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선되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서 탈퇴하고 주한미군을 철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CNN방송은 12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 고위 인사들의 발언을 담아 출간할 예정인 짐 시우토 CNN 앵커 겸 안보 전문기자의 저서 <강대국의 귀환>을 인용해 이 같은 예상을 내놨다. 지난 10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방위비를 제대로 부담하지 않는 NATO 회원국은 러시아 침공을 받아도 내버려두겠다”고 공언한 뒤 그의 과거 발언이 속속 재조명되고 있다.

시우토 앵커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에 이어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고문으로 활동한 한 인사는 “오는 11월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되면 미국은 NATO에서 탈퇴하게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도 이에 동의하며 “NATO는 정말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8년 NATO 정상회담 당시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에게 기구 탈퇴를 지시한 뒤 철회했다.

트럼프의 안보 정책관은 한미상호방위조약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은 “트럼프는 억제력을 위해 한국 및 일본에 군대를 주둔시키는 정책에도 반대했다”고 증언했다. 켈리 전 비서실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모두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과거 한국에 대해 “안보 무임승차를 하고 있다”며 주한미군 주둔 분담금 상향을 요구했다. 뉴욕타임스는 “만약 재집권한다면 한국에 매년 주한미군 방위비 수십억달러를 요구하겠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과거 발언을 인용하며 “트럼프 재집권 시 주한미군 철수는 우선순위 과제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제이슨 밀러 트럼프 캠프 대변인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집권한 지금 더 많은 죽음과 파괴를 목격하는 것과 달리 트럼프 전 대통령 임기엔 평화와 번영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동맹국들이 방위비를 지불하게 했지만 바이든은 그들이 미국 납세자들에게 편승하도록 내버려두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