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앱 큐텐의 확장…이번엔 美 위시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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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0억에 쇼핑앱 자산만 사들여
中 테무·알리 등 초저가 공세에
위시 기업가치 떨어지자 매수
큐텐, 아시아서 북미로 사업 확장
"韓 소상공인 수출 플랫폼될 것"
中 테무·알리 등 초저가 공세에
위시 기업가치 떨어지자 매수
큐텐, 아시아서 북미로 사업 확장
"韓 소상공인 수출 플랫폼될 것"
지마켓을 창업한 구영배 대표(사진)가 이끄는 큐텐이 미국 온라인 쇼핑 플랫폼 위시를 인수했다. 큐텐은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를 기반으로 한 온라인 쇼핑몰 업체로 한국에선 2022~2023년 티몬 위메프 인터파크쇼핑 등을 잇달아 인수해 주목받았다. 큐텐은 이번 위시 인수를 통해 국내 온라인 쇼핑몰에 입점한 중소 사업자들의 미국 등 해외시장 판로 개척을 적극 지원한다는 전략이다.
큐텐은 미국 나스닥시장 상장사 콘텍스트로직이 운영하는 쇼핑몰 위시를 인수했다고 13일 발표했다. 인수 금액은 1억7300만달러(약 2300억원)다. 위시는 2010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한 온라인 쇼핑 플랫폼이다. 200여 개국에서 33개 언어로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 전체 거래액의 약 80%는 유럽과 북미 지역에서 발생한다. 이 회사는 2021년 한때 기업가치가 40조원에 육박할 만큼 주식시장에서 높은 성장성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테무 알리익스프레스 쉬인 등 중국 쇼핑앱이 미국에 본격 상륙하자 사세가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위시는 주로 중국산 생활용품을 초저가로 판매했는데 중국 쇼핑앱과 사업 모델이 겹친 영향이었다. 위시의 쇼핑앱 사용자 수는 2020년 1억700만 명을 정점으로 이듬해인 2021년 9000만 명, 2022년 2700만 명으로 크게 감소했다. 매출 또한 2020년 약 25억달러에서 지난해 2억9400만달러로 3년 만에 10분의 1토막이 난 것으로 추산된다.
큐텐은 대규모 누적 적자를 기록 중인 위시의 온라인 쇼핑사업과 관련한 자산을 떼어내 인수했다. 이는 작년 말 쿠팡이 온라인 명품 판매사업을 하는 파페치를 인수한 방식과 비슷하다. 당시 쿠팡은 파페치에 대출 형태로 빚을 갚아주고 대신 명품 관련 사업과 자산만 인수한 바 있다.
이번 위시 인수로 큐텐의 사업 지역은 기존 아시아에서 북미, 유럽으로 넓어졌다. 구 대표는 2000년 인터파크 재직 시절 사내벤처 형태로 지마켓을 창업한 뒤 2010년 이베이에 매각했다. 이후 싱가포르에서 큐텐을 창업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와 중국 인도 일본 등으로 사업 지역을 확대했다.
지마켓을 매각할 때 계약서에 명시한 ‘10년간 경업금지’ 조항 때문에 한국에선 사업을 펼치지 못했다. 구 대표는 이 조항의 효력이 끝나자 2022년 티몬을 시작으로 지난해 위메프와 인터파크쇼핑까지 잇달아 인수하며 한국 온라인 쇼핑시장으로 귀환했다. 이후 꾸준히 거래액을 늘리며 쿠팡과 네이버쇼핑 위주로 재편이 이뤄지고 있는 한국 온라인 쇼핑시장에서 입지를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위시 인수로 큐텐이 알리 테무 등 중국 쇼핑앱의 ‘대항마’ 역할을 맡게 될지도 주목된다. 중국 쇼핑앱은 한국뿐 아니라 미국 멕시코 등 해외 각국에 초저가 공습을 펼치며 급격히 사용자를 빨아들이고 있다. 특히 테무는 미국에선 아마존을 위협할 쇼핑앱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큐텐이 미국 위시를 인수하면서 중국 쇼핑앱에 반감이 있는 국내외 사용자들이 위시로 유입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구 대표는 위시의 회생 방안으로 한국의 강력한 제조 네트워크를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제조 강국 한국산 제품을 위시, 큐텐 등을 통해 판매하겠다는 것이다. 구 대표는 “한국 소상공인들의 수출 플랫폼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큐텐은 미국 나스닥시장 상장사 콘텍스트로직이 운영하는 쇼핑몰 위시를 인수했다고 13일 발표했다. 인수 금액은 1억7300만달러(약 2300억원)다. 위시는 2010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한 온라인 쇼핑 플랫폼이다. 200여 개국에서 33개 언어로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 전체 거래액의 약 80%는 유럽과 북미 지역에서 발생한다. 이 회사는 2021년 한때 기업가치가 40조원에 육박할 만큼 주식시장에서 높은 성장성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테무 알리익스프레스 쉬인 등 중국 쇼핑앱이 미국에 본격 상륙하자 사세가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위시는 주로 중국산 생활용품을 초저가로 판매했는데 중국 쇼핑앱과 사업 모델이 겹친 영향이었다. 위시의 쇼핑앱 사용자 수는 2020년 1억700만 명을 정점으로 이듬해인 2021년 9000만 명, 2022년 2700만 명으로 크게 감소했다. 매출 또한 2020년 약 25억달러에서 지난해 2억9400만달러로 3년 만에 10분의 1토막이 난 것으로 추산된다.
큐텐은 대규모 누적 적자를 기록 중인 위시의 온라인 쇼핑사업과 관련한 자산을 떼어내 인수했다. 이는 작년 말 쿠팡이 온라인 명품 판매사업을 하는 파페치를 인수한 방식과 비슷하다. 당시 쿠팡은 파페치에 대출 형태로 빚을 갚아주고 대신 명품 관련 사업과 자산만 인수한 바 있다.
이번 위시 인수로 큐텐의 사업 지역은 기존 아시아에서 북미, 유럽으로 넓어졌다. 구 대표는 2000년 인터파크 재직 시절 사내벤처 형태로 지마켓을 창업한 뒤 2010년 이베이에 매각했다. 이후 싱가포르에서 큐텐을 창업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와 중국 인도 일본 등으로 사업 지역을 확대했다.
지마켓을 매각할 때 계약서에 명시한 ‘10년간 경업금지’ 조항 때문에 한국에선 사업을 펼치지 못했다. 구 대표는 이 조항의 효력이 끝나자 2022년 티몬을 시작으로 지난해 위메프와 인터파크쇼핑까지 잇달아 인수하며 한국 온라인 쇼핑시장으로 귀환했다. 이후 꾸준히 거래액을 늘리며 쿠팡과 네이버쇼핑 위주로 재편이 이뤄지고 있는 한국 온라인 쇼핑시장에서 입지를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위시 인수로 큐텐이 알리 테무 등 중국 쇼핑앱의 ‘대항마’ 역할을 맡게 될지도 주목된다. 중국 쇼핑앱은 한국뿐 아니라 미국 멕시코 등 해외 각국에 초저가 공습을 펼치며 급격히 사용자를 빨아들이고 있다. 특히 테무는 미국에선 아마존을 위협할 쇼핑앱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큐텐이 미국 위시를 인수하면서 중국 쇼핑앱에 반감이 있는 국내외 사용자들이 위시로 유입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구 대표는 위시의 회생 방안으로 한국의 강력한 제조 네트워크를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제조 강국 한국산 제품을 위시, 큐텐 등을 통해 판매하겠다는 것이다. 구 대표는 “한국 소상공인들의 수출 플랫폼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