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는 빅테크 올인…나일스 "M7 3개 공매도"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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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4일 수요일>
1월 소비자물가(CPI)가 예상보다 나쁘게 나온 뒤 급락했던 뉴욕 증시는 14일(미 동부시간) 아침부터 반등을 시도했습니다. 그리고 장 막판 S&P500 지수는 다시 5000선에 등극했습니다. 월가에선 인플레이션과 관련 두 가지 시나리오가 돌고 있는데, 투자자 다수가 낙관적 시나리오로 기울어진 덕분입니다.
① 비관적 시나리오
디스인플레이션의 가장 쉬운 부분이 이제 지나갔다는 것입니다. 팬데믹 때 발생한 공급망 혼란이 정상화되면서 상품 분야의 물가는 하락하고 있지만, 서비스 분야의 임금 상승세는 지속하면서 인플레이션이 2%로 떨어지는 마지막 마일(last mile)은 매우 힘들 것이란 것이죠. 그래서 경착륙까지 부를 수 있는 계속된 긴축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씨티, TS롬바드 등이 이런 시나리오를 갖고 있습니다. 씨티의 앤드루 홀렌호스트 이코노미스트는 "근원 CPI가 전월 대비 0.39% 더 오른 것은 '이상'(aberration) 현상이 아니다. 미국 경제는 인플레이션이 더 높아지고 변동성이 커지는 새로운 체제에 들어섰다. 이로 인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정책 금리를 '더 오랫동안 더 높게' 유지하게 될 것이고,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씨티는 미 중앙은행(Fed)이 금리를 몇 차례 내린 뒤 다시 금리 인상으로 돌아설 가능성까지 지적합니다. 인플레이션이 2%로 회복되지 않으면서 다시 긴축에 나서야 한다는 겁니다. TS롬바드는 "일종의 경기침체 없이는 인플레이션 2%로 돌아갈 수 없다. 1월 CPI 데이터와 서비스 인플레이션 가속화가 이런 사실을 증언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비관론자들은 벤 버냉키 전 Fed 의장과 올리비에 블랑차드 전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지난해 발표한 논문을 근거로 듭니다. 버냉키는 논문에서 팬데믹 초기 공급망 쇼크로 발생한 인플레이션이 노동시장의 임금으로 전이되면서 인플레가 지속화됐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을 중장기적으로 2%까지 낮추려면 실업자 1인당 빈 일자리(공석률)를 당시 1.6개(지금은 1.4개)에서 팬데믹 이전인 1.2개 이하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강력한 긴축 정책을 통해서 말이죠. 에버코어 ISI는 "공석률이 현재 1.4개인데 논문에 따르면 이는 CPI를 2.7%에서 안정시킨다. 2026년 말에 가야 2.4%가 된다. 만약 2025년 말까지 인플레를 2%까지 되돌리려면 공석률을 0.8개까지 줄이고 실업률은 자연 실업률(4.3%) 보다 높여야 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런 의견은 소수입니다.
② 낙관적 시나리오
월가 다수가 지지하는 것은 1월 CPI 반등은 일시적이고, 인플레이션은 둔화 추세를 이어가리라는 것입니다. 기업들은 매년 초 1년에 한 번 가격을 올리기 때문에 1월 효과가 있었다는 것이죠. 또 주거비가 다시 반등했지만, 시간이 흐르면 낮아질 것으로 봅니다. 실제 부동산 시장에서 렌트는 하락하고 있으므로 시차를 두고 인플레이션 데이터에 반영될 것이라는 겁니다. 또 Fed의 물가 벤치마크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가 오는 29일 발표되면 CPI보다는 다소 낮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주거비 비중이 작기 때문이죠.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상품 물가는 중고차 가격의 큰 폭 하락에 기인해 떨어졌지만, 근원 서비스 물가는 가속화되었다. 그러나 주거비 중 렌트와 주택소유자의 등가임대료(OER)의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는 점, 1월은 대체로 인플레이션이 강한 달 중의 하나였다는 점에 주목한다. 1월 근원 PCE 물가의 상승률은 CPI(0.4%)보다 낮은 0.3%로 예상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에버코어 ISI의 에드 하이먼 회장은 "1월 CPI는 주가뿐 아니라 달러, 금리까지 모두 뒤흔들었다. 하지만 여러 가지 물증은 여전히 인플레이션이 둔화할 것이라고 가리킨다"라면서 7가지 증거를 제시했습니다. ▲4분기 3.5%까지 떨어진 고용비용지수(ECI) ▲1월 2.4%까지 내려간 중기 인플레이션 기대(뉴욕 Fed 조사) ▲가격을 올렸다는 답변 비율이 24%까지 줄어든 전미자영업연맹(NFIB) 조사 결과 ▲1월 -0.8%를 기록한 중국 CPI ▲정점에서 20% 떨어진 만하임 중고차 지수 ▲계속 떨어지고 있는 원자재(천연가스, 밀 등) 등입니다. 이런 두가지 시나리오에 대해 인디펜덴트 어드바이저의 크리스 자카렐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인플레이션 지속은 모든 투자자가 가장 두려워 하는 것인데 1월 CPI 보고서는 인플레이션이 내려가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즉각적 반응은 주식과 채권의 매도였다. 그러나 지난 몇 달 동안 대부분의 물가 보고서는 정말 고무적이었다. 이제 투자자들은 다음 보고서를 기다릴 것이며, 그 수치가 낮게 나온다면 1월 CPI는 단지 일시적인 것으로 간주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월가에는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웰스파고 등 다수가 낙관적 시나리오 편에 섰습니다.
