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탄 배출 주범 샅샅이 잡아내는 '문샷' 위성 내달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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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탄 배출량 측정 위한 '메탄샛' 위성 내달 발사
구글, 자료 분석 위해 클라우드·어스 기술 제공
구글, 자료 분석 위해 클라우드·어스 기술 제공
구글이 인공위성을 통해 수집된 정보로 전 세계 석유·가스 생산 시설의 메탄 배출량을 추적하는 ‘메탄샛’(MethaneSat) 프로젝트에 합류했다.
BBC 방송 등에 따르면 구글은 메탄샛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 환경단체 환경보호기금(EDF)과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1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메탄샛은 우주에 위성을 띄워 전 세계 석유·가스 생산량의 80% 이상을 담당하는 지역에서 정기적으로 배출되는 메탄의 양을 감시·추적하는 프로젝트다. 8800만달러(약 1172억원)의 자금이 투입됐으며, EDF 외에도 뉴질랜드 우주국, 미 하버드대학교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6년 전 처음 구상됐지만, 팬데믹으로 공급망 차질이 빚어지면서 지연됐다. 내달 첫 발사를 앞둔 메탄샛 위성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세운 민간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의 로켓이 실어 나르게 된다. 위성은 지구를 둘러싼 300마일(약 483㎞) 길이 궤도를 하루 15차례씩 돌며 메탄 배출량 데이터를 수집할 예정이다. 구글은 클라우드 플랫폼을 통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고속 처리하는 데 필요한 인공지능(AI) 컴퓨팅 기술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참여한다. 지리 공간 정보 분석 기술인 ‘구글어스엔진’을 활용, 석유·가스 생산 시설 지도를 만든 뒤 메탄 배출량이 많은 지점을 골라내는 작업도 수행한다.
메탄샛 추적 자료는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진 않고 몇 주 단위로 업데이트될 전망이다. 구글은 분석된 내용을 올 연말부터 규제 당국과 연구기관, 비영리 단체, 언론 등에 무료로 배포하겠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선 이 자료가 글로벌 기업들에 대한 제재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구글의 지속가능성 부문 부사장인 야엘 맥과이어는 “메탄샛 프로젝트는 ‘문샷’(대단히 야심 찬 계획)”이라며 “위성을 통해 수집된 정보는 에너지 기업과 연구기관, 공공기관 등이 메탄 배출량을 예측하고 줄이는 데 매우 유용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인공위성을 통한 메탄 배출량 추적 시도는 앞서 2017년에도 있었다. 당시 유럽우주국(ESA)은 대기 성분 관측 장비 ‘트로포미’(Tropomi)가 장착된 ‘센티넬-5P’ 위성을 쏘아 올려 대기 중 메탄 분포량을 측정하기 시작했다. 미 비영리 단체 카본매퍼는 2022년 트로포미 관측 자료를 토대로 미국, 러시아, 투르크메니스탄 등에서 거대한 ‘메탄 기둥’이 확인됐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트로포미 위성의 수명은 최소 7년으로 설정돼 올해 종료될 가능성이 있다. 메탄샛 위성은 기존에 배치된 위성의 빈틈을 메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너비 1㎢, 시간당 500㎏ 수준의 미세한 배출량까지 감지해 기존엔 포착하지 못했던 메탄까지 샅샅이 찾아낼 수 있다는 점에서다. 우드매킨지의 패트릭 바커 애널리스트는 “메탄샛은 탐지 범위와 민감도 측면에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최초의 위성”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메탄샛 프로젝트는 세계 최초로 메탄의 단순 배출량뿐 아니라 정확한 배출원과 시간이 지남에 따른 배출 양태 변화까지 포괄하는 지도화 작업으로 평가되고 있다. 스티븐 함부르크 EDF 수석 과학자는 “2025년 말에는 전 세계 주요 석유·가스 생산 지대에서의 메탄 배출량을 선명히 파악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메탄은 이산화탄소와 함께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힌다. 한 번 배출되면 대기 중에 20년간 잔존하면서 이산화탄소보다 80배 많은 열을 가둔다. 학자들은 산업화 이후 지구 온도 상승분의 약 3분의 1이 메탄에서 비롯됐다고 추산한다.
