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옥중 유묵' 또 경매… 인심은 조석으로 변하나 산색은 그대로

케이옥션 서울옥션 2월 경매

단색화 거장 4인방의 작품, 안중근 의사가 옥중에서 쓴 미공개 유묵 등 굵직한 작품들이 새 주인을 찾는다. 케이옥션과 서울옥션이 진행하는 2월 경매에서다.

윤형근, 'Burnt Umber & Ultramarine'

케이옥션은 오는 21일 신사동 본사에서 열리는 경매에 단색화 거장들의 작품을 포함해 총 80억원 규모의 작품 109점을 들고 나온다. 윤형근의 100호 작품 ‘Burnt Umber&Ultramarine‘를 간판 작품으로 내세웠다. 낙찰 추정가는 3억~6억5000만원이다.

박서보의 80호 ‘묘법’(4억1000만~6억3000만원), 정상화의 백색 100호 작품 ‘무제 79-3-20’(2억2000만~10억원), 하종현의 30호 ‘접합 18-05’’(1억7000만~3억원) 등도 이번 경매에서 새로운 주인을 기다린다.

김창열, '물방울 CSH34'

‘물방울 작가’로 불리는 김창열의 작품 5점도 출품된다. 1993년 작품 ‘물방울 SA930-02’은 120호 대작으로, 낙찰 추정가는 1억8000만~3억원이다. 100호 사이즈의 ‘회귀 SH97038’(8000만~2억원), 1979년 작 ‘물방울 CSH34’(5500만~2억2000만원) 등도 함께 나온다.

이번 경매 출품작 중 가장 완성도가 높다고 평가되는 작품은 이중섭의 ‘돌아오지 않는 강’이다. 이중섭이 작고하던 1956년 그린 것으로 유사 도상의 작품이 다섯 점 남아있다고 알려져 있다. 낙찰 추정가는 1억5000만~3억원이다.

경매에 출품되는 작품은 21일까지 케이옥션 전시장에서 예약 없이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전시장은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매일 운영된다.

안중근, '인심조석변산색고금동'.

서울옥션 경매에는 지금까지 공개된 적 없는 안중근 의사의 옥중 유목이 출품된다. 안 의사는 사형을 선고받은 후 감옥에 갇힌 한 달 반 동안 200여점의 유묵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번 출품작 ‘인심조석변산색고금동(人心朝夕變山色古今同)’도 그 중 하나다. 낙찰 추정가는 6억~12억원이다.

서울옥션은 오는 27일 분더샵 청담에서 열리는 경매에 약 110억원 규모의 작품 96점을 출품한다. 국내로 환수된 문화유산 3점도 포함됐다. 안중근 의사의 미공개 유묵을 비롯해 추사 김정희의 ‘시고, 묵란도’, 시산 유운홍의 ‘서원아집도’ 등이다.

안중근 의사의 옥중 유묵은 지난해 12월 서울옥션 경매에도 출품되어 19억5000만원이라는 최고 낙찰가를 기록했다. 서울옥션 관계자는 “해당 경매 이후 안 의사의 작품을 소장한 많은 소장가들이 출품을 문의해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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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 김정희, '시고, 묵란도'.

추사 김정희의 시고와 묵란이 한 쌍을 이루는 작품 ‘시고, 묵란도’(2억5000만~3억4000만원)도 함께 출품된다. 조선시대 도화서 화원 출신 화가 시산 유운홍이 그린 ‘서원아집도’(1억~3억원)도 새 주인을 찾는다. 북송대 명사들이 정원에 모여 풍류를 즐기는 모습을 담은 작품이다. ‘서원아집도’의 경우 조선시대 다양한 궁중화 제작에 참여했던 유운홍의 세밀한 필력이 드러나는 수작으로 평가된다. 현재까지 알려진 그림 중에는 이 작품과 같은 대작이 드물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근현대미술 분야에서는 100호 크기의 윤형근의 ‘Umber-Blue’(6억~9억원)을 비롯해 김환기 ‘4-XI-69 #132’(10억~20억원), 박수근 ‘풍경’(4억~6억원) 등의 작품들이 경매에 부쳐진다. 출품작은 경매 당일인 27일까지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