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창훈 조폐공사 사장(오른쪽)이 마리아 엘리자베스 스페인 조폐국 대표와 환담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조폐공사 제공
성창훈 조폐공사 사장(오른쪽)이 마리아 엘리자베스 스페인 조폐국 대표와 환담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조폐공사 제공
해외에서 한국조폐공사가 도입하려는 예술형 주화에 관심이 큰 것으로 평가받았다.

한국조폐공사는 예술형 주화의 국내 도입 연구 일환으로 최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2024 세계화폐박람회(WMF)에 참가했다고 13일 밝혔다.

국내 전문가들이 함께 참가해 예술형 주화를 국가 주요 문화산업으로 발전시킨 영국, 캐나다 등과 만났다.

예술형 주화(Bullion Coin)는 액면금액이 표시된 법정 주화로, 일반적인 동전과 달리 금, 은 등 귀금속을 소재로 발행되는 화폐를 말한다.

1974년부터 매년 1~2월에 열리고 있는 WMF는 중앙은행과 조폐 기관을 비롯한 귀금속 정/제련, 기계 설비, 금융 및 유통사 등 전 세계 45개국, 300여 개 업체, 총 1만5000여 명이 참여하는 글로벌 최대 규모의 화폐 문화산업 박람회다.

조폐공사는 최근 독일 WMF 참관 후 1989년부터 35년 동안 예술형 주화 시장을 선도해 온 오스트리아를 방문했다.

이어 2021년부터 예술형 주화를 도입한 스페인 조폐국을 직접 방문하는 등 예술형 주화를 문화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두 나라를 벤치마킹했다.

주요 조폐국과의 면담에서 각 국가는 예술형 주화가 국가를 대표하는 상징물을 통해 국가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고, 연간 발행량의 약 40%를 수출하는 등 수출 활성화와 문화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조폐공사 측에 조언했다.

스페인 조폐국 관계자는 “예술형 주화를 통해 역사와 국가 브랜드를 홍보하는 것은 정부, 중앙은행, 조폐국 모두의 선택이 아닌 의무”라며 “전 세계에 자국을 알릴 수 있는 뛰어난 홍보 수단”이라고 말했다.

캐나다 조폐국 관계자도 “예술형 주화로 인해 디자인, 생산, 유통까지 다양한 문화산업 생태계가 만들어지면서 국가 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주요국은 한국의 예술형 주화 도입에 대해 전반적인 기대감을 나타내며 진심 어린 응원과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영국 조폐국은 “한국에서 예술형 주화가 발행된다면 아시아 주화라는 희소성으로 새로운 시장 수요를 견인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했다.

오스트리아 조폐국도 “한국은 전통(Tradition)과 혁신(Innovation)을 모두 갖춘 것이 강점”이라며 “이를 예술형 주화에 잘 녹여내 주기를 기대한다”고 한국 예술형 주화에 대한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이에 대해 성창훈 조폐공사 사장은 “이번 WMF 참가와 주요 예술형 주화 선도국과의 현지 교류를 통해 우리나라 예술형 주화의 글로벌 시장 수요와 기대감을 체감하는 계기가 됐다”며 “이번 해외 사례를 토대로, 예술형 주화 발행을 위한 세미나와 학술 연구용역 등을 진행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