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는 지난해 10월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대규모 수도권 투자유치 설명회를 열었다.  /경상남도 제공
경상남도는 지난해 10월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대규모 수도권 투자유치 설명회를 열었다. /경상남도 제공
경상남도가 지역 투자를 약속한 기업들의 투자 이행률을 높이기 위해 ‘걸림돌 제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투자 양해각서(MOU) 체결 뒤 일부 기업이 실질적인 이행에 나서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데 따른 조치다.

15일 경상남도에 따르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도와 투자협약을 맺은 기업은 307개다. 이들 기업은 도내에 총 20조1927억원 규모의 투자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도가 투자 이행 정도를 조사한 결과 투자를 완료했거나 진행 중인 기업이 67.5%로 도내 투자는 비교적 순조로운 흐름을 보이고 있었다.

기존에 약속한 투자를 완료한 기업이 88개로 307개 기업의 28.7%에 달했다. 부지 계약·설계·착공 등의 단계로 현재 투자를 진행 중인 기업은 119개(38.8%)였다. 산업단지를 조성 중이거나 투자자금 확보로 투자를 준비 중인 기업은 79개(25.7%), 이 밖에 경영 악화 등으로 투자를 포기한 기업은 21개(6.8%)로 확인됐다.

밀양 나노융합국가산업단지 첫 입주기업인 삼양식품은 2400억원을 투자해 2022년 5월 밀양 제1공장을 준공했다. 이어 1643억원을 재투자해 내년 5월 준공을 목표로 밀양 제2공장을 건설 중이다. 이 공장이 준공되면 총 5개 라인의 라면 생산설비를 추가로 구축해 밀양공장이 삼양식품의 최대 라면 생산지가 된다.

국내 대표적 온라인 물류기업인 컬리는 630억원을 투입해 조성한 창원 물류센터를 운영 중이다. 도내 반도체 기업인 해성디에스는 2026년 8월 준공을 목표로 창원국가산업단지에 약 3500억원을 투자해 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대구에 본사를 둔 2차전지용 양극화 물질 선도 기업인 엘앤에프는 하동군 대송일반산업단지 내에 6000억원을 투입해 2차전지 공장 신설을 준비 중이다.

반면 2022년 4850억원의 신규 투자를 약속한 D업체는 자금 사정 악화를 이유로 투자를 포기했다. 국내 기업인 S사도 경남지역 내 250억원의 신규 투자를 계획했지만 타당성 용역 결과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계획을 철회했다.

도 관계자는 “3년간의 조사 결과 실제 투자가 실행됐거나 준비 중인 기업이 전체 대비 93.2%(286개)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며 “MOU 체결 단계를 투자 실적으로 볼 수 있냐는 지적이 일부 있긴 하지만 상호 신의를 바탕으로 협약을 맺기 때문에 지방자치단체와 기업체 모두 이행 여부를 중요하게 여긴다”고 말했다.

경상남도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투자 준비 기업의 이행률을 더 높이기 위해 행정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지역 금융권의 자금 지원을 알선하고, 투자 이행 상황을 밀착 모니터링해 기업의 애로사항을 없애주기로 했다.

성수영 경상남도 투자유치단장은 “기업이 공장 투자를 계획하면 부지 계약부터 건축 설계, 건축 허가, 착공, 준공 등에 이르기까지 기본적으로 3년 정도가 걸리고 이를 감안하면 도내 투자 협약은 꽤 속도감 있게 이행되는 것”이라며 “잠재 투자 기업 발굴을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창원=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