게다가 밤새 영국에서 발표된 1월 CPI는 1년 전보다 4.0% 상승했고 에너지와 식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물가는 5.1%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예상(4.2%, 5.2%)보다 좋았죠. 전월 대비로는 헤드라인 CPI는 0.6% 하락했습니다. 예상(-0.3%), 12월(0.4%)보다 크게 낮았죠. 이에 영국의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8bp 하락한 4.07%로 떨어졌고,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0.8% 상승했습니다. 물론 영국의 경제 상황은 미국과 다르고, 아직 인플레이션도 라스트 마일 단계에 진입하지 않았습니다.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도 디스인플레이션 추세를 확인시켜줬습니다. 주택임대업체인 인비테이션홈스는 4분기 신규임대료 상승률이 0%라고 밝혔습니다. 3분기 5.2% 상승보다 대폭 감소한 것이죠. 또 코카콜라, 크래프트하인즈 하이네켄 등은 가격 인상폭을 전 분기보다 낮췄고 판매량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크래프트하인즈는 가격을 3.7% 올렸더니 판매량은 4.4%나 줄면서 매출이 감소했습니다. 펩시코처럼 소비자 저항에 부딪히고 있는 것이죠.
아침 8시 폴리티코는 Fed의 제롬 파월 의장이 어젯밤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소속된 민주당 의원들과 비밀 회동을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어제 CPI가 나온 뒤 민주당이 금리 인하 지연이 11월 대선에 부정적일까 봐 걱정한다는 기사가 떴었는데, 그날 밤 바로 만난 것이죠. 폴리티코는 의원들을 인용해 '파월 의장은 예상보다 뜨거운 CPI 보고서가 나온 뒤 최근 인플레이션 지표가 "자신들이 예상했던 것과 일치한다"라고 말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또 '파월 의장은 'Fed는 다가오는 PCE 보고서를 고려할 것이다. 좀 더 많은 정보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는 투자자에게 안도감을 줬습니다. CPI가 예상 밖이 아니었고 CPI보다 낮게 나올 PCE를 파월 의장이 기다린다는 것은 긍정적입니다.
뉴욕 채권시장에선 금리가 소폭 하락세로 출발했습니다. 어제 4.312%로 마감한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오전장 내내 4.28~4.29% 수준에서 거래됐습니다.
뉴욕 주식시장에서는 주요 지수가 0.2~0.8% 상승세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오전 9시 30분 뉴욕 증시 개장과 함께 발언대에 선 시카고 Fed의 오스탄 굴스비 총재는 CPI에 대한 낙관적 시나리오를 그대로 확인해줬습니다. 그의 발언은 다음과 같습니다.
▶어제의 인플레이션 데이터에 대해 너무 '뒤집어지지' (FLIPPED OUT) 말자. 인플레이션 추세를 한 달 수치로 판단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인플레이션이 앞으로 몇 달 동안 조금 더 높아지더라도, 이는 여전히 2% 목표로 돌아가는 경로와 일치할 것이다. 인플레이션이 하락할 것이라는 점은 확실하다.
