 다음 타자가 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미 서울 강남을에 공천을 신청한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은 "공천과 관련된 어떠한 당의 결정도 존중하고 조건 없이 따를 것"이라며 지역구 변동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이 전 비서관은 '공천이 곧 당선'으로 인식되는 강남을에서 해당 지역구의 주인이자 윤석열 정부 초대 외교부 장관인 박진 의원과 내부 경쟁을 하는 데 대한 비판이 나오자 한발 물러난 모습이다.

여권 지지세가 강한 지역구에 공천을 신청한 비서관급 이상 전직 대통령실 참모들의 거취도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윤 대통령 측근으로 꼽히는 주진우 전 법률비서관은 서울 출마 선언을 한 하태경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해운대갑에, 전광삼 전 시민소통비서관은 대구 북갑에 공천을 신청했다.

해운대갑과 대구 북갑 모두 여당 강세 지역이어서 '윤심(尹心·윤 대통령 의중) 공천' 비판의 빌미를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경북 구미을의 경우 강명구 전 국정기획비서관과 허성우 전 국민제안비서관이 공천을 신청해 대통령실 출신들의 내부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당의 험지 출마를 요청받은 서병수·조해진 의원의 지역구에는 대통령실 참모와 검사 출신이 출마를 준비 중이다.

부산진갑에는 해양수산부 차관을 지낸 박성훈 전 국정기획비서관이, 밀양·의령·함안·창녕에는 윤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한 기수 선배인 박용호 전 창원지검 마산지청장이 공천을 신청했다.

한 중진 의원은 연합뉴스에 "현역 의원들만 험지로 출마하는 모양새는 좋지 않은 게 사실"이라면서 "총선 승리를 위해서 정부 출신 인사들의 헌신도 있으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