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에 식량·물 제공 안하면 국제법 위반"…라파 공격 반대 시사
프랑스도 미·영 이어 서안지구 폭력행사 이스라엘인들 제재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공격을 확대하고, 현지의 인도주의적 위기가 한층 고조되면서 이스라엘을 옹호하던 서방의 태도가 차가워지고 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은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식량과 물을 제공하지 않는다면 점령국으로서 국제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그는 이날 의회에 출석해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주민들이 인도적 원조와 식량, 물, 피란처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싸늘해지는 서방…이스라엘 두둔해온 영국도 전쟁범죄 경고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등 국제 구호 기구 및 단체들은 특히 가자지구 북부로 향하는 구호물자의 절반이 이스라엘군의 검문에 막혀 북부 주민의 식량 부족 사태가 심각하다고 전한다.

이에 앞서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지난해 12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민간인의 굶주림을 무기로 이용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HRW는 "(국제인도법상) 고의로 구호품을 막는 등 민간인의 생존에 필수적인 물자를 박탈해 의도적으로 민간인의 굶주림을 전쟁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전쟁 범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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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머런 장관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 이후 피란민이 몰린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공격과 관련, 이들이 다시 피란을 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라파는 이번 전쟁 이전까지 28만명이 사는 작은 도시였지만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북부에서부터 하마스 소탕 작전을 벌이며 현지 주민들을 '안전지대'로 설정한 라파로 대피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라파에는 현재 100만명 넘는 피란민이 몰려 있다.

캐머런 장관은 "라파에 있는 사람들은 이미 3번, 4번, 5번 옮겨 다녔다"며 "파괴된 자신들의 (가자지구) 북부 집으로 돌아갈 수 없고 남쪽(이집트)으로 갈 수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기 때문에 이스라엘은 어떤 작전을 감행하기 전에 잠시 멈춰 (이런 문제를)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발언은 라파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뜻을 시사한 것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그러나 캐머런 장관은 이스라엘에 대한 영국의 무기 공급을 중단해야 한다는 일각의 요구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라파의 민간인 보호를 위해 이스라엘의 라파 공격을 만류했지만 소용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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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미국과 영국에 이어 프랑스도 요르단강 서안에서 팔레스타인인들에게 폭력을 행사한 이스라엘인들을 제재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프랑스 외무부는 13일 서안지구의 이스라엘 정착민 28명에 대해 프랑스 입국을 금지하고 이스라엘 정부에는 이들에게 법적 조치를 할 것을 요구했다.

미국은 이달 1일 서안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을 죽이는 등 폭력을 행사한 이스라엘인 4명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미국 입국을 금지했다.

영국은 12일 서안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의 인권을 침해한 혐의로 기소된 이스라엘 정착민 4명에 대한 영국 내 자산 동결과 영국 여행 금지 조치를 발표했다.

요르단강 서안에서는 가자지구 전쟁과 맞물려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이스라엘 정착민들의 폭력 사건이 급증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