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식 "'살인자 ㅇ난감' 새로운 도전의 연속, 베드신도 처음"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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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살인자 ㅇ난감' 이탕 역 배우 최우식
배우 최우식이 '살인자 ㅇ난감'을 색다른 도전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최우식은 14일 서울시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살인자 ㅇ난감' 인터뷰에서 "이번에 정말 새로운 연기를 많이 했다"며 "베드신도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살인자 ㅇ난감'은 우연히 살인을 시작하게 된 평범한 남자와 그를 지독하게 쫓는 형사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공개 3일 만에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비영어 TV 부문 2위에 등극했다. 뿐만 아니라 한국을 비롯해 볼리비아, 인도, 카타르, 홍콩, 싱가폴, 베트남 등을 포함한 총 19개 국가에서 TOP 10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최우식은 우발적인 살인 후 악인 감별 능력을 각성한 평범한 대학생 이탕 역을 맡아 색다른 변신을 예고했다. 최우식은 자신이 죽인 사람들이 악랄한 범죄자라는 것을 자각하면서 달라지는 이탕의 혼란과 변화를 다채롭게 풀어낸다.
격동적인 감정 변화뿐 아니라 베드신, 육탄전 등 최우식은 이전까지 필모그라피에서는 볼 수 없었던 모습을 보여주면서 눈길을 끌었다. 최우식은 2011년 MBC '짝패'로 데뷔한 후 13년 만에 처음으로 베드신을 도전한 것에 대해 "부담감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라며 "그런 느낌의 연기를 카메라 앞에서 처음 하는 거라 많이 긴장하고, 어려웠다"고 털어놓았다.
최우식은 노출보다 "판타지적인 묘사가 있어서 '얘가 진짜 뭘 하는 건지, 즐기는 건지 안 즐기는 건지' 얼굴로 표현하는 게 힘들었다"며 "긴장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탕이 가진 설정 중 판타지적인 게 많아서 신선했던 부분도 많았다"며 "베드신뿐 아니라 사람을 죽이기 전에 개가 돼 네 발로 뛰고, 엄마 심부름을 하다가 제가 죽인 사람의 얼굴도 보고 그런 감정을 날뛰는 연기가 신선하면서도 재밌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최우식과 일문일답 ▲ 복잡한 캐릭터라 연기하기 쉽지 않았을 거 같다.
일단 원작이 있는 캐릭터라 그걸 참고하면, 감정선이 중요한 거 같더라. 지극히 평범한 대학생이라고 하는데, 평범한 대학생이 사건·사고를 통해 변화하는 심경 변화가 어떻게 하면 오버스럽지 않고, 믿음이 갈지에 초점을 뒀다. 나중에 이 친구가 계속 합리화를 하려 하는 과정도 감독님과 많이 상의했던 부분이었다.
▲ 원작을 본 적이 있나.
원래 웹툰을 많이 안 보는데, 제가 예전에 보고 좋아했다. 한번 시작하면 뒤가 궁금해서 계속 보는 작품이었다. 그래서 이탕을 연기할 때 욕심도 나고, 흥미도 있을 거 같다고 생각했다. 뭔가 잘해보고 싶었고. 연기를 하면서 스펙트럼이 넓은 캐릭터라 감독님에게 질문을 많이 했다. 이탕과 송촌의 차이를 많이 생각했다. 이탕이 변화했을 때, '다르게 변화했구나' 볼 수도 있지만, 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고 끌고 갔다. 외적인 변화도 있고 경험이 쌓이며 얼굴이 변화할 수 있지만 감정의 소용돌이나 머리에서 부딪히는 것들에는 크게 변화가 없다고 생각했다.
▲ 원작에서는 후반부에 벌크업이 되는 등 눈에 띄는 변화들이 있는데, 화면에선 그런 부분이 덜 부각된 거 같다.
변화 과정에 고민이 많았다. 원작에서는 몇 달 사이에 살인 병기가 돼 몸도 커지고, 외적으로만 보면 딱 봐도 살인자 느낌이 되는데 그런 부분이 제가 생각했던 것들과 부딪히기도 했다. 저희는 각 과정을 보여주는 것에 집중하려 했다. 또 제가 벌크업을 하면서 얼굴에 살이 쪘는데, 제가 생각한 이탕의 얼굴과 달랐다. 그래서 이대로 가는 거 보단 더 힘든 모습, 많은 걸 겪은 얼굴이 낫지 않나 싶었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많이 느꼈다. 사람은 변하는 게 힘든 거 같다.
