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도시대 '행운 선물'…오미야게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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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전통문화, 오미야게의 모든 것
日 전통문화, 오미야게의 모든 것
손가락 몇 번만 움직이면 전 세계 어디서든, 무엇이든 살 수 있고 한밤중에 주문한 물건이 해 뜰 무렵 집 앞까지 배달되는 시대다. “한 번쯤 갖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과 기나긴 고민 따위는 사라진 요즘, 타인에게 주는 선물의 의미와 그 과정도 당연히 달라졌다. 수 세기에 걸쳐 ‘아날로그 소비’를 고집하는 문화가 남아있는 곳이 있다면 일본이다. 여행을 떠나 그곳의 추억과 행복을 담아와 가까운 사람들에게 직접 전하는 작은 선물 ‘오미야게’.
오미야게 문화는 해외여행마저 흔해진 지금의 세대에 더 특별한 것이 됐고, 일본의 관광산업을 떠받치는 연 9조원대의 황금알이 됐다. 도쿄 바나나, 후쿠오카 병아리빵, 홋카이도 시로이 코이비토 등 ‘한입 간식’은 지역 명물에서 전국구 명물이 됐고 이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일본의 대표 먹거리로 자리 잡았다. 작고 사소한 것들을 오랜 시간 지켜나가는 것을 미덕으로 삼는 일본인의 특성 때문일까. 오미야게의 기준을 규정하고 연구하는 ‘오미야게학회’도 있고 매년 철도회사 JR이 선정하는 ‘오미야게 그랑프리’ 대회도 열린다.
일본 각 지역을 오가는 여행자마다 두 손 가득 담아 오는 오미야게에는 특별한 이야기들이 숨어 있다. 야생 다람쥐가 많은 지역인 가라쿠마 지역의 특징을 담은 호두 파이 과자 ‘구루밋코’, 눈이 많이 내리는 일본의 대표 낙농왕국 홋카이도의 화이트초콜릿 ‘시로이 고이비토’, 100년 전 한 제과점 사장이 잠을 자다 병아리에 파묻히는 꿈을 꾼 뒤 만든 ‘히요코 만주’까지…. 섬세하고 개성 있는 모양, 하나씩 정성껏 포장된 오미야게를 받아 든 이들은 하나같이 말한다. “도저히 먹기 아깝다”고.
과잉 생산과 소비의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오미야게 문화가 주는 진정한 선물은 아마도 그 안에 담긴 마음일 테다. 먼 길을 떠났다 돌아오는 발걸음에 새겨진 마음, 좋은 것들을 보며 나를 떠올렸을 그리운 마음, 그것을 전하며 들려주는 여행지에서의 들뜬 마음. 몰입형 미디어아트 전시관 ‘웨이브 뮤지엄’으로 예술적 감동을 전 세계에 전하고 있는 디스트릭트 팀이 일본 곳곳에서 달콤한 오미야게 이야기를 수집해왔다. 오미야게의 역사를 알고, 각각의 탄생 스토리를 알면 그 맛은 지금까지 알던 것보다 더 깊어지지 않을까.
에도시대 때 시작된 '독특한 문화'
과거엔 신사참배 가는 게 평생의 꿈
마을 전체가 돈 모아 몇명만 보내줘
감사 의미로 지역 명물 이웃과 나눠
일본 여행은 떠날 때보다 돌아오는 길이 더 분주하다. 공항에서 도쿄바나나, 시로이 고이비토처럼 일본의 오미야게(과자 기념품)를 양손 가득 들고 계산대에 줄 서 있는 전 세계 관광객들의 모습은 이제 평범한 풍경이 됐다. 여행지를 떠나며 가족과 지인에게 작은 선물이라도 해야 한다는 일종의 의무감이 구매로 이어지는 것도 있지만, ‘열정적인 공항 쇼핑객’을 만든 건 일본 특유의 미적 감각과 스토리가 더해진 달콤한 과자의 맛. 일본의 전국 공항엔 구매 욕구뿐만 아니라 소장 욕구까지 불러일으키는 먹거리로 가득하다.