메탄 배출을 규제하는 국제법 수준의 규약은 현재 없다. 2021년 미국·유럽을 중심으로 한 100여개국이 2030년까지 전 세계 배출량을 2020년 대비 30% 감축하겠다는 ‘글로벌 메탄 서약’에 서명한 것이 다다. 이후 유럽연합(EU)이 2025년부터 석탄 산업에서의 메탄 배출을 금지하는 규칙에 합의하는 등 일부 진전이 있었다. 작년 말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선 엑슨모빌, 토탈, BP, 셸 등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이 2030년까지 메탄 배출을 완전히 줄이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다만 이 ‘약속’들은 구속력이 없다. 실제로 세계 최대 메탄 배출국으로 꼽히는 중국, 러시아, 인도 등에서 여전히 메탄이 대량으로 방출되고 있다. 나사(NASA)에 따르면 지난 200년간 메탄가스 배출량은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이 중 60%가 산업 활동에 기인한다. 축산업, 에너지 등의 기여도가 특히 크다. 미 환경보호청(EPA)은 2020년 소 한 마리를 키우는 과정에서 매년 154~264파운드의 메탄이 생성된다고 발표했다. 전 세계에서 식용 목적으로 사육되는 소는 15억마리에 달한다. 또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2년 전 세계 에너지 기업들이 1억3500만t의 메탄을 방출했다고 알렸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BBC 방송 등에 따르면 구글은 메탄샛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 환경단체 환경보호기금(EDF)과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1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메탄샛은 우주에 위성을 띄워 전 세계 석유·가스 생산량의 80% 이상을 담당하는 지역에서 정기적으로 배출되는 메탄의 양을 감시·추적하는 프로젝트다. 8800만달러(약 1172억원)의 자금이 투입됐으며, EDF 외에도 뉴질랜드 우주국, 미 하버드대학교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6년 전 처음 구상됐지만, 팬데믹으로 공급망 차질이 빚어지면서 지연됐다. 내달 첫 발사를 앞둔 메탄샛 위성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세운 민간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의 로켓이 실어 나르게 된다. 위성은 지구를 둘러싼 300마일(약 483㎞) 길이 궤도를 하루 15차례씩 돌며 메탄 배출량 데이터를 수집할 예정이다. 구글은 클라우드 플랫폼을 통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고속 처리하는 데 필요한 인공지능(AI) 컴퓨팅 기술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참여한다. 지리 공간 정보 분석 기술인 ‘구글어스엔진’을 활용, 석유·가스 생산 시설 지도를 만든 뒤 메탄 배출량이 많은 지점을 골라내는 작업도 수행한다.
메탄샛 추적 자료는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진 않고 몇 주 단위로 업데이트될 전망이다. 구글은 분석된 내용을 올 연말부터 규제 당국과 연구기관, 비영리 단체, 언론 등에 무료로 배포하겠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선 이 자료가 글로벌 기업들에 대한 제재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구글의 지속가능성 부문 부사장인 야엘 맥과이어는 “메탄샛 프로젝트는 ‘문샷’(대단히 야심 찬 계획)”이라며 “위성을 통해 수집된 정보는 에너지 기업과 연구기관, 공공기관 등이 메탄 배출량을 예측하고 줄이는 데 매우 유용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인공위성을 통한 메탄 배출량 추적 시도는 앞서 2017년에도 있었다. 당시 유럽우주국(ESA)은 대기 성분 관측 장비 ‘트로포미’(Tropomi)가 장착된 ‘센티넬-5P’ 위성을 쏘아 올려 대기 중 메탄 분포량을 측정하기 시작했다. 미 비영리 단체 카본매퍼는 2022년 트로포미 관측 자료를 토대로 미국, 러시아, 투르크메니스탄 등에서 거대한 ‘메탄 기둥’이 확인됐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트로포미 위성의 수명은 최소 7년으로 설정돼 올해 종료될 가능성이 있다. 메탄샛 위성은 기존에 배치된 위성의 빈틈을 메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너비 1㎢, 시간당 500㎏ 수준의 미세한 배출량까지 감지해 기존엔 포착하지 못했던 메탄까지 샅샅이 찾아낼 수 있다는 점에서다. 우드매킨지의 패트릭 바커 애널리스트는 “메탄샛은 탐지 범위와 민감도 측면에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최초의 위성”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메탄샛 프로젝트는 세계 최초로 메탄의 단순 배출량뿐 아니라 정확한 배출원과 시간이 지남에 따른 배출 양태 변화까지 포괄하는 지도화 작업으로 평가되고 있다. 스티븐 함부르크 EDF 수석 과학자는 “2025년 말에는 전 세계 주요 석유·가스 생산 지대에서의 메탄 배출량을 선명히 파악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메탄은 이산화탄소와 함께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힌다. 한 번 배출되면 대기 중에 20년간 잔존하면서 이산화탄소보다 80배 많은 열을 가둔다. 학자들은 산업화 이후 지구 온도 상승분의 약 3분의 1이 메탄에서 비롯됐다고 추산한다.
메탄 배출을 규제하는 국제법 수준의 규약은 현재 없다. 2021년 미국·유럽을 중심으로 한 100여개국이 2030년까지 전 세계 배출량을 2020년 대비 30% 감축하겠다는 ‘글로벌 메탄 서약’에 서명한 것이 다다. 이후 유럽연합(EU)이 2025년부터 석탄 산업에서의 메탄 배출을 금지하는 규칙에 합의하는 등 일부 진전이 있었다. 작년 말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선 엑슨모빌, 토탈, BP, 셸 등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이 2030년까지 메탄 배출을 완전히 줄이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다만 이 ‘약속’들은 구속력이 없다. 실제로 세계 최대 메탄 배출국으로 꼽히는 중국, 러시아, 인도 등에서 여전히 메탄이 대량으로 방출되고 있다. 나사(NASA)에 따르면 지난 200년간 메탄가스 배출량은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이 중 60%가 산업 활동에 기인한다. 축산업, 에너지 등의 기여도가 특히 크다. 미 환경보호청(EPA)은 2020년 소 한 마리를 키우는 과정에서 매년 154~264파운드의 메탄이 생성된다고 발표했다. 전 세계에서 식용 목적으로 사육되는 소는 15억마리에 달한다. 또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2년 전 세계 에너지 기업들이 1억3500만t의 메탄을 방출했다고 알렸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