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수의계약 요건 부적합 적발…공무원 3명 중징계 요청

성남시 삼평동 시유지 매각 '법령 위반'…감사원, 징계 요구
경기 성남시가 판교테크노밸리 인근 시유지인 분당구 삼평동 641번지(2만5천여㎡) 땅을 엔씨소프트 컨소시엄에 소프트웨어진흥시설 부지로 매각할 당시 관계 법령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성남시에 따르면 감사원은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감사 결과를 지난 6일 시에 통보하고 관련 공무원들에 대한 중징계를 요구했다.

시는 2020년 12월 삼평동 해당 시유지를 4차 공모 끝에 ㈜엔씨소프트, 삼성물산㈜, 대한지방행정공제회, 미래에셋자산운용㈜ 등으로 구성된 엔씨소프트 컨소시엄에 수의계약으로 8천377억원에 매각했다.

삼평동 641번지는 2009년 판교택지개발 당시 판교구청 건립 예정 부지였으나 임시주차장으로 쓰이고 있었고, 시는 소프트웨어진흥시설이라는 조건으로 매각했다.

엔씨소프트 컨소시엄은 이 부지에 건축면적 33만여㎡, 지상 14층·지하 9층 규모의 소프트웨어진흥시설을 건립하기로 했고, 지난해 매각대금을 모두 지급해 소유권 이전도 마쳤다.

엔씨 컨소시엄 측은 지난해 12월 말 시로부터 건축허가를 받아 착공을 앞둔 상태다.

감사원은 이에 대해 지난해 5월 25일부터 7월 20일까지 실시한 '2023년 성남시 정기감사' 과정에서 삼평동 부지 매각과 관련한 문제를 적발했다.

감사 결과 시유지 매각 과정에서 성남시가 관련법상 수의계약 요건을 갖추지 않았는데도 엔씨 컨소시엄 측에 시유지를 매각한 것을 확인했다.

엔씨 컨소시엄이 해당 시유지에 대한 소유권 이전 전에 소프트웨어 진흥법 규정에 따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으로부터 소프트웨어진흥시설 '사전 승인'이나 '사전승인 협의' 절차를 이행해야 하나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격이 없는 엔씨 컨소시엄에 8천억원대 시유지를 매각하는 혜택을 줬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관련 법령을 위반한 당시 시청 과장, 팀장, 담당자 등 공무원 3명을 중징계 처분하고, '소프트웨어진흥시설 지정'이 신속히 완료될 수 있도록 할 것을 시에 주문했다.

이에 시는 최근 엔씨 컨소시엄 측과 건축허가일로부터 12개월 이내에 소프트웨어진흥시설 사전 승인을 받고, 시설물 준공후 사용승인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본지정을 받도록 하는 내용의 협의서를 새로 작성했다.

시 미래산업과 관계자는 "당시 관련 업무 처리가 꼼꼼하지 못했다"면서도 "소프트웨어진흥시설 건립에는 문제가 없도록 컨소시엄 측과 계속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