오미야게(お土産)는 여행지에서 돌아올 때 가족, 친구 그리고 동료들을 위해 선물을 사 가지고 오는 일본의 전통문화다. 여행의 추억으로 자신을 위해 구매하는 기념품과는 다르다. 내가 특정 지역을 방문하고, 그 경험을 타인과 공유하기 위한 지역 특산품 선물을 말한다. 대부분의 오미야게는 낱개로 개별 포장돼 있어 누군가에게 선물하고, 그 선물을 또 다른 이들과 나눌 수 있게 한, 일본의 전통이다. 일본의 오미야게 시장 규모는 1조엔(약 9조원). 아이치대의 조사에 따르면 오미야게 시장은 앞으로도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에서 오미야게 문화를 경험한 사람들은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소비 경험을 한다. 제주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제주공항 파리바게뜨’에서만 파는 ‘마음샌드’를 구매하기 위해 온라인으로 예약하거나 줄까지 서는 모습이 그렇다. 하루 6만 개가 팔린다고 하니, 이 제품으로만 연 300억원 정도가 팔리는 셈이다. 스타벅스 제주 역시 이 지역에서만 파는 ‘현무암 쿠키 샌드’를 출시할 정도로 지역 특성을 살린 ‘과자 기념품’이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일본의 전통과 역사를 담고 있는 오미야게는 어디서 유래했을까. 오미야게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선 에도시대(1603~1868)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서민들은 일본 미에현 이세시의 이세신궁(伊勢神宮)에 참배 가는 것이 일생일대의 꿈이었다. 그들에게 여행이란, 곧 참배 가는 것을 의미했다. 여행에는 돈이 많이 필요했기 때문에 마을 사람들은 함께 돈을 모으고, 제비뽑기해 대표자를 선출했다. 대표자에게 자신들의 소원도 대신 빌어달라고 부탁했다. 마을의 대표로 뽑힌 이는 여러 사람을 위해 참배한 뒤, 돌아오는 길에 그 지역 명물을 사 왔다. 원래 신사에서 참배객에게 주는 기념품(종이나 그림), 참배 때 쓰던 그릇 및 토기 등을 받아와야 하는데, 인원수만큼 받지 못하자 지역 특산물을 사 오기 시작했다. 다 함께 여행의 경험을 공유하고 참배한 사실을 증명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이런 전통이 현대까지 발전하고 이어져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은 것.
이세신궁에 다녀온 이들의 오미야게는 ‘아카후쿠’라고 불리는 모찌였다. 떡을 부드러운 팥소인 ‘고시안’으로 감싼 것으로 많은 인파 속에 빠르게 만들어 신속하게 제공하기 위해 손가락 세 개로 꾹 눌러 모양을 낸 것이 특징이다. 지금도 이 지역 명물로 남아 있다. 당시 참배객이 얼마나 많았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명물 음식은 또 있다. 이세시의 대표 음식인 ‘이세우동’. 직경 1㎝ 전후의 두꺼운 면을 1시간 정도 푹 삶아 간장을 살짝 끼얹은 쫄깃하고 부드러운 우동이다. 국물이 없어 빨리 먹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이세신궁 앞 가게들이 개발한 묘수였다.
수백 년의 세월을 넘어 지금의 오미야게는 ‘감성의 시대’에 맞게 진화했다. 상품의 브랜딩은 사람에 비유하자면 일종의 패션과 같다. 시대에 따라 미의 기준이 변화해온 것처럼 전통적인 패키징과 역사를 강조하는 대신 상자와 포장, 봉투와 스토리까지 더 화려하게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과자 상자가 아닌, 오래 간직하고 싶은 보물 상자로 현대인의 감성을 충족시키는 일본 대표 오미야게들을 이어 소개한다.온라인 구매는 의미 퇴색…여행지에서 직접 사와야
● 오미야게에 대해 몰랐던 사실들
(1) 하와이 사람들도 오미야게를?