▲ 후반부 이탕의 비중에 대해 아쉬움을 전하는 사람도 있었다.
제가 '이걸 느끼겠지' 하며 생각하며 연기하긴 했지만, 시청자들이 느끼지 못했다면 제가 잘못한 게 아닌가 싶다. 저의 숙제였던 거 같다. 후반부 이탕은 계속 쫓긴다. 크게 봤을 때 흔들리는 이탕의 모습이 작품의 전개에 효과적이지 아니었나 싶다. 제가 원톱의 주인공이 되고 싶었다면 이 작품을 선택하지 않았을 거 같다.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각자의 역할이 있고 포지션이 있을 텐데, 이 작품에서 제 역할은 초반에 이야기를 끌고 가는 거고, 이후엔 질문은 던지는 거였다. 이런 것들이 다 결합돼 '살인자 ㅇ난감'이 완성된 게 아닌가 싶다. 요즘은 '주인공'이라는 개념이 많이 무너지지 않았나 싶다.
▲ '살인자 ㅇ난감'의 이탕을 보고 '다크히어로'라는 반응도 있다.
촬영할 땐 그렇게 찍지 않았다. 이탕이 자기 합리화를 하며 '내가 하는 짓은 타당해'라고 한다면 완전 다른 느낌의 이탕이 나왔을 거 같은데, 그렇다면 캐릭터 자체가 재미없었을 거 같다. 사람들이 봤을 때 일차원적인 변화가 됐을 거 같다.
▲ '죽일 사람은 죽여야 한다'는 사람들과 '잘못을 법의 테두리 안에서 심판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는 게 '살인자 ㅇ난감'의 재미 포인트가 아닌가 싶다. 개인적으로는 사적 처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사적 복수를 위한 살인은 허용되면 안 되는 거 같다. 그러니까 이탕도 괴로워하고 똥을 싸가면서 갈등하는 거 같다. 저에게도 그런 능력이 있다면 전 신고만 했을 거 같다. 살인까진 아닌 거 같다.
▲ 베드신도 첫 도전 아닌가.
부담감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그런 느낌을 카메라 앞에서 처음 해봤다. 많이 긴장하고, 어려웠다. 그리고 노출보 어려운 건 판타지적인 묘사였다. '얘가 진짜 뭘 하는 건지, 즐기는 건지 안 즐기는 건지' 얼굴로 표현하는 게 힘들었다. 긴장을 많이 했다. 제가 가진 것 중 판타지적인 게 많아서 신선했던 부분도 많기도 했다. 베드신뿐 아니라 죽이기 전에 개가 돼서 네 발로 뛰고, 엄마 심부름을 하다가 제가 죽인 사람의 얼굴도 보고 그런 감정을 날뛰는 연기가 신선하면서도 재밌었다.
▲ 각 에피소드 중 가장 인상에 남았던 캐릭터가 있을까.
노재원 배우 연기 보고 깜짝 놀랐다. 정말 재밌었다. 사실 저는 긴장도 많이 하고, 걱정도 많은 스타일이라 제가 만약 반대의 상황이었다면 전날에 잠도 못 잤을 거 같다. 그런데 너무 잘하시더라. 놀랐다.
▲ 이탕의 능력 시그널이 목덜미에 소름이 돋는 거더라.
저도 처음엔 계속 고민했다. 웹툰에서는 눈동자가 커지고 그러는데, 우리는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이탕이 진짜 능력이 있는 건지, 아니면 주변 능력을 보고 아는 건지. 이런 부분들도 감독님과 상의를 많이 많이 했다. 그런데 완성본을 보니 미묘한 균형이 잘 맞은 거 같다. 얘가 진짜 능력이 있는 건지, 아닌지 헷갈리는, 해석의 여지를 할 수 있게 된 게 아닌가 싶다.
▲ 손석구, 이희준과 연기 호흡은 어땠나.
