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 드러낸 '차이나 커머스'…국내 물류망 깔고 당일배송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프리미엄 중국産의 침공
(3) 韓 물류시장 넘보는 中 e커머스
1주일 걸리던 배송, 연내 하루로 단축
중고가·하이테크까지 판매 확대할 듯
中 e커머스 '내수 한계'에 부딪히자
글로벌 물류시스템 구축해 현지 공략
美선 '5일 이내 배송' 서비스 시작
(3) 韓 물류시장 넘보는 中 e커머스
1주일 걸리던 배송, 연내 하루로 단축
중고가·하이테크까지 판매 확대할 듯
中 e커머스 '내수 한계'에 부딪히자
글로벌 물류시스템 구축해 현지 공략
美선 '5일 이내 배송' 서비스 시작
20~40일(작년 초)→3~7일(현재)→1일(연내).
중국 대표 쇼핑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한국 소비자가 상품을 주문했을 때 배송까지 걸리는 기간이다. 1년 전만 해도 한 달 넘게 소요되던 배송기간을 지난해 중반 들어 1주일 이내로 줄이더니, 올해 하루 만에 배송하겠다고 공언했다.
핵심은 ‘물류’다. 한국에 자체 물류 거점을 구축해 쿠팡, 네이버 등 국내 e커머스처럼 ‘익일·새벽배송’ 시스템을 갖추겠다는 것이다. 중국 e커머스가 이런 물류망을 바탕으로 중고가 제품 시장까지 공략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알리는 이미 작년부터 ‘크로스보더 e커머스’(국가 간 전자상거래) 물류망 구축에 힘을 쏟기 시작했다. 지난해 6월 평택항과 가까운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옌타이에 각각 3만㎡ 규모의 ‘한국행 전용 물류센터’를 지었다. 이곳에 제품을 보관하고 있다가 한국에서 주문이 들어오면 즉시 배로 실어 나른다. 배송 기간을 1주일 내로 단축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이런 물류센터가 국내에 생기면 쿠팡처럼 ‘원데이 배송’을 할 수 있게 된다.
업계에선 한국에 ‘알리 물류망’이 깔리면 주력 판매상품도 단순 공산품에서 하이테크 제품으로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알리·테무 등이 대중화하면서 중국 직구(직접구매)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적 저항감이 많이 줄어든 상태”라며 “TCL, 샤오미 등 중국 브랜드 제품의 성능이 이미 국내 못지않게 올라온 만큼 시장 잠식이 확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한 물류망 구축도 이런 측면에서 중요하다. 이미 강력한 제조 인프라는 갖췄으니, 글로벌 물류 시스템을 결합해 세계 시장에서 영향력을 더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공략 대상은 한국만이 아니다. 알리익스프레스의 모회사인 알리바바는 지난달 물류 자회사 차이냐오를 통해 미국 시장에 특화된 물류 시스템을 갖추고 ‘5일 이내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업계에선 한국 물류센터 추진이 인근 일본까지 진출하기 위한 포석이란 해석도 나온다.
알리바바는 궁극적으로 차이냐오를 페덱스, UPS 같은 글로벌 물류 회사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72시간 이내 전 세계 배달’이란 기치를 내걸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플랫폼이 강력한 물류망을 갖추면 세계 유통시장을 잠식하는 건 시간 문제”라고 내다봤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중국 대표 쇼핑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한국 소비자가 상품을 주문했을 때 배송까지 걸리는 기간이다. 1년 전만 해도 한 달 넘게 소요되던 배송기간을 지난해 중반 들어 1주일 이내로 줄이더니, 올해 하루 만에 배송하겠다고 공언했다.
핵심은 ‘물류’다. 한국에 자체 물류 거점을 구축해 쿠팡, 네이버 등 국내 e커머스처럼 ‘익일·새벽배송’ 시스템을 갖추겠다는 것이다. 중국 e커머스가 이런 물류망을 바탕으로 중고가 제품 시장까지 공략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韓에 물류망 구축하는 알리
14일 업계에 따르면 알리는 연내 국내 물류센터를 짓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지금은 한국에서 알리를 통해 상품을 주문하면 ‘중국 집화→중국 물류센터 입고→중국 통관→선박 및 비행기 선적→한국 도착→한국 통관→한국 물류센터 입고→소비자 배송’ 등의 긴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국내에 물류센터를 세우면 그곳에 물건을 쌓아두고, 소비자가 주문하는 즉시 배송할 수 있다. 다만 소비자에게 직접 전달하는 ‘라스트마일 배송’은 현재 국내 파트너사인 CJ대한통운에 계속 맡기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알리는 이미 작년부터 ‘크로스보더 e커머스’(국가 간 전자상거래) 물류망 구축에 힘을 쏟기 시작했다. 지난해 6월 평택항과 가까운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옌타이에 각각 3만㎡ 규모의 ‘한국행 전용 물류센터’를 지었다. 이곳에 제품을 보관하고 있다가 한국에서 주문이 들어오면 즉시 배로 실어 나른다. 배송 기간을 1주일 내로 단축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이런 물류센터가 국내에 생기면 쿠팡처럼 ‘원데이 배송’을 할 수 있게 된다.
업계에선 한국에 ‘알리 물류망’이 깔리면 주력 판매상품도 단순 공산품에서 하이테크 제품으로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알리·테무 등이 대중화하면서 중국 직구(직접구매)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적 저항감이 많이 줄어든 상태”라며 “TCL, 샤오미 등 중국 브랜드 제품의 성능이 이미 국내 못지않게 올라온 만큼 시장 잠식이 확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中 시장 잠식, 이미 시작됐다”
중국 e커머스가 공격적으로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서는 이유는 ‘경기 불황’ 때문이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중국 경기가 꺾이면서 내수만으론 버틸 수 없게 되자 해외 시장에 대한 대대적 공세를 시작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해외 시장 확대는 절박한 사정에 놓인 중국 기업들의 불황 타개책이자 성장의 새로운 동력”이라고 말했다.해외 시장 공략을 위한 물류망 구축도 이런 측면에서 중요하다. 이미 강력한 제조 인프라는 갖췄으니, 글로벌 물류 시스템을 결합해 세계 시장에서 영향력을 더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공략 대상은 한국만이 아니다. 알리익스프레스의 모회사인 알리바바는 지난달 물류 자회사 차이냐오를 통해 미국 시장에 특화된 물류 시스템을 갖추고 ‘5일 이내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업계에선 한국 물류센터 추진이 인근 일본까지 진출하기 위한 포석이란 해석도 나온다.
알리바바는 궁극적으로 차이냐오를 페덱스, UPS 같은 글로벌 물류 회사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72시간 이내 전 세계 배달’이란 기치를 내걸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플랫폼이 강력한 물류망을 갖추면 세계 유통시장을 잠식하는 건 시간 문제”라고 내다봤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