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민주당과 달리 뒷구멍으로 사람들 내세우는 도구로 쓰지 않을 것"
한동훈 "여당이 아무것도 안하면 창원간첩단이 비례의원 할수도"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16일 4·10 총선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창당과 관련, "우리는 더불어민주당과 달리 우리 당 이름으로 차마 내지 못하는 사람들을 뒷구멍으로 내세우는 도구로 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 "조국 같은 사람이 국회의원이 될 수 있는 제도, 창원간첩단 관련 단체가 의원이 되겠다고 나설 수 있는 제도로, 아무리 뻔뻔한 민주당이라도 조국을 내세우지 못하고 창원간첩단은 자기 이름을 내세우지 못하니까 이 제도를 활용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입장에서 국민의힘이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낼 수 있는 사람만 (국민의미래에서 비례대표 후보로) 그대로 낼 것이다.

국민의힘 이름으로 병립형 비례대표제에서 비례대표를 추천했을 때와 똑같은 결과를 내는 게 우리 목표"라며 "갑자기 저런 '꼼수'가 들어왔다고 해서 이상한 사람이 들어올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비례대표 공천은 안 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비례대표 위성정당을 통해 자녀 입시 비리 공모 등 혐의로 2심까지 실형을 선고받은 조국 전 서울대 교수, 국가정보원의 수사로 드러난 이른바 '창원간첩단 사건' 핵심 인물들이 국회에 입성할 수도 있다고 지적하며 국민의힘이 추진하는 위성정당과의 차별점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한 위원장은 "저희는 이 제도(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반대하지만, 현실 세계에 사는 사람이기 때문에 4월 10일에 저희가 아무것도 안 하면 창원간첩단 출신들이 다 비례대표 의원이 될 것"이라며 "그걸 막아야 될 책임 있는 정당이기 때문에 '플랜B'로 위성정당을 준비한다"고 거듭 밝혔다.

그는 이어 "지역구 공천과 비례대표 공천이 분리되는 게 아니라, 서로 싱크로돼야 하는 것이다.

국민들이 비례정당에 투표할 때 새로운 정당이라 생각하고 찍는 게 아니라 국민의힘을 보고 찍는 것"이라며 "그런 생각을 반영할 수 있게 비례 정당을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또 위성정당 대표 인선에 대해 "그게 중요한가.

이 당 대표는 저"라며 "비례 정당은 도구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이재명 대표가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을 받는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는 질문에는 "같은 입장에서 같이 수사받고 계신 분들끼리 이거 어떻게 해야 되는지 상의한 것 아닌가, 저는 그렇게 생각한다"며 이 대표가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한 위원장은 '시스템 공천'을 내세운 이번 공천 심사 과정에 대한 평가를 묻는 말에 "한 지역구에 훌륭한 분들이 세네분 오셨는데 그중에 한 명을 저희가 공천하는 것이니 잡음은 당연한 것"이라며 "그 잡음을 흡수하고, 당의 화합, 국민에 대한 예의에 어긋나는 선에 이르지 않게 하는 게 당 대표인 저의 몫이다.

잘 챙기겠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시스템 공천 결과에서 만족하지 못한 결과, 어쩌면 조금 불공정한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시스템이라는 게 그렇지 않나.

완벽한 결과를 낼 수 있는 함수라는 건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선의로 만들었고 선의로 적용할 거란 말씀과 약속을 분명히 드린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