이번 작품을 하면서 형들과 부딪히지 못했다. 이 형들과 연기하면서 얼마나 피를 튀기면서 연기할까 기대했는데, 부산의 마트에서 한 번 보고, 마지막에 한번 봤다. 거의 모니터로만 보고 그랬다. 부담감은 컸다. 송촌(이희준 분), 난감(손석구 분) 연기를 보며 '잘해야 하는데'라는 부담감이 컸는데, 또 좋았다. 이 장르가 무거울 수 있는데, 촬영장 분위기가 좋았다. 그리고 정말 많이 배웠다. 앞으로 연기를 하며 짚어야 하는 부분들도 많이 고민했고, 10년 경력 동안 단 한 번도 이희준 선배처럼 벽에 사진 붙이며 캐릭터를 연구하고 했던 적이 없었던 거 같았다. 그래서 앞으로 연기를 즐기면서 공부도 하면서 할 거 같다.
▲ 어느 정도 자리에 오른 거 같은데 왜 자꾸 반성할까.
영화 '기생충' 앙상블 덕분에 거기에 껴 있어서 그런 경험을 했고, '거인' 역시 지금 다시 한다고 하면 그렇게 못할 거 같다. 모든 작품을 할 때 말도 안 되는 박자가 맞아서 이뤄진다고 생각한다. 다행히 저에게 그런 작품이 몇몇개가 있었던 거 같다. 그래서 다른 곳에서 넘어지더라도 '그래도 여기선 이런 모습이 있었으니까'라고 기회를 주시는 거 같다. 지금도 현장에 갈 때 떨린다.
▲ '기생충' 봉준호 감독님이 예뻐하는 걸로 유명한데, 이 작품을 보고 뭐라 하시던가.
아직. 봉준호 감독님 반응을 저도 기다리지만, 아직 아무 말 없으셨다. (웃음) 바쁘시니까.
▲ 마지막에 이탕의 살인을 다시 시작한 걸로 암시되면서 시즌2를 기대케 했다.
제가 생각하는 호흡은 배우, 감독과의 조합이 중요한데 이미 송촌이 죽은 상태라 그 이후를 생각하지 못 했다. 저희는 그 자체로 즐겁게 찍었는데, 송촌이 다시 나온다면 변질될 거 같고, 그냥 호기심으로 남는 게 좋지 않을까란 생각도 든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최우식은 14일 서울시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살인자 ㅇ난감' 인터뷰에서 "이번에 정말 새로운 연기를 많이 했다"며 "베드신도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살인자 ㅇ난감'은 우연히 살인을 시작하게 된 평범한 남자와 그를 지독하게 쫓는 형사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공개 3일 만에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비영어 TV 부문 2위에 등극했다. 뿐만 아니라 한국을 비롯해 볼리비아, 인도, 카타르, 홍콩, 싱가폴, 베트남 등을 포함한 총 19개 국가에서 TOP 10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최우식은 우발적인 살인 후 악인 감별 능력을 각성한 평범한 대학생 이탕 역을 맡아 색다른 변신을 예고했다. 최우식은 자신이 죽인 사람들이 악랄한 범죄자라는 것을 자각하면서 달라지는 이탕의 혼란과 변화를 다채롭게 풀어낸다.
격동적인 감정 변화뿐 아니라 베드신, 육탄전 등 최우식은 이전까지 필모그라피에서는 볼 수 없었던 모습을 보여주면서 눈길을 끌었다. 최우식은 2011년 MBC '짝패'로 데뷔한 후 13년 만에 처음으로 베드신을 도전한 것에 대해 "부담감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라며 "그런 느낌의 연기를 카메라 앞에서 처음 하는 거라 많이 긴장하고, 어려웠다"고 털어놓았다.
최우식은 노출보다 "판타지적인 묘사가 있어서 '얘가 진짜 뭘 하는 건지, 즐기는 건지 안 즐기는 건지' 얼굴로 표현하는 게 힘들었다"며 "긴장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탕이 가진 설정 중 판타지적인 게 많아서 신선했던 부분도 많았다"며 "베드신뿐 아니라 사람을 죽이기 전에 개가 돼 네 발로 뛰고, 엄마 심부름을 하다가 제가 죽인 사람의 얼굴도 보고 그런 감정을 날뛰는 연기가 신선하면서도 재밌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최우식과 일문일답 ▲ 복잡한 캐릭터라 연기하기 쉽지 않았을 거 같다.
