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약세 하락세 꺾인 국제 유가, 1.8% 반등 [오늘의 유가]
달러화 약세로 WTI 1.8% 상승
美 소매판매 예상치 밑돌며 달러 가치 하락
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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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원유 재고가 예상치를 웃돌며 하락했던 국제 유가가 15일(현지시간) 반등했다. 미국의 소매 판매 수치가 시장 전망치를 밑돌며 달러화 가치가 떨어져서다.
달러화 약세 하락세 꺾인 국제 유가, 1.8% 반등 [오늘의 유가]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3월물) 가격은 전날보다 1.39달러(1.81%) 오른 배럴당 78.0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전날 WTI 선물가격이 1.58% 하락한 데서 반등했다. 미국 원유 재고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며 WTI 가격이 단기 하락한 바 있다.

런던 ICE거래소의 북해산 브렌트유 4월물 가격은 전장 대비 1.26달러(1.5%) 상승한 배럴당 82.8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미국의 소매판매가 예상보다 크게 부진했다. 미국의 1월 소매 판매는 전달보다 0.8% 감소해 전달 0.4% 상승에서 하락세로 반전했다. 미 월가에선 0.3% 감소를 예상한 바 있다.

소매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해지자 달러화 가치는 크게 하락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ICE 달러지수는 전날보다 0.4%가량 하락한 104.291 수준에서 거래됐다.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며 국제 유가가 강세를 보였다는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달러화가 평가절하되면 원유 트레이더들은 매수 포지션을 취한다.
달러화 약세 하락세 꺾인 국제 유가, 1.8% 반등 [오늘의 유가]
프라이스 퓨처스의 필 필린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국제 유가가 미국의 소매 판매 부진에 따른 달러화 약세로 지지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은 지속되는 모양새다. 가자지구 전쟁이 격화하면서 지난 9거래일 중 8일간 국제 유가가 상승해왔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휴전 협상이 난항을 보이면서 국제 유가가 다시 반등했다는 분석이다.

전날 하마스는 이스라엘과 합의가 성사되려면 가자지구에서의 이스라엘군 철수가 먼저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군사작전 의지를 재차 밝혔다. 양측이 서로의 입장 변화만을 요구하면서 협상이 교착됐다는 평가다.

금융정보업체 오안다의 크레이그 얼람 선임 애널리스트는 "국제 유가가 매우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라며 "중동과 경제, 금리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상당해 이러한 큰 폭의 움직임을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날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월간 보고서를 통해 올해 원유 수요가 하루 120만배럴 증가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지난해 원유 수요는 하루 230만배럴 증가한 바 있다. 지난해보다 상승 폭이 완화했지만, 여전히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다. 올해 원유 수요는 하루 1억 300만배럴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석유 중개업체 PVM의 애널리스트인 타마스 바르가는 "올해 원유 수요 증가율은 지난해보다 낮지만, OPEC이 생산량을 적게 유지한다면 글로벌 원유 재고는 올해 내내 계속 감소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