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소기업이 해냈다…일본·독일 기업 독점 깨고 '잭팟'
소재 제조 전문기업 와이엠티가 신형 화학약품 개발에 성공, 일본·독일 기업이 독점하고 있는 화학약품 사업을 확대한다고 19일 발표했다.

화학약품 신제품 개발…日·獨 독점 ‘이제 그만’

이번에 와이엠티가 개발한 제품은 최종표면처리·동도금 화학약품이다. 최종표면처리는 금, 은, 주석 등 피막을 입혀 기판·부품 산화를 방지하는 공정이다. 기존 제품과 달리 연성인쇄회로기판(FPCB)에 더해 반도체 실장기판(PKG)에도 함께 사용할 수 있어 수익성이 높다.

PKG는 초미세 공정에 사용되는 소재로, 고가 반도체를 메인 기판에 직접 부착해 발생하는 비용을 줄인다. PKG 최종표면처리 공정 화학약품 사업은 일본 우에무라가 독점하고 있다. 현재 와이엠티는 글로벌 종합 반도체 회사인 A사와 협력, 신제품 파일럿 검사를 진행 중이다.

최종표면처리 화학약품으로 일본 독점을 깼다면, 동도금 화학약품으로는 독일 독점을 깼다는 게 와이엠티 설명이다. 기판 등 플라스틱에 전기를 통하게 하는 데 필수적인 동도금 화학약품은 현재 독일 아토텍이 독점하고 있다. 매출은 이미 발생했다. 올해 동도금 화학약품 매출액는 3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PKG 시장 커가니…“수익·매출 늘어날 것”

와이엠티는 PKG 공정에서 이미 한 차례 일본 독점을 깼다. 2022년 와이엠티는 ‘나노투스 극동박’을 개발해 미쓰이금속 독점하던 극동박 시장에 진출했다. 극동박은 두께가 1.0~2.0㎛인 저조도 동박으로, PKG 생산에 필수적인 소재다.

글로벌 시장조사회사 이젝티튜드 컨설턴시는 지난해 79억달러(약 10조5400억원) 규모인 PKG 시장이 연평균 7.2% 성장해 2030년 128억달러(약17조800억원)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번 신제품을 시작으로 와이엠티는 화학약품 적용 제품군을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스마트폰·전자장비에 쓰이는 고밀도상호연결(HDI) PCB, 많은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고다층(MLB) PCB 등이 다음 타자로 점쳐졌다.

허민호 기업리서치센터 연구원은 “PKG를 통한 화학약품 매출 증가가 사업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기존 FPCB 중심에서 반도체 패키지 기판으로 전방산업을 확대하면서 중장기 외형성장이 기대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와이엠티 관계자는 “PKG 시장이 확대되는 상황에 맞춰 고부가가치 제품 공급을 늘려나갈 것”이라며 “전장 부품을 위한 화학약품 등도 곧 선보일 것”이라 덧붙였다.

와이엠티는 1999년 설립된 소재전문 기업이다. 화학약품을 제조하고 반도체 기판을 가공한다. 반도체, 전기장치 부품 등에 필수 제품들이다. 국내에서 인쇄회로기판(PCB) 가공 공정에 필요한 약품 전체를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와이엠티가 유일하다. PCB는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대부분의 전자기기 제조 공정에 사용되는 기초 화학소재다.

김동주 기자 djdd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