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베스틸지주·S-Oil 컨센서스 대폭 하회…SK바이오팜·조이시티는 상회
올해 실적 전망도 후퇴…상장사 영업이익 추정치 올들어 총 11조5천억 감소
상장사 70%, 4분기 영업익 기대치 밑돌아…'올해 눈높이'도 하향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한 국내 상장사의 70% 이상이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4일까지 4분기 실적을 발표한 국내 상장사 가운데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 전망치를 제시한 218개 기업 중 72%에 해당하는 158개사가 컨센서스(시장평균 전망치)를 밑도는 영업이익을 냈다.

4분기 영업이익이 예상치를 가장 크게 이탈한 기업은 세아베스틸지주로 컨센서스(169억원)를 97% 하회하는 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철강 업황이 부진하고 원재료인 철스크랩 가격이 하락한 가운데 세아베스틸 특수강 판매량이 지난 2010년 이후 4분기 판매량 중 가장 적었다"며 세아창원특수강 실적도 니켈 가격 하락으로 100억원 이상의 재고자산평가손실이 발생해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S-Oil의 영업이익은 76억원으로 컨센서스(838억원)를 91% 밑돌며 세아베스틸지주 다음으로 이탈 폭이 컸다.

롯데지주(-83%), 티앤엘(-82%),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80%), HD현대인프라코어(-78%) 등이 뒤를 이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성과급 등 일회성 비용이 4분기에 집중돼 4분기 실적이 기대치와 어긋나는 경향이 있으나, 이 점을 감안하더라도 작년 4분기 실적은 예상보다 부진했다"며 "고금리와 고물가로 인해 매크로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국내 경기에 영향력이 큰 반도체 업황이 부진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여겨졌던 이차전지 기업도 실적 둔화세를 보인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SK바이오팜은 예상보다 큰 폭의 이익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SK바이오팜의 4분기 영업이익은 152억원으로 컨센서스(20억원)의 7.6배에 달했다.

이동건 SK증권 연구원은 "SK바이오팜은 엑스코프리(Xcopri) 미국 매출 호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비용 효율화, 엑스코프리 아시아 임상 가속화에 따라 용역 매출이 증가하면서 4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조이시티의 영업이익은 131억원으로 컨센서스(19억원)의 7배에 달했으며, SK아이이테크놀로지도 26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컨센서스(93억원)의 3배에 해당하는 실적을 냈다.

이어 넷마블(157%), 한미반도체(109%), CJ ENM(101%) 등도 컨센서스 상회 폭이 컸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보면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이 2조8천247억원으로 컨센서스(3조7천441억원)를 25% 하회한 반면, SK하이닉스는 3천46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컨센서스(영업손실 515억원)와 달리 흑자로 전환했다.

이차전지 관련 종목인 포스코퓨처엠과 엘앤에프, 에코프로비엠은 컨센서스와 달리 적자로 전환했으며, LG에너지솔루션과 POSCO홀딩스는 컨센서스를 각각 42%, 68% 하회했다.

상장사 70%, 4분기 영업익 기대치 밑돌아…'올해 눈높이'도 하향
상장사들의 올해 실적에 대한 눈높이도 낮아지고 있다.

지난 14일 기준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 전망을 제시한 상장사 270개 기업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 총합은 227조8천322억원으로 지난해 말(239조3천570억원) 대비 11조5천248억원 감소했다.

71%에 해당하는 191개사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가 올해 들어 하향 조정됐다.

27%에 해당하는 72개 기업의 전망치는 상향 조정됐다.

반도체 기업의 영업이익 조정폭은 종목별로 엇갈리는 흐름을 보였다.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32조1천38억원으로 지난해 말(33조8천109억원) 대비 5% 하향 조정됐다.

반면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 예상치는 10조7천829억원으로 작년 말(8조6천97억원) 대비 25% 늘었다.

이차전지 기업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일제히 하향 조정됐다.

에코프로비엠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지난해 말 대비 43% 하향 조정돼 이차전지 기업 중 하향 조정폭이 가장 컸다.

뒤이어 포스코퓨처엠(-36%), LG화학(-35%), LG에너지솔루션(-32%), 삼성SDI(-23%), POSCO홀딩스(-17%) 등 순으로 조정폭이 컸다.

최근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종목으로 분류돼 주목받은 현대차(-2%), 기아(-3%) 등 자동차 기업의 영업이익 추정치도 올해 들어 하향 조정됐다.

아울러 KB금융(-2%), 신한지주(-3%) 등 금융·지주사 실적에 대한 눈높이도 낮아졌다.

이진우 연구원은 "고대역폭메모리(HBM) 매출 비중이 계속 늘어나면서 실적 개선 폭이 타사 대비 큰 SK하이닉스를 반도체 업종 내 최선호주로 꼽는다"며 "이차전지의 경우 전방 산업 위축 등으로 이미 이차전지에 대한 눈높이가 많이 낮아진 상황에서 재고 과다 축적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고 실적이 바닥을 찍은 것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해 회복에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15일 기준 코스피 확정 PBR은 0.95배로 지난해 상반기 고점인 1.0배에 근접한 가운데 PBR 1배를 넘기 위해서는 기업 실적 개선이 필수적인 조건"이라며 "다만 4분기 실적 시즌을 거치며 올해 기업 이익 하향 조정이 가속화된 가운데 올해 1분기 실적 시즌 전까지는 이익 모멘텀 공백기로 예상하며, 지수의 추세적인 상승을 기대하기보다는 이익 모멘텀이 양호한 개별 종목 중심으로 대응하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연합뉴스