▶Fed의 2% 목표는 CPI가 아닌 PCE 물가지수를 기준으로 한다. 두 지표의 측정 방법은 '약간 크게' 다를 수 있다.
▶너무 오래 제약적 금리를 유지하면 우리 책무 중 하나인 고용 측면(실업률 상승)에 대해 걱정해야 할 것이다.
'비둘기파' 굴스비 총재는 시장이 원하는 발언을 아낌없이 해줬습니다. 그는 올해 FOMC에서 투표권은 없습니다. 오후 4시 40분께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5.5bp 내린 4.261%, 2년물은 7.6bp 떨어진 4.582%를 기록했습니다. ING는 "10년물 4.25~4.5% 범위는 다시 (하락) 변곡점이 될 수 있는 범위다. 이번 주 일부 약한 데이터(소매판매 등)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금리 상승세가 약화하거나 심지어 반전될 수도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결국, 다우는 0.40%, S&P500 지수는 0.96% 올랐고 나스닥은 1.30% 상승했습니다. 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 지수는 어제 4% 폭락에서 반등해 2.44% 올랐습니다.
차량공유업체 우버(14.73%)와 리프트(35.12%)가 시장 분위기를 이끌었습니다. 이들은 4분기 실적이 월가 추정을 뛰어넘었을 뿐 아니라 올해 실적도 좋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리프트는 2024년 내내 잉여현금흐름이 처음으로 플러스를 유지할 것이고, EBITDA(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는 0.5%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2022년에 처음 긍정적인 잉여현금흐름을 기록했고, 2023년 첫 번째 연간 영업이익을 달성한 우버는 7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발표했습니다. 자사주 매입은 처음입니다.
ASML(2.34%)은 2023년 연례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는 반도체 시장이 최악의 상황에 도달했으며 반등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로저 디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시장이 이제 최저점에 도달했다고 믿는다. 앞으로 어떤 속도로 회복될 지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지만, 회복은 초기 단계"라고 설명했습니다. 매그니피선트 7(Mag 7) 주식 사이에서는 희비가 엇갈렸습니다. 엔비디아(2.46%)와 테슬라(2.55%), 아마존(1.39%)은 큰 폭으로 올랐지만, 알파벳(0.53%)과 마이크로소프트(0.78%)는 강보합세를 보였고 애플(-0.48%)은 홀로 하락했습니다.
엔비디아는 어제 아마존을 추월한 데 이어 오늘은 알파벳을 넘어서 시가총액 3위에 등극했습니다. 빅테크에 대한 투자자 믿음은 매우 강합니다. 하버드대의 학보인 하버드 크림슨에 따르면 기부금을 운용하는 하버드매니지먼트컴퍼니(HMC)는 주식 포트폴리오(11억8000만 달러 규모)의 98%를 테크 주식으로 채웠습니다. 특히 메타와 알파벳 주식이 70%를 차지합니다. 도박회사인 라이트앤원더(Light & Wonder Inc)가 세 번째로 큰 보유주식입니다. AMD와 엔비디아, TSMC, ASML 등도 갖고 있습니다. 반면 2020년 포트폴리오의 67%를 차지하던 헬스케어 주식은 1% 미만으로 줄였습니다. 2021년부터 매각을 시작, 보유하던 9개 바이오제약 주식 중 8개를 없앴습니다. 다만 월가에서는 Mag 7 주식 사이에서도 옥석을 가리는 분위기입니다. 오늘 주가가 이를 대변합니다. 헤지펀드 사토리펀드의 댄 나일스 설립자는 CNBC 인터뷰에서 Mag 7 주식 가운데 4개(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아마존)는 매수, 3개(애플, 테플라, 알파벳)는 공매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애플과 테슬라는 실적 부진을 공매도 이유로 들었고 알파벳의 경우 핵심 사업인 검색, 유튜브 등에서 4분기 광고 수입이 예상을 밑돌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아마존은 영업이익이 20% 증가했고, 주당순이익(EPS)이 2025년까지 두 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인텔리전트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인 애저에서 높은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고요. 메타에 대해선 "주가가 지난해 3배로 뛰었지만, 작년 한 해 이익이 90% 늘어나면서 주가수익비율(P/E) 24배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S&P500 지수의 21배보다 그리 비싸지 않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엔비디아의 경우 올해 매출이 70% 증가하면서 이익이 계속 예상을 넘어설 것이라고 봤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1월 소비자물가(CPI)가 예상보다 나쁘게 나온 뒤 급락했던 뉴욕 증시는 14일(미 동부시간) 아침부터 반등을 시도했습니다. 그리고 장 막판 S&P500 지수는 다시 5000선에 등극했습니다. 월가에선 인플레이션과 관련 두 가지 시나리오가 돌고 있는데, 투자자 다수가 낙관적 시나리오로 기울어진 덕분입니다.
