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대 규모 블록체인 플랫폼이 탄생했다. 네이버 관계사인 라인과 카카오가 각각 개발한 블록체인 플랫폼의 통합을 결정했다. 두 플랫폼이 통합하면 시가총액 기준 약 1조5000억원 규모의 블록체인 플랫폼이 출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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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플랫폼을 운영하는 클레이튼재단과 핀시아재단은 핀시아·클레이튼 네트워크 통합 안건이 이해관계자 투표를 통과했다고 15일 발표했다. 찬성표는 클레이튼에서 90%, 핀시아에서 95%가 나왔다. 지난달 10일 통합을 발표했을 때는 암호화폐 교환비를 문제 삼은 투자자의 반발이 거셌지만, 압도적인 찬성으로 투표가 끝났다.

핀시아는 네이버 관계사인 라인이, 클레이튼은 카카오가 개발한 블록체인 플랫폼이다. 지금은 두 플랫폼 모두 카카오와 라인이 아니라 자체 재단이 운영하고 있다.

두 플랫폼 간 결합으로 아시아 블록체인 시장에 영향력을 폭넓게 미칠 국산 암호화폐가 나올 수 있게 됐다. 두 재단은 올해 2분기까지 블록체인 생태계를 통합한 뒤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통합 재단을 설립하기 위해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기로 했다. 각 재단 업무 조직도 통합한다. 이사진은 양쪽 재단에서 동일한 의석을 확보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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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이튼과 핀시아의 통합은 아시아 블록체인 시장의 ‘빅딜’이다. 클레이튼은 블록체인 인프라 부문에서 아시아 최대 규모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꼽힌다. 한국은행이 추진하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사업에 참여하기도 했다. 핀시아는 아시아 최대 대체불가능토큰(NFT) 시장을 운영하고 있다.

양측 재단은 이번 통합으로 45개 회원사, 420개 서비스를 거느리는 대형 아시아 블록체인 생태계가 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생태계에 접근할 수 있는 인원이 2억5000만 명에 달할 것이란 설명이다. 두 플랫폼의 시가총액 합산액은 1조5000억원 선이다. 암호화폐 시장 분석업체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5일 기준 시가총액은 클레이튼이 1조900억원, 핀시아가 3356억원 규모다.

블록체인 시장 침체가 통합 배경이다. 2018년 출시된 두 플랫폼은 2021년 2분기 이후 암호화폐 가격이 내려가면서 사업 확장에 어려움을 겪었다. 클레이튼 암호화폐의 가격은 2021년 3월 4800원을 돌파했지만, 이달 들어 16분의 1인 300원대로 추락했다. 핀시아 가격도 같은 기간 36만원대에서 9분의 1 수준인 4만원대로 쪼그라들었다. 아시아 시장이 전 세계 암호화폐 거래액의 70% 이상을 차지하지만, 이 지역 화폐가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5%에 불과하다는 점도 통합에 영향을 미쳤다.

두 블록체인 재단이 통합 안건을 투표에 부치겠다고 밝힌 시점은 지난달 10일이었다. 당시엔 핀시아 투자자 위주로 통합 반대 의견이 많았다. 통합 암호화폐인 ‘PDT’를 받을 때 적용될 교환 비율이 문제였다. 기존 암호화폐 한 개당 통합 화폐를 클레이튼 투자자는 1개, 핀시아 투자자는 148개 받는 구조였다.

양쪽 재단이 교환비를 바꾸는 대신 핀시아 투자자를 대상으로 암호화폐 예치 시 보상안을 지급하는 ‘당근’을 제시하면서 찬성에 힘이 실렸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