1800년대 중반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에 일하러 건너간 일본계 이민자들은 오미야게를 나누는 풍습을 하와이에 전파했다. 하와이 현지인인 카마아이나는 감사와 온정의 마음을 전하는 문화를 바로 받아들였다. 지금도 하와이 사람들은 섬에서 섬을 이동하는 경우 오미야게를 산다. 소고기 육포, 모찌 사탕, 마우이섬의 만주와 하와이섬의 도나쿠키, 빅아일랜드의 캔디와 코나(또는 카우) 커피 등이 유명하다.
(2) 오미야게에도 '조건'이 있다?
일본엔 ‘오미야게 학회’가 있다. 이들이 정의하는 오미야게는 ‘다른 사람에게 물건을 전달하는 행위’. 오미야게라고 부르는 조건도 있다. 우선 온라인으로 산 건 오미야게가 아니다. 사람이 직접 어딘가에 가서 그 지역의 상품을 사 와야만 인정된다. 전달할 때도 조건이 있다. 오미야게를 줄 때 반드시 ‘어디 어디에 다녀오면서 사 왔다’는 장소의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 그 지역에서 주운 돌도 오미야게에 해당한다.
(3) 신사참배가 낳고 철도가 키워
수 세기 전 일본인들이 신사 참배를 다녀오는 길에 마을 사람들에게 ‘행복’을 나눠주기 위해 가져온 오미야게. 원래는 부채, 차, 칼, 국자 등 상하지 않고 가벼우면서 포장이 쉬운 물품들이었다. 신사에 주로 걸어서 가야 해서 몇 주씩 걸리는 일도 잦았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지역 명물 먹거리로 변화한 건 1872년 이후부터다. 일본의 철도 체계가 자리 잡으며 모찌와 주전부리 등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4) 오미야게 그랑프리 대회도 있다?
일본 철도회사 JR이 매년 주최하는 ‘오미야게 그랑프리’가 있다. 동일본 지역 각 현에서 다양한 기념품을 내놓는데, 과자·식품·음료와 알코올 부문 상이 있다. ‘가족에게 선물하고 싶은 선물상’ ‘친구나 연인에게 선물하고 싶은 선물상’ ‘직장 동료에게 주고 싶은 선물상’ 등이 있다. 지난해 10월 열린 대회에서는 도쿄역과 기타센주역에서 판매하는 ‘메이플 버터쿠키’와 군마현 다카사키역 ‘다카사키 푸딩 등이 상을 받았다. 일부 상품은 JR몰에서 온라인 판매한다.
김보라 기자/도쿄·오사카=이동훈 디스트릭트 부사장
오미야게 문화는 해외여행마저 흔해진 지금의 세대에 더 특별한 것이 됐고, 일본의 관광산업을 떠받치는 연 9조원대의 황금알이 됐다. 도쿄 바나나, 후쿠오카 병아리빵, 홋카이도 시로이 코이비토 등 ‘한입 간식’은 지역 명물에서 전국구 명물이 됐고 이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일본의 대표 먹거리로 자리 잡았다. 작고 사소한 것들을 오랜 시간 지켜나가는 것을 미덕으로 삼는 일본인의 특성 때문일까. 오미야게의 기준을 규정하고 연구하는 ‘오미야게학회’도 있고 매년 철도회사 JR이 선정하는 ‘오미야게 그랑프리’ 대회도 열린다.
일본 각 지역을 오가는 여행자마다 두 손 가득 담아 오는 오미야게에는 특별한 이야기들이 숨어 있다. 야생 다람쥐가 많은 지역인 가라쿠마 지역의 특징을 담은 호두 파이 과자 ‘구루밋코’, 눈이 많이 내리는 일본의 대표 낙농왕국 홋카이도의 화이트초콜릿 ‘시로이 고이비토’, 100년 전 한 제과점 사장이 잠을 자다 병아리에 파묻히는 꿈을 꾼 뒤 만든 ‘히요코 만주’까지…. 섬세하고 개성 있는 모양, 하나씩 정성껏 포장된 오미야게를 받아 든 이들은 하나같이 말한다. “도저히 먹기 아깝다”고.