① 비관적 시나리오
디스인플레이션의 가장 쉬운 부분이 이제 지나갔다는 것입니다. 팬데믹 때 발생한 공급망 혼란이 정상화되면서 상품 분야의 물가는 하락하고 있지만, 서비스 분야의 임금 상승세는 지속하면서 인플레이션이 2%로 떨어지는 마지막 마일(last mile)은 매우 힘들 것이란 것이죠. 그래서 경착륙까지 부를 수 있는 계속된 긴축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씨티, TS롬바드 등이 이런 시나리오를 갖고 있습니다. 씨티의 앤드루 홀렌호스트 이코노미스트는 "근원 CPI가 전월 대비 0.39% 더 오른 것은 '이상'(aberration) 현상이 아니다. 미국 경제는 인플레이션이 더 높아지고 변동성이 커지는 새로운 체제에 들어섰다. 이로 인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정책 금리를 '더 오랫동안 더 높게' 유지하게 될 것이고,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씨티는 미 중앙은행(Fed)이 금리를 몇 차례 내린 뒤 다시 금리 인상으로 돌아설 가능성까지 지적합니다. 인플레이션이 2%로 회복되지 않으면서 다시 긴축에 나서야 한다는 겁니다. TS롬바드는 "일종의 경기침체 없이는 인플레이션 2%로 돌아갈 수 없다. 1월 CPI 데이터와 서비스 인플레이션 가속화가 이런 사실을 증언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비관론자들은 벤 버냉키 전 Fed 의장과 올리비에 블랑차드 전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지난해 발표한 논문을 근거로 듭니다. 버냉키는 논문에서 팬데믹 초기 공급망 쇼크로 발생한 인플레이션이 노동시장의 임금으로 전이되면서 인플레가 지속화됐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을 중장기적으로 2%까지 낮추려면 실업자 1인당 빈 일자리(공석률)를 당시 1.6개(지금은 1.4개)에서 팬데믹 이전인 1.2개 이하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강력한 긴축 정책을 통해서 말이죠. 에버코어 ISI는 "공석률이 현재 1.4개인데 논문에 따르면 이는 CPI를 2.7%에서 안정시킨다. 2026년 말에 가야 2.4%가 된다. 만약 2025년 말까지 인플레를 2%까지 되돌리려면 공석률을 0.8개까지 줄이고 실업률은 자연 실업률(4.3%) 보다 높여야 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런 의견은 소수입니다.
② 낙관적 시나리오
월가 다수가 지지하는 것은 1월 CPI 반등은 일시적이고, 인플레이션은 둔화 추세를 이어가리라는 것입니다. 기업들은 매년 초 1년에 한 번 가격을 올리기 때문에 1월 효과가 있었다는 것이죠. 또 주거비가 다시 반등했지만, 시간이 흐르면 낮아질 것으로 봅니다. 실제 부동산 시장에서 렌트는 하락하고 있으므로 시차를 두고 인플레이션 데이터에 반영될 것이라는 겁니다. 또 Fed의 물가 벤치마크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가 오는 29일 발표되면 CPI보다는 다소 낮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주거비 비중이 작기 때문이죠.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상품 물가는 중고차 가격의 큰 폭 하락에 기인해 떨어졌지만, 근원 서비스 물가는 가속화되었다. 그러나 주거비 중 렌트와 주택소유자의 등가임대료(OER)의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는 점, 1월은 대체로 인플레이션이 강한 달 중의 하나였다는 점에 주목한다. 1월 근원 PCE 물가의 상승률은 CPI(0.4%)보다 낮은 0.3%로 예상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에버코어 ISI의 에드 하이먼 회장은 "1월 CPI는 주가뿐 아니라 달러, 금리까지 모두 뒤흔들었다. 하지만 여러 가지 물증은 여전히 인플레이션이 둔화할 것이라고 가리킨다"라면서 7가지 증거를 제시했습니다. ▲4분기 3.5%까지 떨어진 고용비용지수(ECI) ▲1월 2.4%까지 내려간 중기 인플레이션 기대(뉴욕 Fed 조사) ▲가격을 올렸다는 답변 비율이 24%까지 줄어든 전미자영업연맹(NFIB) 조사 결과 ▲1월 -0.8%를 기록한 중국 CPI ▲정점에서 20% 떨어진 만하임 중고차 지수 ▲계속 떨어지고 있는 원자재(천연가스, 밀 등) 등입니다. 이런 두가지 시나리오에 대해 인디펜덴트 어드바이저의 크리스 자카렐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인플레이션 지속은 모든 투자자가 가장 두려워 하는 것인데 1월 CPI 보고서는 인플레이션이 내려가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즉각적 반응은 주식과 채권의 매도였다. 그러나 지난 몇 달 동안 대부분의 물가 보고서는 정말 고무적이었다. 이제 투자자들은 다음 보고서를 기다릴 것이며, 그 수치가 낮게 나온다면 1월 CPI는 단지 일시적인 것으로 간주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월가에는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웰스파고 등 다수가 낙관적 시나리오 편에 섰습니다.
