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노동자 300여명 러시아 도착 목격돼"…국정원 "동향 주시"
북한 노동자 300여명이 이달 초 러시아에 파견되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국책 연구기관의 전문가가 주장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4일 연합뉴스 통화에서 "이달 5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와 하산 사이 기차역에서 노동자로 추정되는 북한인 300~400명이 열차에서 내려 도착하는 모습을 현지 소식통이 직접 목격하고 알려왔다"고 밝혔다.

조 위원은 이들 북한인 단체를 노동자로 판단한 이유에 관해 '차림새'와 '규모'를 꼽았다.

그는 "기차에서 내린 일행이 짐꾸러미를 들고 있었지만 차림새가 여행객은 아니었고 노동자라는 것을 한눈에 식별할 수 있었다고 한다"며 "그 정도 규모의 북한 유학생·관광객이 연해주를 방문할 일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도착한 300여명은 일진이고 앞으로 계속 보낼 것이라는 게 현지 분위기라고 한다"고 전했다.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용 무기 공급을 고리로 러시아와 밀착하면서 양국 교류·협력이 확대되고 있으며, 특히 경제 분야에서 북한 노동자 송출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북한 노동자의 해외 송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 제재 위반이다.

조 위원은 "러시아는 이제 선을 넘었기 때문에 관광비자, 학생비자를 대량 발급하는 방식으로 북한 노동자를 계속 받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국가정보원은 북한 노동자의 대규모 러시아 파견 증언이 사실인지를 확인하지 않은 채 "북한의 대(對)러시아 노동자 파견에 관한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이와 관련해 "북한의 해외 노동자 파견은 명백한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며 "정부는 안보리 결의 이행 동향을 주시하고 있으며 국제사회와 긴밀히 공조하면서 결의의 충실한 이행을 위해 지속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