과잉 생산과 소비의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오미야게 문화가 주는 진정한 선물은 아마도 그 안에 담긴 마음일 테다. 먼 길을 떠났다 돌아오는 발걸음에 새겨진 마음, 좋은 것들을 보며 나를 떠올렸을 그리운 마음, 그것을 전하며 들려주는 여행지에서의 들뜬 마음. 몰입형 미디어아트 전시관 ‘웨이브 뮤지엄’으로 예술적 감동을 전 세계에 전하고 있는 디스트릭트 팀이 일본 곳곳에서 달콤한 오미야게 이야기를 수집해왔다. 오미야게의 역사를 알고, 각각의 탄생 스토리를 알면 그 맛은 지금까지 알던 것보다 더 깊어지지 않을까.
"내 福 나눠줄게"…행복 품앗이에서 시작된 일본 선물문화
● 오미야게 변천사에도시대 때 시작된 '독특한 문화'
과거엔 신사참배 가는 게 평생의 꿈
마을 전체가 돈 모아 몇명만 보내줘
감사 의미로 지역 명물 이웃과 나눠
일본 여행은 떠날 때보다 돌아오는 길이 더 분주하다. 공항에서 도쿄바나나, 시로이 고이비토처럼 일본의 오미야게(과자 기념품)를 양손 가득 들고 계산대에 줄 서 있는 전 세계 관광객들의 모습은 이제 평범한 풍경이 됐다. 여행지를 떠나며 가족과 지인에게 작은 선물이라도 해야 한다는 일종의 의무감이 구매로 이어지는 것도 있지만, ‘열정적인 공항 쇼핑객’을 만든 건 일본 특유의 미적 감각과 스토리가 더해진 달콤한 과자의 맛. 일본의 전국 공항엔 구매 욕구뿐만 아니라 소장 욕구까지 불러일으키는 먹거리로 가득하다.
오미야게(お土産)는 여행지에서 돌아올 때 가족, 친구 그리고 동료들을 위해 선물을 사 가지고 오는 일본의 전통문화다. 여행의 추억으로 자신을 위해 구매하는 기념품과는 다르다. 내가 특정 지역을 방문하고, 그 경험을 타인과 공유하기 위한 지역 특산품 선물을 말한다. 대부분의 오미야게는 낱개로 개별 포장돼 있어 누군가에게 선물하고, 그 선물을 또 다른 이들과 나눌 수 있게 한, 일본의 전통이다. 일본의 오미야게 시장 규모는 1조엔(약 9조원). 아이치대의 조사에 따르면 오미야게 시장은 앞으로도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에서 오미야게 문화를 경험한 사람들은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소비 경험을 한다. 제주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제주공항 파리바게뜨’에서만 파는 ‘마음샌드’를 구매하기 위해 온라인으로 예약하거나 줄까지 서는 모습이 그렇다. 하루 6만 개가 팔린다고 하니, 이 제품으로만 연 300억원 정도가 팔리는 셈이다. 스타벅스 제주 역시 이 지역에서만 파는 ‘현무암 쿠키 샌드’를 출시할 정도로 지역 특성을 살린 ‘과자 기념품’이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일본의 전통과 역사를 담고 있는 오미야게는 어디서 유래했을까. 오미야게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선 에도시대(1603~1868)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서민들은 일본 미에현 이세시의 이세신궁(伊勢神宮)에 참배 가는 것이 일생일대의 꿈이었다. 그들에게 여행이란, 곧 참배 가는 것을 의미했다. 여행에는 돈이 많이 필요했기 때문에 마을 사람들은 함께 돈을 모으고, 제비뽑기해 대표자를 선출했다. 대표자에게 자신들의 소원도 대신 빌어달라고 부탁했다. 마을의 대표로 뽑힌 이는 여러 사람을 위해 참배한 뒤, 돌아오는 길에 그 지역 명물을 사 왔다. 원래 신사에서 참배객에게 주는 기념품(종이나 그림), 참배 때 쓰던 그릇 및 토기 등을 받아와야 하는데, 인원수만큼 받지 못하자 지역 특산물을 사 오기 시작했다. 다 함께 여행의 경험을 공유하고 참배한 사실을 증명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이런 전통이 현대까지 발전하고 이어져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은 것.