게다가 밤새 영국에서 발표된 1월 CPI는 1년 전보다 4.0% 상승했고 에너지와 식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물가는 5.1%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예상(4.2%, 5.2%)보다 좋았죠. 전월 대비로는 헤드라인 CPI는 0.6% 하락했습니다. 예상(-0.3%), 12월(0.4%)보다 크게 낮았죠. 이에 영국의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8bp 하락한 4.07%로 떨어졌고,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0.8% 상승했습니다. 물론 영국의 경제 상황은 미국과 다르고, 아직 인플레이션도 라스트 마일 단계에 진입하지 않았습니다.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도 디스인플레이션 추세를 확인시켜줬습니다. 주택임대업체인 인비테이션홈스는 4분기 신규임대료 상승률이 0%라고 밝혔습니다. 3분기 5.2% 상승보다 대폭 감소한 것이죠. 또 코카콜라, 크래프트하인즈 하이네켄 등은 가격 인상폭을 전 분기보다 낮췄고 판매량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크래프트하인즈는 가격을 3.7% 올렸더니 판매량은 4.4%나 줄면서 매출이 감소했습니다. 펩시코처럼 소비자 저항에 부딪히고 있는 것이죠.
아침 8시 폴리티코는 Fed의 제롬 파월 의장이 어젯밤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소속된 민주당 의원들과 비밀 회동을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어제 CPI가 나온 뒤 민주당이 금리 인하 지연이 11월 대선에 부정적일까 봐 걱정한다는 기사가 떴었는데, 그날 밤 바로 만난 것이죠. 폴리티코는 의원들을 인용해 '파월 의장은 예상보다 뜨거운 CPI 보고서가 나온 뒤 최근 인플레이션 지표가 "자신들이 예상했던 것과 일치한다"라고 말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또 '파월 의장은 'Fed는 다가오는 PCE 보고서를 고려할 것이다. 좀 더 많은 정보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는 투자자에게 안도감을 줬습니다. CPI가 예상 밖이 아니었고 CPI보다 낮게 나올 PCE를 파월 의장이 기다린다는 것은 긍정적입니다.
뉴욕 채권시장에선 금리가 소폭 하락세로 출발했습니다. 어제 4.312%로 마감한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오전장 내내 4.28~4.29% 수준에서 거래됐습니다.
뉴욕 주식시장에서는 주요 지수가 0.2~0.8% 상승세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오전 9시 30분 뉴욕 증시 개장과 함께 발언대에 선 시카고 Fed의 오스탄 굴스비 총재는 CPI에 대한 낙관적 시나리오를 그대로 확인해줬습니다. 그의 발언은 다음과 같습니다.
▶어제의 인플레이션 데이터에 대해 너무 '뒤집어지지' (FLIPPED OUT) 말자. 인플레이션 추세를 한 달 수치로 판단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인플레이션이 앞으로 몇 달 동안 조금 더 높아지더라도, 이는 여전히 2% 목표로 돌아가는 경로와 일치할 것이다. 인플레이션이 하락할 것이라는 점은 확실하다.