일단 원작이 있는 캐릭터라 그걸 참고하면, 감정선이 중요한 거 같더라. 지극히 평범한 대학생이라고 하는데, 평범한 대학생이 사건·사고를 통해 변화하는 심경 변화가 어떻게 하면 오버스럽지 않고, 믿음이 갈지에 초점을 뒀다. 나중에 이 친구가 계속 합리화를 하려 하는 과정도 감독님과 많이 상의했던 부분이었다.
▲ 원작을 본 적이 있나.
원래 웹툰을 많이 안 보는데, 제가 예전에 보고 좋아했다. 한번 시작하면 뒤가 궁금해서 계속 보는 작품이었다. 그래서 이탕을 연기할 때 욕심도 나고, 흥미도 있을 거 같다고 생각했다. 뭔가 잘해보고 싶었고. 연기를 하면서 스펙트럼이 넓은 캐릭터라 감독님에게 질문을 많이 했다. 이탕과 송촌의 차이를 많이 생각했다. 이탕이 변화했을 때, '다르게 변화했구나' 볼 수도 있지만, 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고 끌고 갔다. 외적인 변화도 있고 경험이 쌓이며 얼굴이 변화할 수 있지만 감정의 소용돌이나 머리에서 부딪히는 것들에는 크게 변화가 없다고 생각했다.
▲ 원작에서는 후반부에 벌크업이 되는 등 눈에 띄는 변화들이 있는데, 화면에선 그런 부분이 덜 부각된 거 같다.
변화 과정에 고민이 많았다. 원작에서는 몇 달 사이에 살인 병기가 돼 몸도 커지고, 외적으로만 보면 딱 봐도 살인자 느낌이 되는데 그런 부분이 제가 생각했던 것들과 부딪히기도 했다. 저희는 각 과정을 보여주는 것에 집중하려 했다. 또 제가 벌크업을 하면서 얼굴에 살이 쪘는데, 제가 생각한 이탕의 얼굴과 달랐다. 그래서 이대로 가는 거 보단 더 힘든 모습, 많은 걸 겪은 얼굴이 낫지 않나 싶었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많이 느꼈다. 사람은 변하는 게 힘든 거 같다.
▲ 후반부 이탕의 비중에 대해 아쉬움을 전하는 사람도 있었다.
제가 '이걸 느끼겠지' 하며 생각하며 연기하긴 했지만, 시청자들이 느끼지 못했다면 제가 잘못한 게 아닌가 싶다. 저의 숙제였던 거 같다. 후반부 이탕은 계속 쫓긴다. 크게 봤을 때 흔들리는 이탕의 모습이 작품의 전개에 효과적이지 아니었나 싶다. 제가 원톱의 주인공이 되고 싶었다면 이 작품을 선택하지 않았을 거 같다.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각자의 역할이 있고 포지션이 있을 텐데, 이 작품에서 제 역할은 초반에 이야기를 끌고 가는 거고, 이후엔 질문은 던지는 거였다. 이런 것들이 다 결합돼 '살인자 ㅇ난감'이 완성된 게 아닌가 싶다. 요즘은 '주인공'이라는 개념이 많이 무너지지 않았나 싶다.
▲ '살인자 ㅇ난감'의 이탕을 보고 '다크히어로'라는 반응도 있다.
촬영할 땐 그렇게 찍지 않았다. 이탕이 자기 합리화를 하며 '내가 하는 짓은 타당해'라고 한다면 완전 다른 느낌의 이탕이 나왔을 거 같은데, 그렇다면 캐릭터 자체가 재미없었을 거 같다. 사람들이 봤을 때 일차원적인 변화가 됐을 거 같다.
▲ '죽일 사람은 죽여야 한다'는 사람들과 '잘못을 법의 테두리 안에서 심판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는 게 '살인자 ㅇ난감'의 재미 포인트가 아닌가 싶다. 개인적으로는 사적 처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사적 복수를 위한 살인은 허용되면 안 되는 거 같다. 그러니까 이탕도 괴로워하고 똥을 싸가면서 갈등하는 거 같다. 저에게도 그런 능력이 있다면 전 신고만 했을 거 같다. 살인까진 아닌 거 같다.