이세신궁에 다녀온 이들의 오미야게는 ‘아카후쿠’라고 불리는 모찌였다. 떡을 부드러운 팥소인 ‘고시안’으로 감싼 것으로 많은 인파 속에 빠르게 만들어 신속하게 제공하기 위해 손가락 세 개로 꾹 눌러 모양을 낸 것이 특징이다. 지금도 이 지역 명물로 남아 있다. 당시 참배객이 얼마나 많았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명물 음식은 또 있다. 이세시의 대표 음식인 ‘이세우동’. 직경 1㎝ 전후의 두꺼운 면을 1시간 정도 푹 삶아 간장을 살짝 끼얹은 쫄깃하고 부드러운 우동이다. 국물이 없어 빨리 먹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이세신궁 앞 가게들이 개발한 묘수였다.
수백 년의 세월을 넘어 지금의 오미야게는 ‘감성의 시대’에 맞게 진화했다. 상품의 브랜딩은 사람에 비유하자면 일종의 패션과 같다. 시대에 따라 미의 기준이 변화해온 것처럼 전통적인 패키징과 역사를 강조하는 대신 상자와 포장, 봉투와 스토리까지 더 화려하게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과자 상자가 아닌, 오래 간직하고 싶은 보물 상자로 현대인의 감성을 충족시키는 일본 대표 오미야게들을 이어 소개한다.
온라인 구매는 의미 퇴색…여행지에서 직접 사와야
최고 선물 뽑는 대회도 열려
● 오미야게에 대해 몰랐던 사실들(1) 하와이 사람들도 오미야게를?
1800년대 중반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에 일하러 건너간 일본계 이민자들은 오미야게를 나누는 풍습을 하와이에 전파했다. 하와이 현지인인 카마아이나는 감사와 온정의 마음을 전하는 문화를 바로 받아들였다. 지금도 하와이 사람들은 섬에서 섬을 이동하는 경우 오미야게를 산다. 소고기 육포, 모찌 사탕, 마우이섬의 만주와 하와이섬의 도나쿠키, 빅아일랜드의 캔디와 코나(또는 카우) 커피 등이 유명하다.
(2) 오미야게에도 '조건'이 있다?
일본엔 ‘오미야게 학회’가 있다. 이들이 정의하는 오미야게는 ‘다른 사람에게 물건을 전달하는 행위’. 오미야게라고 부르는 조건도 있다. 우선 온라인으로 산 건 오미야게가 아니다. 사람이 직접 어딘가에 가서 그 지역의 상품을 사 와야만 인정된다. 전달할 때도 조건이 있다. 오미야게를 줄 때 반드시 ‘어디 어디에 다녀오면서 사 왔다’는 장소의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 그 지역에서 주운 돌도 오미야게에 해당한다.
(3) 신사참배가 낳고 철도가 키워
수 세기 전 일본인들이 신사 참배를 다녀오는 길에 마을 사람들에게 ‘행복’을 나눠주기 위해 가져온 오미야게. 원래는 부채, 차, 칼, 국자 등 상하지 않고 가벼우면서 포장이 쉬운 물품들이었다. 신사에 주로 걸어서 가야 해서 몇 주씩 걸리는 일도 잦았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지역 명물 먹거리로 변화한 건 1872년 이후부터다. 일본의 철도 체계가 자리 잡으며 모찌와 주전부리 등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4) 오미야게 그랑프리 대회도 있다?
일본 철도회사 JR이 매년 주최하는 ‘오미야게 그랑프리’가 있다. 동일본 지역 각 현에서 다양한 기념품을 내놓는데, 과자·식품·음료와 알코올 부문 상이 있다. ‘가족에게 선물하고 싶은 선물상’ ‘친구나 연인에게 선물하고 싶은 선물상’ ‘직장 동료에게 주고 싶은 선물상’ 등이 있다. 지난해 10월 열린 대회에서는 도쿄역과 기타센주역에서 판매하는 ‘메이플 버터쿠키’와 군마현 다카사키역 ‘다카사키 푸딩 등이 상을 받았다. 일부 상품은 JR몰에서 온라인 판매한다.
김보라 기자/도쿄·오사카=이동훈 디스트릭트 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