▶Fed의 2% 목표는 CPI가 아닌 PCE 물가지수를 기준으로 한다. 두 지표의 측정 방법은 '약간 크게' 다를 수 있다.
▶너무 오래 제약적 금리를 유지하면 우리 책무 중 하나인 고용 측면(실업률 상승)에 대해 걱정해야 할 것이다.
'비둘기파' 굴스비 총재는 시장이 원하는 발언을 아낌없이 해줬습니다. 그는 올해 FOMC에서 투표권은 없습니다. 오후 4시 40분께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5.5bp 내린 4.261%, 2년물은 7.6bp 떨어진 4.582%를 기록했습니다. ING는 "10년물 4.25~4.5% 범위는 다시 (하락) 변곡점이 될 수 있는 범위다. 이번 주 일부 약한 데이터(소매판매 등)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금리 상승세가 약화하거나 심지어 반전될 수도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결국, 다우는 0.40%, S&P500 지수는 0.96% 올랐고 나스닥은 1.30% 상승했습니다. 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 지수는 어제 4% 폭락에서 반등해 2.44% 올랐습니다.
차량공유업체 우버(14.73%)와 리프트(35.12%)가 시장 분위기를 이끌었습니다. 이들은 4분기 실적이 월가 추정을 뛰어넘었을 뿐 아니라 올해 실적도 좋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리프트는 2024년 내내 잉여현금흐름이 처음으로 플러스를 유지할 것이고, EBITDA(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는 0.5%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2022년에 처음 긍정적인 잉여현금흐름을 기록했고, 2023년 첫 번째 연간 영업이익을 달성한 우버는 7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발표했습니다. 자사주 매입은 처음입니다.
ASML(2.34%)은 2023년 연례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는 반도체 시장이 최악의 상황에 도달했으며 반등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로저 디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시장이 이제 최저점에 도달했다고 믿는다. 앞으로 어떤 속도로 회복될 지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지만, 회복은 초기 단계"라고 설명했습니다. 매그니피선트 7(Mag 7) 주식 사이에서는 희비가 엇갈렸습니다. 엔비디아(2.46%)와 테슬라(2.55%), 아마존(1.39%)은 큰 폭으로 올랐지만, 알파벳(0.53%)과 마이크로소프트(0.78%)는 강보합세를 보였고 애플(-0.48%)은 홀로 하락했습니다.
엔비디아는 어제 아마존을 추월한 데 이어 오늘은 알파벳을 넘어서 시가총액 3위에 등극했습니다. 빅테크에 대한 투자자 믿음은 매우 강합니다. 하버드대의 학보인 하버드 크림슨에 따르면 기부금을 운용하는 하버드매니지먼트컴퍼니(HMC)는 주식 포트폴리오(11억8000만 달러 규모)의 98%를 테크 주식으로 채웠습니다. 특히 메타와 알파벳 주식이 70%를 차지합니다. 도박회사인 라이트앤원더(Light & Wonder Inc)가 세 번째로 큰 보유주식입니다. AMD와 엔비디아, TSMC, ASML 등도 갖고 있습니다. 반면 2020년 포트폴리오의 67%를 차지하던 헬스케어 주식은 1% 미만으로 줄였습니다. 2021년부터 매각을 시작, 보유하던 9개 바이오제약 주식 중 8개를 없앴습니다. 다만 월가에서는 Mag 7 주식 사이에서도 옥석을 가리는 분위기입니다. 오늘 주가가 이를 대변합니다. 헤지펀드 사토리펀드의 댄 나일스 설립자는 CNBC 인터뷰에서 Mag 7 주식 가운데 4개(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아마존)는 매수, 3개(애플, 테플라, 알파벳)는 공매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애플과 테슬라는 실적 부진을 공매도 이유로 들었고 알파벳의 경우 핵심 사업인 검색, 유튜브 등에서 4분기 광고 수입이 예상을 밑돌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아마존은 영업이익이 20% 증가했고, 주당순이익(EPS)이 2025년까지 두 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인텔리전트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인 애저에서 높은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고요. 메타에 대해선 "주가가 지난해 3배로 뛰었지만, 작년 한 해 이익이 90% 늘어나면서 주가수익비율(P/E) 24배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S&P500 지수의 21배보다 그리 비싸지 않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엔비디아의 경우 올해 매출이 70% 증가하면서 이익이 계속 예상을 넘어설 것이라고 봤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