▲ 베드신도 첫 도전 아닌가.
부담감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그런 느낌을 카메라 앞에서 처음 해봤다. 많이 긴장하고, 어려웠다. 그리고 노출보 어려운 건 판타지적인 묘사였다. '얘가 진짜 뭘 하는 건지, 즐기는 건지 안 즐기는 건지' 얼굴로 표현하는 게 힘들었다. 긴장을 많이 했다. 제가 가진 것 중 판타지적인 게 많아서 신선했던 부분도 많기도 했다. 베드신뿐 아니라 죽이기 전에 개가 돼서 네 발로 뛰고, 엄마 심부름을 하다가 제가 죽인 사람의 얼굴도 보고 그런 감정을 날뛰는 연기가 신선하면서도 재밌었다.
▲ 각 에피소드 중 가장 인상에 남았던 캐릭터가 있을까.
노재원 배우 연기 보고 깜짝 놀랐다. 정말 재밌었다. 사실 저는 긴장도 많이 하고, 걱정도 많은 스타일이라 제가 만약 반대의 상황이었다면 전날에 잠도 못 잤을 거 같다. 그런데 너무 잘하시더라. 놀랐다.
▲ 이탕의 능력 시그널이 목덜미에 소름이 돋는 거더라.
저도 처음엔 계속 고민했다. 웹툰에서는 눈동자가 커지고 그러는데, 우리는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이탕이 진짜 능력이 있는 건지, 아니면 주변 능력을 보고 아는 건지. 이런 부분들도 감독님과 상의를 많이 많이 했다. 그런데 완성본을 보니 미묘한 균형이 잘 맞은 거 같다. 얘가 진짜 능력이 있는 건지, 아닌지 헷갈리는, 해석의 여지를 할 수 있게 된 게 아닌가 싶다.
▲ 손석구, 이희준과 연기 호흡은 어땠나.
이번 작품을 하면서 형들과 부딪히지 못했다. 이 형들과 연기하면서 얼마나 피를 튀기면서 연기할까 기대했는데, 부산의 마트에서 한 번 보고, 마지막에 한번 봤다. 거의 모니터로만 보고 그랬다. 부담감은 컸다. 송촌(이희준 분), 난감(손석구 분) 연기를 보며 '잘해야 하는데'라는 부담감이 컸는데, 또 좋았다. 이 장르가 무거울 수 있는데, 촬영장 분위기가 좋았다. 그리고 정말 많이 배웠다. 앞으로 연기를 하며 짚어야 하는 부분들도 많이 고민했고, 10년 경력 동안 단 한 번도 이희준 선배처럼 벽에 사진 붙이며 캐릭터를 연구하고 했던 적이 없었던 거 같았다. 그래서 앞으로 연기를 즐기면서 공부도 하면서 할 거 같다.
▲ 어느 정도 자리에 오른 거 같은데 왜 자꾸 반성할까.
영화 '기생충' 앙상블 덕분에 거기에 껴 있어서 그런 경험을 했고, '거인' 역시 지금 다시 한다고 하면 그렇게 못할 거 같다. 모든 작품을 할 때 말도 안 되는 박자가 맞아서 이뤄진다고 생각한다. 다행히 저에게 그런 작품이 몇몇개가 있었던 거 같다. 그래서 다른 곳에서 넘어지더라도 '그래도 여기선 이런 모습이 있었으니까'라고 기회를 주시는 거 같다. 지금도 현장에 갈 때 떨린다.
▲ '기생충' 봉준호 감독님이 예뻐하는 걸로 유명한데, 이 작품을 보고 뭐라 하시던가.
아직. 봉준호 감독님 반응을 저도 기다리지만, 아직 아무 말 없으셨다. (웃음) 바쁘시니까.
▲ 마지막에 이탕의 살인을 다시 시작한 걸로 암시되면서 시즌2를 기대케 했다.
제가 생각하는 호흡은 배우, 감독과의 조합이 중요한데 이미 송촌이 죽은 상태라 그 이후를 생각하지 못 했다. 저희는 그 자체로 즐겁게 찍었는데, 송촌이 다시 나온다면 변질될 거 같고, 그냥 호기심으로 남는 게 좋지 않을까란 생각도 든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